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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K-유니콘 위기론
수익성 악화에 투자 한파까지… K-유니콘, ‘성장세 약화’ 우려
불황·투심 약화로 성장 위기론 대두… 벤처투자액 11.9%↓
사업 확장·M&A 등 ‘덩치 키우기’ 성공… 비용 증가는 부담
수수료 수익·본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 수익 증대 방안 추진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26 00:07:10
▲ 유니콘 기업들이 매출 규모 확대에는 성공했으나 수익성 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불황에 투자 심리 약화가 겹치면서 신생 기업(스타트업)의 성장 가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유니콘 기업대부분은 지난해 매출이 늘었으나 영업손실도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상당수가 늘어난 영향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확대에 나서고 있어 성과가 나올 때까지 국내 유니콘(K-유니콘) 기업의 미래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 원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의미한다스타트업이 상장하기도 전에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은 상상 속의 동물 유니콘을 보는 것과도 같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유니콘 기업, 4년 만에 16개 증가… 대다수, 매출 성장·영업이익 악화
 
25일 중소벤처기업부 자료에 따르면 K-유니콘 기업 수는 20186개 사에서 지난해 말 기준 22개 사로 4년 만에 16개 사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장·인수·합병 등으로 유니콘 기업에서 졸업한 8개 사를 고려하면 두드러진 증가세다.
 
그러나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 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스타트업의 성장에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재정 기반이 비교적 탄탄하지 못한 스타트업이 계속 성장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액은 676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9% 감소했다. 벤처투자 규모가 줄어든 것은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해 1분기 벤처투자액은 전년 대비 9027억 원 줄었다. 2분기에는 262억 원 증가에 그쳤고 3분기에는 8070억 원 감소했으며 4분기에 1381억 원 감소하는 등 하반기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K-유니콘 기업들은 지난해 매출 성장을 이뤄냈으나 영업이익은 감소하거나 적자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K-유니콘 기업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숙박·레저 플랫폼 야놀자의 지난해 매출은 6045억 원으로 전년(3302억 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21577억 원에서 지난해 61억 원으로 수익성 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083억 원을 기록해 2021(4612억 원) 대비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21585억 원에서 지난해 31억 원으로 뚝 떨어졌다.
 
2021년 대비 매출은 상승했으나 영업손실이 커진 유니콘 기업은 이밖에도 많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난해 매출은 11887억 원으로 전년(7807억 원) 대비 크게 상승했으나 영업손실은 20211796억 원에서 지난해 2472억 원으로 늘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 역시 지난해 매출은 882억 원으로 전년(558억 원) 대비 상승했으나 영업손실은 202182억 원에서 지난해 370억 원으로 커졌다. 이 외에도 컬리 당근마켓 리디 메가존클라우드 트릿지 한국신용데이터 등이 매출 상승과 영업손실 증가를 동시에 겪었다.
 
대다수의 유니콘 기업이 위기를 겪는 가운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한 유니콘 기업도 있었다.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여기어때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3058억 원으로 2021(2049억 원) 대비 1.5배 가량 상승했으며 영업이익도 2021154억 원에서 지난해 3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은 지난해 매출이 653억 원으로 전년(171억 원) 대비 크게 올랐고 영업이익은 221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영업손실 191억 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편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와 두나무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했다. 가상화폐 열풍이 가시면서 이를 타고 성장한 가상화폐 거래소 역시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공격적 사업 확장·인건비 증가 겹쳐… 수익성 개선·장기 성장 노린다
 
유니콘 기업의 수익성 감소의 원인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지목된다. 특히 유니콘 기업의 다수를 차지하는 플랫폼 기업들은 기존에 다루던 분야 외에 플랫폼을 론칭하거나 신사업에 진출하는 등 덩치 불리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공격적인 마케팅, 가격 정책을 펼친 경우가 많았으며 늘어난 수수료, 인건비 부담 등을 매출 증가가 따라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구체적인 예를 찾아보면 야놀자는 지난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인터파크를 인수하면서 영업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의 주요 계열사인 토스뱅크와 토스증권 등의 실적이 모두 반영되며 비용 증가와 영업손실 확대가 이뤄졌으며 직방도 삼성SDS의 홈 IoT 사업부를 인수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무신사의 경우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산하 기업 에스엘디티가 42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157억 원) 대비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솔드아웃은 무료 수수료 정책을 통해 지난해 거래액이 275억 원 성장했으나 적자를 막지 못했다.
 
당근마켓은 자회사 당근페이의 송금 수수료 무료 정책에 따른 적자와 함께 수익원의 대부분이 광고에 집중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리디의 경우 IP 확보를 위한 투자와 공격적인 마케팅 등이 영업손실 확대의 원인으로 알려졌다.
 
개발자 연봉 상승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전까지 장시간 노동 저소득으로 악명높았던 개발자 직군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업계 전체에 개발자 확보 경쟁이 일었다.
 
이에 따라 개발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대우가 좋은 기업을 의미하던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토직야(당근마켓·토스·직방·야놀자)’가 추가됐다. 이미 업계 전체에서 개발자의 연봉이 상승한 상황에서 우수한 개발자를 잡아두기 위해서는 인건비 축소를 고려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K-유니콘 기업들은 지난해 M&A, 신사업 런칭 등 '덩치 불리기'에 앞장섰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무신사 솔드아웃, 인터파크, 당근페이, 토스뱅크. 각 플랫폼 홈페이지 캡쳐
 
매출 증가와 영업이익 증가를 동시에 이뤄낸 유니콘 기업을 살펴보면 시프트업의 성장에는 지난해 11월 발매한 신작 승리의 여신 니케의 성공이 컸다. 다만 게임 업계의 실적은 신작 출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데 흥행작 출시가 시기상 겹치는 것과 시프트업이 지난해 하반기에 유니콘 기업에 진입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향후 실적을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이후 4년 연속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여기어때컴퍼니의 경우 고급 숙소와 모빌리티의 교차 판매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어때컴퍼니는 3월 실적 발표에서 프리미엄 숙소 라인업 블랙과 독채 펜션을 모은 홈앤빌라로 수요에 대응한 것과 렌터카 및 국내 항공권 매출이 10배 증가한 것이 성장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단숨에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여기어때의 본래 영역인 여행·여가 부문에 주력한 것이 매출과 영업이익 양면에서 좋은 성과를 가져온 셈이다.
 
종합하면 본업에 충실했던 유니콘 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 양면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다. 반면 사업 확장을 꾀했던 유니콘 기업은 매출 규모 확대에는 성공했으나 수익성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신사업 투자가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면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무신사는 중고거래 플랫폼 솔드아웃의 수수료를 높이는 등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당근마켓 역시 판매자 대상 유료 광고 기능을 시범 도입하며 수익원 창출에 나서고 있다.
 
야놀자는 인터파크의 커머스 부문을 분할했으며 매각을 추진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본업인 여행 산업에 집중해 인터파크의 해외 여행·항공과 시너지를 낸다면 잠재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의 자회사들과 직방의 홈 IoT 사업 역시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리디의 IP 투자 역시 콘텐츠 산업에서 중요성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박병진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 시장이 안정되고 투자도 잘 된다면 잠재력이 있는 회사들이기 때문에 괜찮지만 지금과 같이 불안정한 시기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투자 심리의 경우 해가 바뀌면서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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