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남진’ 60년 가수 인생 따라가니 한국 대중가요가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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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남진의 데뷔 60주년 기념 콘서트 영화화
동료들부터 후배 가수까지 쟁쟁한 출연진 눈길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5 09:26:48

▲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에서 있었던 '오빠, 남진' 시사회에서 정인성(왼쪽) 감독과 가수 남진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유이 기자

영화는 ‘오빠는 풍각쟁이’ 노래로 시작된다. 남진과 50살 차이가 나는 아버지는 귀한 아들이 ‘풍각쟁이’가 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사업과 정치를 병행하던 목포의 유지로 대궐같은 집에는 늘 손님이 넘쳐났다.

대중가요 역사상 최초로 ‘오빠’ 타이틀을 거머쥔 대체 불가능 스타 남진의 생애 첫 콘서트 무비 ‘오빠, 남진’(정인성 감독 바보들 제작)이 9월4일 개봉한다. 가수 생활 60년 만의 내놓은 콘서트 무비에는 남진이 어쿠스틱 기타에 맞춰 노래 부르는 모습과 그가 살아온 세월 그리고 한국 대중가요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괜찮은 모습의 가수로 남고파

▲ 23일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남진은 남진은 “내가 아꼈고 사랑했고 성원해 준 가수가 이렇게 괜찮은 모습으로 사라져 가는구나! 그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아직도 활발히 활동하는 이유를 밝혔다. 임유이 기자

‘오빠, 남진’ 개봉을 앞두고 23일 서울 광진구의 한 영화관에서 시사회가 있었다. 남진은 “내가 아꼈고 사랑했고 성원해 준 가수가 이렇게 괜찮은 모습으로 사라져 가는구나! 그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아직도 활발히 활동하는 이유를 밝혔다.

1946년생 남진은 당대에 성행했던 스탠다드 팝류의 ‘서울 플레이보이’로 1965년 데뷔한 이후 닐 세다카·엘비스 프레슬리·냇 킹 콜·앤디 윌리엄스·프랭크 시내트라·레이 찰스·짐 리브스 등 세계적인 팝가수들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창법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름이 점차 알려지면서 남진은 당시 패티김·이미자·문주란·하춘화 등 대스타들에게 곡을 준 작곡가 박춘석 작가 사단에 들어가게 된다. 박춘석이 작곡한 ‘가슴 아프게’로 전성기를 맞이한 남진은 70여 편의 영화에 주연배우로 발탁돼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누빈다.

당시로선 어마어마한 숫자인 5만 소녀 부대를 동원, 대한민국 최초의 ‘오빠’로 불리게 된다. 라디오를 틀면 남진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거리에는 온통 남진의 모습이 담긴 영화 포스터로 도배되던 시절이었다.

톱스타 남진은 그 시절 호남에서 서울까지, 하루 종일 걸리는 거리를 전투기로 1시간 만에 이동하는 등 극한의 스케줄을 소화했다. 최고의 순간 해병대에 입대한 그는 월남전에 2년간 파병되며 공백기를 맞기도 했다.

그가 귀국했을 때 나훈아라는 강력한 라이벌이 급부상한 상황이었으나 ‘님과 함께’를 발표하면서 전과 다름없는 인기를 누리게 되었고 대한민국 가요계는 남진 대 나훈아 양대 구도 체제로 들어가게 된다. 남진은 1971년부터 1973년까지 TBC 남자가수상을 3년 연속 수상했으며 MBC 최고 가수상의 자리에도 오른다.

승승장구할 줄 알았던 남진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호남 출신이었던 그는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 이후 가수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여기에 80년대에는 가왕 조용필이, 90년대에는 서태지가 음악 판도를 주도하면서 그의 시대도 저무는 듯했다.

그러나 남진은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음악을 향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결국 2000년대 발표한 ‘둥지’가 큰 인기를 끌면서 그는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후배 가수 장윤정과 발표한 ‘사랑이 좋아’ 듀엣곡을 발표했으며 최근에도 ‘너는 나만 믿고 따라와’ ‘남자다잉’ ‘오빠 아직 살아있다’ 등 꾸준히 음원을 발매, 가수로서 멈춤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변함없는 열정, 변함없는 목소리

‘오빠, 남진’에는 ‘님과 함께’를 시작으로 ‘가슴 아프게’ ‘빈잔’ ‘올려고 내가 왔나’ ‘모르리’까지 총5곡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한 특별한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이는 오직 영화 ‘오빠, 남진’에서만 확인 가능한 무대다.

새에덴교회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평소 남진이 기타를 치며 노래 연습을 한다”는 박주옥 목사의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획된 특별한 무대는 남진 음악 인생 처음으로 선보이는 장르로 관객들을 만난다.

“화려한 무대가 어울리는 남진이 소극장에서 기타와 건반을 심플하게 하나씩만 두고 그의 목소리에 집중한다면 참 멋있겠다”는 생각에 키보드와 어쿠스틱 기타 단 두 개만으로 남진의 콘서트 무대를 꾸렸다.

평생 화려한 세션으로 구성된 무대에서만 노래해 온 남진에게도 심플한 무대와 어쿠스틱 장르는 하나의 도전과도 같았다. 그러나 거침없는 남진이었기에 제작진의 아이디어를 흔쾌히 받아들여 편곡작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번 영화의 연출을 맡은 정인성 감독은 영화의 수록곡을 선정하는 데에 있어 최우선적으로 ‘남진 선생님의 인생과 살아온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곡인가’를 고려했다고 한다. 이건희 음악감독이 편곡한 5곡은 남진을 아주 만족시켰고 슛이 들어가자 모든 곡들을 원테이크로 소화해 모두를 놀래켰다.

또한 제작사 바보들의 손현욱 피디는 “남진의 과거 TV 출연 영상이 유튜브 등을 통해 많이 노출된 상황에서 재탕을 피하고 남진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기획이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쟈니 리·설운도·백일섭·김창숙 등 남진의 동료들부터 장윤정·송가인·장민호·박현빈 등 후배 가수들이 바라본 남진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후배 가수 임영웅과 같은 시기 개봉하는 것에 대해 “우리 후배가 하는 일이니 뭘 하든 잘 되고 잘하길 바란다”며 도리어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임유이 기자 ly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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