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나비효과’… LCC도 통합 가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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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항공사 합병 이후 ‘통합 LCC’ 출범 유력
통합 LCC, 제주항공·티웨이항공보다 기재 많아
제주항공, 화물 주력… 티웨이, 장거리 노선 주력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13 13:50:52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합병 영향이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의 합병 이후 각 사의 자회사인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이 통합된 LCC가 출범하면서 업계 판도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이후 ‘통합 LCC’ 출범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까지 통합해 운영한다는 복안인데, 기업결합 직후 바로 통합되는 것이 아닌 당분간 별도 법인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통합할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만약 통합 LCC가 등장하게 된다면 현재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을 가뿐히 제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사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운영 가능 항공기 대수는 추후 등장할 통합 LCC 중 각각 진에어 27대·에어부산 21대·에어서울 6대를 보유하고 있어 총 54대 규모의 LCC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총 42대를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보다 12대, 30대를 보유하고 있는 업계 2위 티웨이항공보다 24대나 많은 셈이다.

심지어 현재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가 67대임을 감안하면 통합LCC는 아시아나항공에 버금가는 ‘우량 LCC’가 될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화물사업 확대를 통해 입지를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EU 승인을 받기 위해 제시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에 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에어인천 등이 인수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화물사업부 매각액이 50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여력이 있는 제주항공이 단독 입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부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55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화물 사업 영업망과 운임 수준이 비슷하게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제주항공이 화물사업을 가져간다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를 넘고 LCC 업계 2위로 도약한 티웨이항공도 유럽 노선 확대를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아시아나 화물 부문 매각과 함께 유럽 4개(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파리·로마) 도시를 연결하는 노선의 독점 해소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일부 노선과 슬롯을 티웨이항공에 넘기는 시정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티웨이항공은 지난해부터 EU 경쟁당국으로부터 여객 노선의 경쟁제한 해소 노력과 관련된 다수의 ‘정보 요청’(RFI)를 요구받았고, 최근 답변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운수권과 슬롯을 넘겨받아 해당 유럽 4개 노선에 대한 장거리 운항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EU·미국 경쟁당국의 심사를 앞두고 있으며, 14일 전후로 EU의 심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미국 경쟁당국도 올해 상반기 중 심사를 완료할 전망이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