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상반기 사상 최대 이익… 실적 부풀리기 논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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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개사 순이익 4조8000억 원… 금융당국 연말까지 회계제도 개선방안 마련

임진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15 10:32:02

▲ 상반기 손보사들이 역대 최대 이익을 거두면서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 서초동 삼성화재 본사 삼성타운 사옥 앞 표지석 전경. 삼성화재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1분기에 이어 상반기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이익을 거뒀다.

금융당국의 회계제도 개선안 마련이 늦어지는 와중에 보험사들이 매 분기 역대급 실적을 가록하자 회계제도에 대한 시장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4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위 5개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상반기 합산 당기 순이익(별도 기준)은 4조8211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3조9540억 원) 대비 22%(8671억 원) 불어났다.

특히 이 가운데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는 순이익이 1조 원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작년보다 8% 증가한 1조2772억 원을 거뒀고 DB손해보험은 23% 늘어난 1조1241억 원을 실현했다. 메리츠화재는 22% 늘어난 9977억 원으로 거의 1조 원에 달했다.

순이익 증가 폭이 가장 큰 손보사는 현대해상으로 68% 불어난 8330억 원을 실현했다. KB손해보험은 8% 증가한 5462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와 상반기까지 역대급 실적을 계속 내고 있는 것은 새 회계제도인 IFRS17 하에서 미래 이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인보험 판매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5개 손보사의 장기인보험 신계약 매출액은 3577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13% 이상 불어났다.

장기보험 손익 증가세도 돋보였다. 삼성화재가 8590억 원에서 9048억 원으로 1년 새 5.3% 늘어났다. DB손보는 7024억 원에서 8416억 원으로 20% 증가했고 메리츠화재는 7178억 원에서 8688억 원으로 21% 뛰었다.

특히 현대해상은 2240억 원에서 7340억 원으로 228% 급증했다. KB손해보험도 4702억 원에서 6200억 원으로 32% 늘었다.

무·저해지 상품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도 보험사 실적 경신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무해지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 내에 해지할 경우 환급금이 없지만 보험료가 일반 상품 대비 20~30% 정도 싸다.

이들 상품은 예상 해지율을 어떻게 가정하냐에 따라 이익 규모 차이가 차이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일부 보험사들이 낙관적이고 자의적인 계리적 가정으로 해지율을 높게 설정하면서 CSM과 순이익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원래 당국은 올해 2분기 결산이 이뤄지기 전인 이달 까지 IFRS17 제도 개선 방향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개선안 마련이 늦어지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편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달 보험개혁회의에 참석해 “연말까지 매월 회의를 개최해 판매채널·회계제도·상품구조 등의 종합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최근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실손보험과 IFRS17 쟁점 사항의 경우 가급적 연말 전에 빠르게 개선방안을 도출·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jy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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