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우리는 미국과 '한 팀'”… 트럼프와 코드 맞추기 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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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겨냥 관세부과와 대대적 밀수 단속… 저작권보호 강화
“USMCA는 美보조금 아닌 상호 유익한 성공적 무역협정”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23 16:57:48

▲ 멕시코 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관세부과와 밀수단속에 나서는 등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미국과 '한 팀'임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북부 치와와주(州) 공공병원 개원식에 참석해 “트럼프1기 때 타결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은 미국의 지원 정책이 아니며 관련국 모두에게 유익한 세계 최고의 성공적 무역협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멕시코 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관세 부과와 불법행위 단속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둔 가운데 이런 ‘역내 무역협정 우선주의’ 정책 드라이브로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미국과 ‘한 팀’이라는 메시지를 적극 발신한 셈이다. 22일(현지시간) 멕시코 연방관보(DOF)와 대통령 연설 속기록 온라인 정보공개 사이트를 종합하면 멕시코 정부는 미국·캐나다를 제외한 의류 완제품 138종 수입품에 35%의 관세 부과 방침을 19일 공표했다.

원단 17종에 대해서도 1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와 함께 제조업 투자 및 성장을 장려하기 위해 수십 년간 이어 온 마킬라도라 수출 서비스산업 진흥 프로그램(IMMEX)을 통해 ‘수입 불허’ 제품군의 확대를 예고했다. IMMEX란 수출용 제품 생산을 위한 원자재·부품 수입 시 해당 기업에게 잠정적 수입을 허용하는 제도다. 대부분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지며, 산업별 진흥 프로그램(PROSEC)과 함께 현지 3차 산업 육성을 이끈 대표적 인센티브 정책으로 꼽힌다.

멕시코 경제부는 관보에서 “섬유 원자재나 반(半)가공재 등을 국내 시장에 풀어 관련 정책 목표를 왜곡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탈세 등 불합리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라고 이번 조처를 설명했다. 앞서 기자회견에 임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이 “최근 몇년 (멕시코 주요 산업인 섬유 관련 분야) 일자리 7만9000개가 사라졌다”며 “초저가로 현지 제품과 불공정 경쟁하는 제품의 수입을 억제하기 위한 고육책”임을 강조한 바 있다.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 현지 매체들은 최근 멕시코시티 내 밀수품 상가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크게 보도했다. 멕시코 경제부가 지난달 말 해군·국가방위대·산업재산청(특허청)·소비자원·국세청 및 멕시코시티 당국과의 합동작전을 통해 멕시코시티 ‘이사사가89 플라자’에서 26만2334점의 위조·밀수품을 압수한 것이다. 이 건물엔 학용품·생필품·반려견용품·전자제품 등 온갖 중국산 상품을 파는 매장이 구획을 나눠 들어서 있다. 글로벌 업체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가짜 브랜드 상품들 유입경로 조사도 대폭 강화됐다. 이 역시 중국이 으뜸 타깃이다.

멕시코 경제부에 따르면 작년 중국은 멕시코에 섬유 상품만 46억 달러(6조6000억 원 상당) 어치를 수출했다. 멕시코 정부의 고(高)관세 역시 중국 업체들을 겨눈 것이라는 게 암묵적 공감대다. 대량의 초저가 제품을 ‘밀어내기 식 수출’로 처리해 온 중국에 관세 장벽을 높임으로써 역내 경제블록을 강화해 트럼프2기 ‘미국 우선주의’에 코드를 맞춘 행보이기도 하다.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 제2위 경제 규모인 멕시코는 지난해 미국을 상대로 4901억 달러(685조 원 상당) 어치를 수출하며 2554억 달러(357조 원 상당) 어치를 수입해 미국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 트럼프가 마약 펜타닐과 이민자 유입 차단 미비를 문제 삼아 관세 증대를 위협해 온 것에 대해 멕시코는 양국 간 무역 규모를 부각시키며 재고를 촉구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전날 북부 치와와주(州) 공공병원 개원식에 참석해 “우리 멕시코인들이 미국에서 벌어들인 소득 80%는 미국 내에서 소비된다. 또 미국 내 농장 노동자 70%가 멕시코 출신이다. 이들을 추방하면 미국 경제를 파괴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1기 때 타결된 USMCA는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보조금 지원 정책이 아니라 당사자 3개국 모두 유리한 세계 최고로 성공적인 무역협정”이라며 멕시코와 트럼프가 한 방향임을 역설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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