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이 수조 원대 자금을 확보해 미국 공장·시장을 중심으로 올해 실적 반등을 도모하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말 경영진을 교체하고 올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업황 부진에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배터리 후발주자 SK온, 올해 과제는 ‘흑자 전환’
SK온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총수)·SK㈜(지주사)·SK이노베이션(중간지주사)·SK온(자회사) 등으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의 2차전지·정유·화학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중간지주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SK㈜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73%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최 회장의 막내 여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6.5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가 지분 34.45%를 소유하며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있다.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로 SK이노베이션이 지분 89.52%를 보유하고 있다.
SK온은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분할돼 설립됐으며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SK온은 배터리 3사 중 가장 늦게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든 후발주자이지만 점유율 면에서 삼성SDI를 앞서고 있다.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기업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온의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4.9%로 삼성SDI(4.6%)을 앞서고 있다. 전 세계 업체와 비교하면 5위 수준이다.
SK온 경영진 최전방에는 이석희 대표이사와 최태원 회장의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중순께 지휘봉을 이어받았으며, 이전에는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지낸 적 있다.
이 대표는 SK온의 흑자전환을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에 당면해 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SK온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 흑자전환에는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온은 지난해 12조8972억 원의 매출과 581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69.3%,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5.8% 개선된 수치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 적자를 털어내고 반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것과는 달리 SK이노베이션과의 분할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 여파를 피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온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하반기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업황 회복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흑자전환 시기는 2025년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
이 대표는 흑자 달성까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고 임원들에게 오전 7시 출근을 권장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이 사장은 “현재 미국 금리 인상 랠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시장 성장 속도 둔화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2024년은 ‘턴어라운드 원년’이라는 막중한 소명 속에 CEO와 임원이 사활을 걸고 위기 극복에 앞장서서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불황에도 공격 투자 이어간다… 올해 7.5조원 투자 진행
SK온은 업황 불황 속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은 예견된 미래이기 때문에 사업 축소보다는 확대를 선택한 모양새다.
SK온은 현대차·포드와 북미 지역에서 합작법인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다. 2025년 하반기부터 가동될 합작공장은 3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중국 옌청과 헝가리 공장도 증설이 계획돼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SK온은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며 현재까지 약 5조 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앞서 SK온은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상장 전 자금 조달(pre IPO)을 통해 약 4조 8000억 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프리IPO는 회사가 향후 몇 년 이내에 상장을 약속하고 일정 지분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자금유치 방식을 말한다. SK온은 2026년까지 상장할 조건을 내걸었다.
올해에는 약 7조 5000억 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포드·현대차와의 배터리 합작법인(JV)을 통해 미국 켄터키·테네시 공장에 모은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SK온은 컨퍼런스콜에서 “이미 확정된 포드와 현대자동차와의 조인트벤처JV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주요 투자은행(IB)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유치 규모가 2조 원가량이 될 거라는 추측도 나왔다. 다만 SK온 측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SK온은 배터리 생산능력을 올해 88GWh에서 내년엔 220GWh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이 올해 하반기 이후부터 미국 중심으로 공장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면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재원 부회장은 올해 초 CES2024 현장에서 “전기차 시장이 좋지 않지만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SK온 주식 상장 계획과 관련해선 “금융 시장도 봐야 하고 우리도 준비해야 하는 등 지금은 예상하기 쉽지 않지만 가능한 시기가 오면 되도록 빨리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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