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바닥론’이 조심스레 힘을 얻는 가운데 외지인의 투자 수요도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다만 입지·정책 등 원인에 따라 서울 등 일부 지역에 투자가 집중됐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통계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내 외지인 매입 비중은 전체 아파트 거래 6681건 중 1724건에 해당하는 25.8%로, 지난해 1분기 22.3% 대비 3.5%p 늘어났다.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된 부동산 하락세 여파로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외지인 매입 비중이 29.2%에서 20.1%로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서울 내에서도 마포구의 외지인 매입 비중이 전체 거래의 43.3%로 가장 많았으며, △광진구(38.5%) △용산구(34.8%) △강동구(32.5%) △송파구(30.9%)가 뒤를 이었다. 외지인 매입 건수로는 부동산 ‘바로미터’로 불리는 송파구가 18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강동구(151건), 마포구(132건)가 이었다.
마포구 소재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A씨는 “마포구 같은 도심 주거지의 경우 지난해 가격 하락폭이 특히 컸던 데다 규제지역 등 혜택이 있었다”면서 “매섭게 오르던 금리가 조정되자 경기·인천에서 서울로 유입되거나 혹은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초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어 외지인 매입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강남구의 경우 올 1분기 외지인 매입 비중이 서울 평균을 웃돈 26.6%로 나타나 주목받고 있다. 전년 동기 8.1%, 작년 4분기 16.0%와 비교하면 크게 뛴 수치다.
올 1월 정부가 9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도입계획을 발표한 뒤 강남 소형 및 재건축 예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992년 준공된 강남구 개포동 성원대치2차 아파트 전용면적 33.18m²는 지난해 4분기 거래량이 3건에 불과했지만 올 1월 9건, 2월 7건으로 거래가 증가했다.
2월 신고된 10건(1월 계약분 포함)의 계약 중 50%에 해당하는 5건을 외지인이 전세를 낀 갭투자 형식으로 구매했다.
서울외 지역에선 세종(33.4%), 충남(26.7%), 충북(19%) 등 충청권의 1분기 외지인 매입 비중이 눈에 띈다.
부동산 하락세 이전이었던 지난해 1분기 39~40%대와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지만 올 1분기 강원(22.5%)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외지인 매입 비중이 약 15%대인 것을 감안하면 서울 외 지역 중에선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정부세종청사와 유관 공공기관이 자리해 있고 서울~세종고속도로(2025년 개통) 등 교통편을 확보한 세종시의 경우 특례보금자리론 시행과 함께 실수요·투자가 집중됐다.
이로 인해 세종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등) 가격은 전월 대비 0.65% 상승, 2021년 6월 이후 2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충남은 천안·아산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 설비 투자가 급증해 외지인 수요가 늘어났으며, 배터리(전지) 분야 대·중견기업 투자가 예정된 충북 음성군의 경우 최근 6개월(22.10~23.03)간 거래된 아파트 총 473건 중 30.6%에 해당하는 145건이 외지인 매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 군 단위 중에선 외지인 거래 건수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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