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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PF ‘뇌관’ 터지면 건설사·금융업계까지 휘청
제2금융권 손실 13조여 원… 충당금 5조 원 태부족
건설연 “PF대출 잔액 135조 원 중 70조 원 부실”
건설사 검증 기준 높이고 당국은 시장 정상화 노력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7 00:02:02
건설·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의 정밀한 집행이 요청된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뇌관’이 터질 위기에 놓이면서 건설사들의 줄도산이 금융업계 부실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업계와 나이스신용평가 조사에 따르면 PF 부실로 제2금융권인 증권사·캐피털·저축은행의 손실이 최대 13조8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지금껏 쌓은 충당금 5조 원 외에 8조7000억 원을 더 적립해야 한다는 예상이다. 이미 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는 전체 PF대출 잔액 135조 원의 절반 이상인 70조 원이 부실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원래 PF의 주요 참여자는 사업개발자·건설사·금융회사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사업개발자가 보통 총사업비의 20~30%를 출자해 서류상 회사인 특수목적법인(SPC) 시행사를 설립하고, 토지를 구매한다. 시행사는 구매한 토지에 건물을 세우기 위해 건설사와 계약을 맺고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금융회사로부터 PF로 대출받는다. 금융회사는 사업성을 꼼꼼히 따져 PF대출을 결정한다. 시행사는 완공 후의  현금흐름과 수익으로 건설사에 공사 대금을 지급하고 금융회사의 대출을 갚는다.
 
이러한 일반적인 구조와 달리 우리나라에선 건설사들이 총사업비의 5~10%만 출자해 SPC를 설립하고 토지비와 공사비 등 나머지 모든 사업비를 전적으로 PF대출 및 분양 대금으로 마련한다. 그리고 PF대출 때 금융회사는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따지기보다 건설사의 책임준공 확약과 함께 PF 연대보증을 받는다. 문제는 본래 부동산 PF 사업에서 건설사는 공사만 하면 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PF 사업의 위험을 건설사가 거의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PF의 취지가 국내에선 변질돼 부동산 부실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저하되거나 분양에 실패할 경우 사업 주체인 시행사는 대출 상환이 불가능해 부도 위험에 봉착하는 게 다반사다.
 
주된 원인은 수직 급등한 건설 비용의 영향이 크다. 중간재 등 건설용 물가의 상승률은 35.6%에 이른다. 공사비 지수는 25.8%나 올랐다. 건설 수주는 실제 공사보다 몇 년 앞서 이뤄지기에 당장은 공사 현장이 가동되는 듯 보이지만 신규 착공이 줄어 앞으로 사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건설사 입장에선 유지 비용만 많이 들어가고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폐업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PF 부실의 최소화를 위해선 건설사와 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건설사는 PF 사업 여부를 결정할 때 사업성과 리스크를 판단하는 ‘검증 기준’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 리스크를 계량화해서 감당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는 데 힘써야 한다. 지급보증 규모와 사업성을 재검토한 뒤 PF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되면 선제적으로 포기하는 게 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다.
 
당국은 규제완화를 통해 부동산시장 정상화에 힘써야 한다. 시장이 살아나면 PF 부실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리기 때문이다. 물론 금리가 여전히 높고 경기 위축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엔 역부족이다. 따라서 윤석열정부는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금융감독원·지방자치단체 등 범정부 차원의 모니터링을 하고 리스크 요인을 줄여야 한다. 높은 PF 연체율이 금융 부실과 경제위기로 이어지는 악의 고리를 끊는 예방 정책이 긴요하다.
 
회생 불가능한 부실기업들은 시장에 의해 정리되도록 해야 한다. 다만 정부는 부동산 PF 문제가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안전망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PF대출이 건설사의 보증이 아니라 원래 프로젝트로부터 발생하는 사업성을 평가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로 바뀌도록 제도 개선에 힘쓰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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