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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의 전라도에서] 손흥민은 이강인을 용서했다지만
정재학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2-22 13:55:24
 
▲ 정재학 시인·칼럼니스트
손흥민과 이강인이 서로 화해하고 용서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백 번 잘한 일이지만 이는 개인 간의 일일 뿐 국민의 입장은 다르다고 본다.
 
국가대표는 국민의 얼굴이다. 국가대표는 특정 종목의 최고 수준 실력을 갖춘 자이며, 국민을 대표하는 최고 정점에 있는 운동선수다. 그러하기에 국민의 얼굴이면서 대한민국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일반 운동선수와는 차원이 다른 존재인 것이다.
 
따라서 이강인 문제는 사과했다고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국민적 감정이 해소되어야 하고, 전통적 위계질서를 해친 데 대한 사회적 판결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강인의 하극상에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도덕성 문제가 걸려 있다. 장유유서는 인간 사이에서 상하 관계를 결정하는 오래된 전통이자 불문율이다.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고, 이는 온 세계가 인정하는 보편적인 룰이며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우리의 예법이다.
 
이강인과 손흥민은 나이 차이가 9살이나 된다. 손흥민이 거의 아저씨뻘이다. 형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주저될 만큼 나이 차이가 크다. 그런 형님에게 욕설과 주먹질을 했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도 파탄 난 인간성이라 본다.
 
그런 기본적인 인간의 조건조차 갖추지 못한 이강인에게 국민은 분노하고 있고, 광고업계는 떠나갔다. 위약금까지 물어야 할 판이다. 더 나아가 손흥민을 존경하는 세계의 축구선수들은 하나같이 이강인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곧 국가대표라는 자리 역시 쫓겨날 것이다.
 
결국 사과하는 것밖에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다. 이 점에서 이강인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국가대표는 국민을 대표한다. 국민의 얼굴이기에 보다 높은 품격을 요구한다. 그 행동과 언어 하나하나가 국민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강인의 욕설과 주먹질로 대한민국은 얼굴을 들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개인적인 사과로 끝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강인은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강인 문제를 여론 돌리기 수단으로 이용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축구협회다. 정몽규와 축구협회에 쏟아지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선수를 내팽개친 행위는 가증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 화가 나게 하는 것은 국보 손흥민을 이강인과 함께 처벌한다는 것이다.
 
이번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와의 경기에서 연장전 혈투를 치르는 동안 우리는 손흥민의 무릎을 보며 얼마나 가슴이 쓰렸는지 모른다. 온통 파스로 덮인 그의 무릎은 나라와 민족을 위한 희생을 상징했다. 그것은 축구협회장이 감히 함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기엔 정몽규 회장을 둘러싸고 있는 축구협회 임원들이 나섰음에 틀림없다. 축구협회가 정몽규 회장의 사적 소유가 되었다는 뜻이다. 축구협회가 대한민국 축구 발전에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정몽규를 지키는 번견(番犬)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뜻있는 축구인들은 정몽규 체제를 거부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그런 뜻을 전하고 있고,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감독 김판곤이 축구협회의 비리를 밝히고 있으며,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 씨도 축구협회장 퇴진과 임원 물갈이를 은연 중에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일반적 분위기다. 그리고 이것은 그동안 축구협회의 비리가 폭넓게 전개되어 왔음을 방증한다. 
 
정몽규는 축구협회를 사유화시킴으로써 대한민국 축구계의 걸림돌이 됐다. 그런 그가 물러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수치를 모르는 낯 두꺼운 행태라 할 것이다그러나 아무리 발버둥친다 해도 정몽규 회장은 배임 혐의로 고발당해 수사를 받게  될 것이고 축구협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될 것이다. 
 
모쪼록 새로운 인물이 나와서 축구계와 축구협회의 문화를 바르게 정착시켜 줬으면 싶다. 파벌이 사라지고 오직 실력과 인품만을 보는 축구협회가 되어야 한다. 이 작은 소망 하나 이루기가 그렇게도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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