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참으로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발음 문제다. 특히 남·북한의 표준어(북한에서는 문화어라고 함) 규정이 달라서 이질감이 들 때도 있다. 동유럽에 가서 한국어를 가르치다 보면 “발음이 그게 아닌데요?” 하면서 이견을 제시하는 친구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곤란(困難)’이라는 단어다. 북한에서는 ‘곤난하다’라고 한다.
우리 표준어에서는 현실음을 중요시한다. ‘현재 서울에 사는 교양인들이 주로 쓰는 발음’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문법적인 것이 도외시되는 경향이 없지 않다.
‘곤란’의 한자는 ‘困難(곤난)’이다. 그렇다면 발음은 [곤난]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그럼에도 ‘서울 사는 교양인들이 모두 [골란]이라고 발음’하니 결국 현실음을 따라 글자까지 ‘곤란’으로 바뀌었다.
우리말에서 ‘ㄴ’과 ‘ㄹ’이 만나면 발음은 ‘ㄹㄹ’로 한다. 예를 들면 ‘신라’는 [실라]로 발음하고, ‘칼날’은 [칼랄]이라고 한다. 그래서 학자들이 모이면 ‘신라면’의 발음을 놓고 설전을 벌인다. 젊은 학자들은 [신나면]이라고 하고, 나이가 지긋한 학자들은 [실라면]이 맞다고 주장한다.
아무튼 본래는 [곤난]이라고 하던 것을 이제는 표기까지 바꿔서 ‘곤란’이라고 써야 한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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