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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불황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업황 반등 신호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하반기 반등할 것이라는 ‘2분기 바닥론’도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62조628억 원, 영업이익 177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우려됐던 영업이익 적자 전환은 일어나지 않더라도 지난해 2분기 14조970억 원과 비교하면 99.3% 줄었다.
삼성전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유로는 계속되는 반도체 불황이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58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바 있으며 2분기에도 4조 원 규모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다른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부진이 예상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예상 영업손실 규모는 약 2조8000억 원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조7012억 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3조4023억 원을 기록해 적자 규모가 확대됐으며 2분기 적자 규모가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외에 다른 사업을 통해 적자를 메꿀 수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이 대부분인 만큼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는 반도체 한파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체들이 2분기에도 기나긴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분기부터 업황이 반전되며 반도체 업계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2분기 바닥론’도 강해지고 있다.
3분기에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로는 D램 가격 상승이 꼽힌다. 그동안 반도체 업체들이 반도체 제품 가격 하락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한다면 실적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1일 기준 DDR4 16Gb 2Gx8 3200㎒ 가격은 전일 대비 0.77% 오른 3.024달러로 나타났다. 20일 제품 가격이 상승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이다.
DDR5 D램 역시 가격 상승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6월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6Gb D램 고정 거래 가격이 전월 예상액보다 0.1달러 오른 3.2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D램 가격이 완전한 상승세로 접어든 것은 아니지만 간헐적으로나마 가격 상승의 징조가 나오는 것은 긍정적인 소식이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RAM 3사의 감산 활동이 2023년 2분기부터 본격화됨에 따라 재고 피크 아웃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사양 제품의 수요가 높아지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주목받으며 고성능 GPU 등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설비 투자를 줄이는 와중에도 고사양 제품에 대한 투자는 이어온 만큼 고성능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특히 최근 지속적으로 부각되는 AI 서비스 고도화 트렌드는 HBM과 같은 고사양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를 수반하고 있다”며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독보적인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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