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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칼럼] 국힘은 무덤의 평화, 용산은 엉뚱한 몸부림
김대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5-22 06:31:00
 
▲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국민의힘이 너무 조용하다고 한다. 사실 국힘의 참패는 돌발 악재나 어이없는 실수 탓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2016·2020·2024년에도 투표 한 달 전까지는 보수에 유리해 뵈던 판세가 그 이후 급전직하(急轉直下)하여 보수의 참패로 귀결되었다. 뺄셈 정치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뭐든 반복되는 패턴은 어떤 구조의 산물로 의심해 봐야 한다
 
따지고 보면 2022년 대선 때도 투표 한 달 전까지는 윤석열 후보가 압도적으로 우세해 보였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어 보니 겨우 0.73%(24만7000차 신승이었다. 문재인정부의 폭정과 민주당 후보의 엄청난 부정·비리 혐의를 생각하면 이 승리 역시 3번의 총선과 비슷한 패턴을 그린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니 성찰은 깊어야 하고, 혁신은 철저해야 한다. 한국의 오랜 정치 문법에 의하면, 국힘당은 패인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함께 당의 체질 및 노선 혁신을 둘러싼 치열한 토론판을 벌여야 정상이다. 실제 보수의 장외(?) 정치 관여층은 이 정치 문법에 충실하다. 언론과 유튜브 등 개인 미디어에서는 패인 분석과 혁신 담론을 쏟아 내고 있다.
 
그런데 국힘은 너무 조용하다. 예외는 윤상현 의원과 3040세대 수도권 험지 출마자(주로 낙선자)들이 주축인 첫목회. 윤 의원은 총 5번에 걸쳐 총선 및 윤석열정부 평가와 당 혁신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여 성찰과 혁신 목소리를 수렴·증폭하고 있다. 윤 의원과 세미나 패널·전문가들은 대체로 정부의 정책 방향은 옳은데 정책을 전달하는 태도·자세가 문제라면서 소통정무의 강화를 주문했다
 
‘첫목회’도 20여 명이 참여한 밤샘 토론 끝에 총선 패인으로 이태원 참사 때 드러난  공감 부재의 정치, ‘연판장 사태’로 나타난 분열의 정치, 강서 보궐선거에서 보여 준 아집의 정치, ‘입틀막’ 불통의 정치,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 등 5가지를 꼽았다.
  
패인 분석과 혁신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재선·삼선·사선에 성공한 중진 의원들의 침묵 혹은 정중동(靜中動)은 무덤의 평화를 연상케 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국힘당은 조용한 것이 아니다. 단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책임(비중) 논란으로 시끄러웠고, 한동훈의 전당대회 출마 논란으로 지금도 시끄럽다. 전당대회 시기와 당원 투표 100% 룰 개정 문제를 둘러싸고 또 시끄럽다.
 
이 논란의 중심에 정중동의 한동훈이 있다. 국민과 지지층이 볼 때는 엉뚱한 논란들이 진짜 필요한 논란들을 덮어 버리니 조용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용함 역시 한동훈과 국힘 중진 의원들의 또 하나의 큰 오류 내지 한계가 아닐 수 없다. 사실 한동훈이 완전 정계 은퇴를 할 것이 아니라면 폭넓은 경청·성찰·민생행보가 정치 문법에 맞지 않는가.
 
당파를 떠나서 윤 대통령에 대한 주문은 대동소이하다. 태도·자세를 바꿔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라, 야당과 대화하라, 인재풀의 폭을 넓혀라 등 한마디로 정무 강화를 주문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런 비판과 주문을 전향적으로 받아 안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 결과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남과 비서실장·정무수석·민정수석(신설)·시민사회수석(존치) 인사다. 당연히 정책을 책임지는 정책실장·경제수석·사회수석·과학기술수석 등은 거의 유임시켰다. 
 
국힘은 ‘유능한 민생 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는 현수막을 써 붙였다. 민주당이나 국힘이나 정당 혁신 논란이 벌어지면 약방의 감초 같은 처방(결론)이 바로 ‘유능한 민생 정당’이다. 단적으로 2022년 6월 출범한 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의 슬로건도 ‘유능한 민생 정당’이었다.
 
하지만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포부나 비전은 극복해야 할 대상(대립물)이나 구체적인 목표(전취물) 없이는 공허하기 때문이다. 가장 치명적인 착각은 윤 정부가 수용한 ‘정책 방향은 옳은데 전달 태도가 문제’라는 주장이다. 사실 이것은 총선 패인 분석을 건너뛴 무덤의 평화가 초래한 착각이다.
 
윤 정부와 국힘의 정책 플랫폼의 근간은 120대 국정과제(2022.7.), ‘관계부처 합동’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다시 대한민국(2023년 업무보고로 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철학), 2024년 예산안과 3대 개혁·의료개혁 등인데, 한마디로 경제 부처와 외교안보 부처 직업 공무원의 업무 보고를 받아안았을 뿐이다. 시대의 아우성 내지 국민의 기대·요구·불만·신음을 받아안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 단적인 징표가 120대 국정 과제를 선정하며 초저출산‧저출생 대응책 등 치명적인 위기들을 사실상 모르쇠한 것이다.
 
윤 정부의 태도(정무)·인사·말 등 대부분의 문제도, 국힘의 공허한 ‘유능한 민생 정당’도 다 이에 기인한다. 국정 과제와 정책 라인을 시대의 아우성을 듣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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