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가 중국을 새로운 주요 가스 수출국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연간 140bcm(1400억㎥) 이상의 천연가스를 러시아에서 수입해온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최대 시장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국제사회가 러시아산 석유 수입 제재에 나서자 이에 대한 반발로 러시아가 가스 공급량을 줄이는 ‘에너지 보복’에 나서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에너지 안보에 경각심을 느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원천적으로 낮추는 ‘탈 러시아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량을 대폭 늘리는 등 각종 에너지 자립 정책을 추진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을 평년 대비 40% 수준인 62bcm 수준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유럽에서 막대한 손실을 보자 러시아는 연간 50bcm 이상의 가스를 중국에 공급할 수 있는 새 가스관 ‘파워오브시베리아 2’의 건설을 서둘러 추진하며 중국을 통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아르템 베르코프 러시아 에너지부 가스산업개발국장은 “아직 세부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으나 국영기업인 가즈프롬이 아닌 다른 기업을 통해 새 가스관을 매설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본격적인 대중국 천연가스 수출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러시아는 이미 2019년부터 6000km 길이의 가스관인 ‘파워오브시베리아 1’을 설치해 중국에 연간 15bcm 가량의 가스를 수출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스 공급량을 50bcm까지 급격히 늘리겠다는 것은 러시아가 중국을 통해 유럽에서의 손실을 보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다급한 러시아와는 달리 중국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서둘러 협상을 성사시키려는 반면 중국은 2030년 이전까지 추가적인 가스 공급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국이 협상의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실제로 새 가스관 건설 계획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달 회동에서도 논의된 바 있으나 양국의 의견 차이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가스관 건설이 추진되더라도 러시아가 유럽에서의 손해를 당장 메우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의 비아체슬라프 쿨라긴 에너지연구소장은 “러시아가 중국으로의 새 가스관을 매설해 수출량을 늘리더라도 막대한 건설비용과 세금 문제로 향후 10년 동안 대중국 수출 흑자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의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유럽의 가스 비축량이 2011년 이후 최고치인 저장 용량 대비 60%에 이르러 ‘탈 러시아화’의 성공에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올해 러시아의 대유럽 천연가스 수출량이 2021년 대비 80% 줄어든 25bcm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