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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암...'))
◇용의자는 민주당 지지자, 親우크라·反러시아 경향 백인 남성
15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암살당할 뻔했다. 7월 저격 사건에 이어 두 번째, 그것도 자기 소유의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이었다. 이번 사건은 미 대선가도의 긴장감을 높이며 당국의 경호 태세에 거듭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지지자들 결집세나 부동층 반응도 주목된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총격이 발생 시 트럼프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전체 18홀 가운데 5번 홀을 마무리한 후 6번째 홀로 이동 중이었다. 274∼457ｍ가량 떨어진 곳에 숨어 총구를 겨누던 용의자를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발견하고 사격을 가하자 그는 총을 떨어뜨리고 차를 몰아 도주하다 지역 보안관에 체포됐다.
용의자인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하와이 거주 백인 남성 라이언 웨슬리 루스(58) 신병을 플로리다 당국이 확보한 상태다. 그간의 SNS 활동으로 미루어 루스는 열성 민주당 지지자이며 열렬한 친(親)우크라이나·반(反)러시아이자 트럼프 혐오자다. 자비를 들여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전투에 참여하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사건 직후 마러라고 자택으로 돌아와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띄워 총격 관련해 자신의 안전을 알리며 “아무것도 날 늦추지 못할 것이다. 난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FBI의 노골적인 반트럼프 경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어 조사의 공정성에 우려가 높다. 이런 가운데 사건 이튿날 플로리다의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FBI에 넘기지 않고 자체 조사할 것을 밝혔다.
앞서 트럼프는 7월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야외 유세를 하던 도중 암살 시도범의 총격을 받았다. 총탄이 오른쪽 귀를 스쳐 피를 흘렸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으며 회복도 순조로웠다. 피격 직후 긴박한 상황 속에서 보인 그의 행동에 찬사가 쏟아졌고 성조기 아래 피흘리며 주먹을 치켜세운 기념비적 사진도 탄생시켰다. 그러나 범인이 현장에서 사살되고 SS 수장이 사임하는 것으로 끝난 상태다.
◇트럼프 경호에 애로 많다… 현직 대통령 아니라는 한계도 존재
골프 치는 트럼프를 경호할 때마다 SS로선 특히 애로가 많았다고 CNN이 전했다. “SS 관계자들 사이에서 골프코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골프장은 그가 골프를 치는 동안 오랫동안 경호에 우려를 자아내던 곳이었다”고 한다. 저격범이 숨기 쉬운 숲과 언덕이 많기 때문이다.
다른 현직 대통령이나 일반 대선후보와 달리 트럼프의 경우 골프장을 방문한다 해서 골프장 전체 출입을 차단하거나 주변 도로를 막지 않는다. 따라서 트럼프의 일정만 파악한다면 누구나 그의 골프 장면을 직접 볼 수 있다. 이날 사건이 발생한 웨스트팜비치의 경우 교통량 많은 3개의 큰 도로에 접해 있어 경호에 더욱 난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CNN의 설명이었다.
또 트럼프가 현직 대통령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다. 웨스트팜비치 카운티 측은 “현직 대통령이 아니라 SS에 커버 가능한 영역이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릭 브래드쇼 팜비치 카운티 보안관은 CNN에 “해당 골프 코스는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누군가 안으로 들어가면 눈에 띄지 않는다”며 “그(트럼프)가 현직 대통령이었다면 골프장 전체를 경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초 뉴욕 연방 검찰은 파키스탄 국적의 46세 남성 아시프 메르찬트를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현직 관리들에 대한 암살 시도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FBI가 7월 저격수와 접촉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을 모의한 뒤 미국을 떠나려던 메르찬트를 체포한 것으로 보도됐다.
◇지지층 결집할까… 부동층 반응도 주목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유세 행보는 멈추지 않고 있다. 두 번째 암살미수 사건 이후 한층 강화된 경호 지원을 받고 있으며 야외 유세를 할 때 방탄유리 안에서 연설하게 됐다. 약 50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11월5일)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만약 이번 사건이 계획된 암살시도 사건으로 확인될 경우 지지층은 더 결집할 공산이 크다. 두 번의 총격 시도에서 목숨을 건졌다는 사실은 지지자들에게 트럼프 지지에 대한 더 큰 확신을 주거나, 자기 후보를 지켜야 한다는 심리로 연결되면서 지지층을 더 결집시킬 수 있다.
