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용현 고발장 입수해보니… 검찰, 野의원 지침 따라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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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중립 수사 원칙 팽개치고 박선원 의원 가이드라인 추종
金측 “직권남용 강력 법적 대응”… 검찰총장·수사팀 공수처 고발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8 14:32:05

▲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 예산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공한 지침에 따라 수사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18일 스카이데일리가 단독 입수한 주요 수사 책임자에 대한 고발장에 따르면 구속수감 중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법률대리인은 검찰이 박선원 민주당 의원에게서 받은 수사 가이드라인으로 김 전 장관을 내란 혐의로 수사한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문제 삼았다.

이에 더해 유병국 주임검사는 정당이 제공한 가이드라인으로 수사하는 건 명백한 직권남용이자 검찰의 정치 중립 위반 사항이라고 변호인단이 항의하자 ‘문제가 없다’고 답해 정당 지침을 근거로 수사했음을 사실상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박 의원실은 이날 본지에 “박 의원은 검찰과 어떠한 경로로도 소통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상태다.

김 전 장관 측 법률대리를 맡은 유승수 변호사는 전날 김 전 장관이 검찰에 의해 강제 인치 및 불법 체포가 자행됐다며 박 의원과 유 주임검사를 비롯해 심우정 검찰총장·박세현 비상계엄특별수사본부장·이찬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등을 ‘불법체포감금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유 변호사에 따르면 15일 변호인 입회하에 유 검사는 긴급체포 및 수사와 압수수색 등의 내용이 기재된 박 의원실 측 문건으로 김 전 장관을 신문했다.

박 의원 측 문건에는 비상계엄 수사관련 긴급체포자 지정·수사대상자 지시·압수수색 대상지정 등의 내용이 담겼는데, 이를 김 전 장관 신문에 직접 쓰는 것 자체가 검찰 중립을 침해하는 불법 수사라는 것이다. 박의원의 지침 문건은 검찰에 공식 접수되지 않았다. 즉 일개 검사가 일개 의원으로부터 받은 서류로 수사를 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를 두고 유 변호사는 “사실상 주임검사 유병국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선원으로부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공받아 수사함을 자백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당과 국회의원의 불법적 수사개입 사실 뿐만 아니라, 검찰이 특정 정당의 정치적 수사 도구로 전락하여 불법수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유 변호사는 “검사는 국회의원을 지시를 따라야 할 법률상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발인 박선원은 검사에게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였으므로 직권남용죄(형법 제123조)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라며 “국가공무원인 검사는 정당과 국회의원의 불법적 수사개입할 수 없고,특정 정당의 정치적 수사 도구로 전락하여 불법수사를 하여서는 안될 의무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김 전 장관은 8일 검찰 자진 출석 후 긴급체포됐으며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이후인 14일 이후 진술을 거부하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김 전 장관의 진술 거부는 이 같은 ‘불법 신문’에 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변호사는 “너무나 많은 불법 신문들로 인해 더는 조사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불법에 조력하는 행위라는 판단이 있다”며 “출석에 응하지 않겠다고 사전에 고지했음에도 조사를 감행하겠다고 하면서 불법 인치 지휘까지 했다”고 밝혔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전날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기한 연장을 신청해 오늘(17일) 법원에서 허가받았다. 이날 만료될 예정이었던 김 전 장관의 구속기한은 이달 28일까지로 연장됐다.

아울러 김 전 장관 측은 특수본 지휘라인 검사 고발 이유에 대해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음’을 꼬집었다. 검사는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부패범죄·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중요 범죄에 대하여 범죄수사할 권한이 있고, 내란죄에 대해서는 수사할 권한이 없다. 유 변호사는 “심 총장 박 본부장·이찬규 부장검사 등이 김 전 장관을 체포해 수사한 것은 불법 수사”라며 “김 전 장관에 대한 체포·감금은 헌법과 국가공무원 복무규정·검찰청법 등을 위반한 불법체포감금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전 장관은 변호인단을 통해 전날 비상계엄 입장문을 내고 “비상계엄은 미래세대에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려는 대통령의 소중한 뜻이 담겨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이번 비상계엄은 국회의 국헌문란과 내란에 준하는 패악질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부정선거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함이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도 비상계엄 선포 수사에 대해 “내란죄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17일 밝히며 본격 반격에 나섰다. 헌법재판소에서 시작된 탄핵 절차와 관련해선 “공개변론이 열리면 윤 대통령이 적접 나와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변호사는 전날 취재진에게 검찰‧경찰‧공수처 등 수사기관이 윤 대통령을 ‘내란 수괴’로 보고 수사하는 것에 대해 내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내란 혐의 수사 대응과 헌재의 탄핵 심판 대응 두 갈래로 변호인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변호인단의 중심을 잡고,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등이 합류할 예정이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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