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도시가스 내달 10% 인상 보도 사실무근”… 오래 버티진 못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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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미수금 13조 “현실적으로 요금 인상 필요한 상태”
“미수금 해결 못하면 결국은 소비자 부담”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2 13:09:37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할 것이란 언론보도가 나오자 기획재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가스요금 조정이 또 미뤄졌다. 하지만 현 상황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단계적으로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할 것이란 언론보도가 나오자 기획재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가스요금 조정이 또 미뤄졌다. 하지만 조만간 올려야 하는 문제이기에 현 상황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한 일간지가 21일 ‘1년 만에 또… 내달부터 가스요금 10% 안팎 오른다’의 기사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가스 도매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최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으며, 기재부도 판매단가 등을 고려할 때 인상이 필요하다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기재부는 이날 저녁 “다음달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단계적으로 10%가량 인상하기로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자료를 냈다.

앞서 정부는 다음달 1일 도시가스 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여름철 가스 사용량은 겨울철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며 “요금이 인상되더라도 국민이 체감하는 부담은 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가스요금 인상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여러 차례 계속 미뤄지다 보면 결국 한꺼번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폭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유는 미수금 때문이다. 가스공사의 도시가스 미수금은 현재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조7000억 원이다.

미수금이란 가스공사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면서 발생한 손해를 일종의 ‘외상값’으로 장부에 기록해 둔 것이다.

중동사태로 국제 가스·유가 가격이 폭등했지만 이를 판매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가스공사가 가스를 팔면 팔수록 미수금이 늘어나는 구조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요금 인상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지만 현재 미수금이 13조 원으로 최대치를 넘었다”면서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인상을 결정할 시기는 맞지만 우리가 요금 인상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도시가스 요금을 올리느냐 마느냐의 입장을 두고 에너지 관련 전문가는 “미수금을 누가 갚느냐가 중요한데, 미수금 논란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어 문제”라며 “미수금이 쌓이면 도시가스는 올라가게 되어 있고, 설령 국제 경제가 완화돼 해외에서 들여오는 가스 원가가 내려도 미수금이 쌓여 있기에 도시가스 비용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수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은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고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고스란히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할 수밖에 없다”면서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미루는 것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