트럼프가 골프를 치는 동안 이 골프장은 부분적으로 폐쇄된 상태였다. 트럼프는 5번과 6번 홀 사이에 있었을 때 몇 홀 앞서가던 SS 요원들이 골프장 울타리 사이로 비죽 들어온 AK 유형 소총의 총신을 발견했다. 트럼프로부터 300∼500야드(274∼457ｍ)가량 떨어진 곳이었다고 SS 관계자가 밝혔다. 조준경을 쓰면 명중에 충분한 거리다.
SS 요원이 즉시 총격을 가하자 용의자는 지니고 있던 소총을 떨어뜨리고 울타리 덤불 사이에서 뛰어나와 검은색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타고 달아났다. 목격자가 용의자의 차량 뒤편 번호판 사진을 찍어 보안관실에 제공해 검거를 도왔다.
당일 오후 1시30분(동부시간 기준)께 SS로부터 이 사건을 전해 들은 보안관실은 현장에 출동해 목격자에게서 용의자의 인상착의 등을 듣고 추적에 나섰다. 인근 마틴 카운티의 95번 주간 고속도로(I-95) 폐쇄 후 대대적 수색을 벌인 끝에 해당 차량을 발견해 용의자를 체포했다. 경찰이 그의 차량을 정지시키자 용의자는 순순히 하차했으며 “비교적 침착했다”고 보안관은 전했다.
◇암살 현장 생중계하려 했나?… AK-47소총과 고성능 촬영장비 발견
그가 골프장 안으로 총을 겨누고 있던 덤불엔 조준경이 달린 AK-47 스타일 소총이 남겨져 있었다. 또 그 옆 울타리에 세라믹 타일로 안을 댄 가방 2개가 걸려 있었고 고성능 촬영 장비인 ‘고프로’ 1대도 발견됐다. 암살 장면을 직접 촬영하거나 해당 기기의 대표적 기능을 고려할 때 인터넷 생중계를 구상했을 수 있다.
용의자가 두고 간 AK-47 소총은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자동소총이다. 세계 총기 역사상 최악의 살상무기로 꼽힌다. 1∼2시간에 조작법을 익힐 수 있고 잔고장이 적다. 구소련에서 1947년 개발된 이후 전 세계에 1억 정 이상이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한 번 비밀경호국(SS) 책임론
전·현직 미국 대통령과 그 가족, 주요 정당 대선후보 등을 경호하는 SS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7월 피격 사건 당시 총격범이 유세장 인근 건물의 지붕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이에 킴벌리 치틀 당시 비밀경호국 국장이 경호실패 책임을 지고 같은 달 23일 사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총격범이 망원경 달린 반자동 소총을 소지한 채 전직 대통령에게 300∼500야드 거리까지 갈 수 있었다는 사실은 (7월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총격으로 노출된 시급한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정치 환경에 SS가 얼마나 대응하기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현지 사법당국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호 수준이 올라갔지만 현직 대통령엔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첫 피습 사건 때 경호 실패를 조사하는 상원 소위원회 위원장인 리처드 블루먼솔(민주·커네티컷) 상원의원이 “두 번째 사건의 사실은 매우 면밀한 주의와 조사를 요한다. 우려스럽고 끔찍하다”며 우려와 경감심을 표했다.
트럼프의 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7월 총격 사건 때 부실 경호의 책임을 조사한 결과를 들어 SS를 감독하는 국토안보부의 잘못된 관리·예산과 함께 요원들의 사기(士氣) 문제까지 지적하며 “그들이 집중력을 잃었다. 일만 하고 삶이 없다.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로널드 로 비밀경호국 국장대행은 이날 암살미수 사건을 의원들에게 보고한 후 플로리다로 이동한다고 NBC뉴스가 전했다. 로 국장대행은 25년간 SS에서 근무했으며 치틀 전 국장이 사임하기 전까지 부국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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