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시즌인데 젊은 일꾼 ‘가뭄’… 웃돈 얹어줘도 지원자 씨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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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채용해도 단기간 근무”
힘든 일 기피하는 청년… 어차피 최저임금인데 쉬운 일 선호해
“경력 도움 되는 알바 선호”… ‘관공서 알바’ 등 행정업무 선호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7 13:06:01

대학생들이 여름방학 시기를 맞아 용돈을 벌기 위해 대거 아르바이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정작 사람을 뽑는 자영업자들은 구인난에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서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가맹점주는 27일 “사람이 구해지지 않을 때에는 한도 끝도 없이 구해지지 않는다”며 “젊은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공고를 내도 도통 보기 힘들고, 면접을 보러 오더라도 1년 가까이 오래 근무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최근엔 40대 이상의 경력직들이 자리하고 있어 빈 자리가 없기 때문에 알바 스트레스는 다행히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6~9월은 대학생의 아르바이트 수요가 많아지면서 ‘아르바이트 성수기’로 불린다. 24일 채용 플랫폼 알바천국이 대학생 1162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알바 계획을 조사한 결과 96.6%나 알바에 나설 예정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젊은 층의 구직자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는 상황에 최저시급보다 웃돈을 얹어줘도 일부 업종 자영업자들은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9860원의 높은 최저임금으로 같은 돈을 받기 때문에 더 쉬운 일을 찾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2년 외식업체 경영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음식점의 경영상 애로사항으로는 조리·홀서빙 구인난이 각각 50.5%·54.6% 비율로 꼽혔다. 이 비중은 전년 대비 각각 1.8%p·6.9%p 올랐고 2020년부터 매년 상승세다. 행정업무 대비 근무 강도가 강한 음식업종 구인난이 점점 심화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구인난 때문에 청년 아르바이트생을 웃돈을 더 얹어 채용하더라도 여름방학기간 동안에만 일하고 방학 기간이 끝나면 대부분 그만두기 때문에 인건비 지출만 키우는 꼴이 되기도 한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요새 아르바이트 채용 시 젊은 사람들은 잘 채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어차피 방학 때에만 잠깐 일하고 그만둘 사람을 쓰느니 좀 더 노련하고 사회생활 경험이 풍부한 40~50대 직원을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 A씨는 “대학생 아르바이트 채용 자체도 어려움이 많지만 채용하더라도 길면 방학기간 내, 짧으면 1주일 내에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며 “현재는 아르바이트생을 아예 두지 않고 혼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젊은 층의 구직자들이 대학교 졸업 후 취업 관련 경험이 될 가능성이 큰 시청 등 전국 주요 행정기관에서의 ‘관공서 알바’를 선호하는 경향도 구인난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알바천국 조사에 따르면 2021년만 해도 15~34세 청년 아르바이트생은 일반음식점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사무보조 등 행정업무 아르바이트 선호도는 4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조사에서 행정 업무 아르바이트 선호도는 32.5%의 비율로 카페·매장관리 등 아르바이트에 이은 3위로 순위가 올랐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