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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되던 KT&G 대표이사 교체에 걸림돌이 생겼다. 최대주주 IBK기업은행에 이어 외국 의결권 자문사 ISS도 방경만 부사장을 차기 KT&G 사장으로 선임하는 주주총회 안건에 반대했다. 3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마저 방경만 부사장 선임안을 반대하면 KT&G 출신이 대표이사를 맡았던 전통이 깨질 가능성이 커진다.
공정산업경제포럼은 20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이 방경만 선임안을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할 예정이다. 공정산업경제포럼은 KT&G 사외이사들의 호화 해외여행을 이유로 KT&G 백복인 사장과 방경만 부사장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KT&G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6인으로 구성된다. 사장과 부사장이 사외이사의 지지를 얻으면 대기업 KT&G의 모든 의사결정을 독점할 수 있는 구조다.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은 “현 사외이사 6인은 모두 회사가 추천한 사외이사다”면서 “이사회 독립성 확보 및 주주 의견을 대변할 이사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KT&G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임민규) 선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KT&G 사외이사가 거수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KT&G 감사보고와 사업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KT&G 사외이사들은 2017년부터 단 한 번도 이사회 안건에 반대한 적이 없다. KT&G 사외이사들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회삿돈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와 구설에 올랐다. KT&G는 담배 규제와 관련이 있는 국회의원 4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에 휩쓸리기도 했다.
KT&G는 2002년 민영화되면서 내부인사가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왔다. 백복인 사장을 비롯해 방경만 부사장도 KT&G 출신 내부인사다. 내부세습이 22년간 지속되면서 이사회 독립성이 약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차기 대표이사 사장 후보가 된 방경만 부사장은 1998년 KT&G에 입사한 후 글로벌본부장과 사업부문장 겸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지냈다.
KT&G 3대 주주인 국민연금(6.64%)은 아직까지 차기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KT&G 대표이사 선임 의결권 행사에 대해서는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가 정립한 수탁자 책임 원칙에 따라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KT와 포스코 대표이사 선임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었다.
KT&G는 대주주의 비판에 대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해외 출장의 경우 회사 내규에 따라 실시했으며 사외이사 역시 후보와 이해관계가 없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독립적인 외부 전문 써치펌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논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KT&G 변화를 강조했던 행동주의펀드 FCP는 방 수석부사장과 함께 선임 예정인 임민규 후보와 곽상욱 후보의 선임에 반대하고 있으며 기업은행 추천 후보인 손동환 사외이사 후보를 지지하며 KT&G 이사회에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것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협의한 것은 없었지만 저희 쪽에서 반대 입장을 밝힌 뒤로 행동주의 펀드 쪽에서도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다만 다른 주주들의 경우 입장을 밝힌 것이 없어서 더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도 행동주의펀드를 지지했다. ISS는 외국인 투자자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KT&G의 22년 내부세습이 무너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KT&G 2대 주주는 미국 투자 기관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이고 KT&G 외국인 지분율은 무려 4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G 이사회는 “ISS 주장은 대부분 FCP가 만들어낸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으며 ISS의 최종 의결권 행사 권고안 또한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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