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우리나라 가계 빚이 약 1886조 원을 기록하면서 3개월 만에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정책 모기지 공급 속도 조절에도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이 15조 원 이상 불어난 데 이어 신용카드 이용규모 확대 등으로 판매신용이 2개 분기 연속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작 12월 말 기준 국내 가계신용 잔액은 1886조4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8조 원 증가했다. 3개 분기 연속 증가이자 역대 최대 규모다. 분기 대비 가계신용 증가폭은 작년 3분기(+17조 원)보다 절반 이상 줄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1.0%로 2022년 3분기(1.4%) 이후 가장 높았다.
가계신용은 일반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이용액 등(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을 의미한다. 가계신용 중 4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전 분기 대비 6조5000억 원 증가한 1768조3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품별로 보면 주담대는 1064조3000억 원으로 15조2000억 원 늘어났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 공급 속도를 조절했지만 4분기에 입주 물량이 몰려든 게 증가세를 키웠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0월 2만3410가구 △11월 1만9651가구 △12월 1만1359가구 등 총 5만4420가구다.
작년 전체 입주 물량(19만1769가구)의 28.4%였고 분기 기준 최다 물량이었다. 기타대출은 증권사 신용공여액 감소 등에 통해 -8조7000억 원을 기록하며 9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판매신용(결제 전 카드 사용액) 잔액도 두 배 분기 연속 증가하면서 전체 가계신용 증가에 가세했다. 전 분기 대비 1조5000억 원 증가한 118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 여신전문회사에서 1조4000억 원 늘어났고 백화점·자동차회사 등 판매회사에서 1000억 원 증가했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16조 원으로 전분기 대비 11조4000억 원 증가했다. 주담대가 늘어나면서 증가폭도 작년 3분기 10조 원에서 1조 원 이상 커졌다.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기타대출 감소규모가 커지면서 가계대출이 전분기보다 5조8000억 원 줄어든 317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534조4000억 원)은 주담대·기타대출 감소에 전 분기 대비 1조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담대가 15조 원 이상 늘어난 데 대해 “서울 입주물량이 4분기에 몰렸기 때문”이라며 “작년 연간 가계대출 증가 폭은 전반적인 주택 거래 부진 등의 영향으로 2022년을 제외하면 2003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작았다”고 설명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에 대해 서 팀장은 “1월 29일 시행된 뒤 현재까지 상황을 보자면 대환 용도가 대부분이라 특례보금자리론과 비교해 가계대출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작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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