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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계절] ② 가짜뉴스와의 전쟁
가짜뉴스는 어쩌다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니면 말고" 거짓 논리로 국민 선동… 반성·사과 없어
대장동 몸통 윤석열·청와대서 굿판… 허위보도로 드러나
대중 속이고 선동 플랫폼 구축… 검언·권언유착에 능해
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6 09:04:51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8·15 광복절 경축사에 이어 19일 국무회의에서도 반국가세력을 언급했다.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스스로 반국가세력이라고 인정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인식의 차이는 커 보인다.
 
윤 대통령이 말하는 반국가세력은 ‘가짜를 만드는 세력’으로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로 자유 사회를 교란시키는 반자유와 반통일 세력’이라 정리할 수 있다. 배종호 세한대 교수는 채널A 뉴스탑10에 출연해 가짜를 만드는 세력이란 언급에 대해 “사실상 야당, 언론, 그리고 비판적인 시민 사회단체를 겨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짜를 만드는 세력은 언론에도, 정당에도, 시민단체에도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가짜를 만들지는 않는다. 배 교수의 발언이 ‘일반화 오류’를 이용한 다분히 정치적인 발언으로 보이는 이유다.
 
먼저, 가짜를 만드는 언론의 구조와 사례를 살펴보자.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미디어의 특징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팩트 가공과 공급망 구축 기술’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술이란 ‘대중을 속이는 방법과 선동에 필요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또 하나는 검언유착과 권언유착에 능숙하다는 점이다.
 
#장면1. 대선 직전 터진 ‘대장동 몸통 윤석열’이란 보도는 이런 2가지 기술이 잘 적용된 사례라 하겠다. 이로 인한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지만 뉴스타파가 저지른 이른바 ‘악마의 편집(팩트 가공)’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MBC와 JTBC가 이를 받아서 보도했는데, ‘공영방송과 손석희’라는 신뢰가 더해져 국민이 사실로 오인하기 충분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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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두고 벌어졌던 ‘대선공작’ 논란은 법원이 판단할 문제로 남아있지만, ‘악마의 편집이 있었다는 점과 검증 없이 무리한 보도를 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두 방송사도 ‘사실 확인이 부족했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인터뷰 원본이 공개되면서 편집 조작도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보도로 대선 결과가 바뀌지는 않았지만, 국민의 선택에 혼선을 준 것은 사실이다. 이런 사건들이 반복되는 것을 막으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세월호 참사 사건에서 벌어지는 가짜뉴스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장면2. ‘대통령이 청와대 뒤에서 굿을 했다, 무당의 물건을 가지고 있다, 세월호 사건 때 성형수술을 했다, 청와대 집무실에는 나타나지도 않는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JTBC와 MBC 등 신뢰도가 높은 매체들이 주도하고 인터넷 매체들이 받아 쓰는 패턴으로 검증도 없는 경마식 보도를 이어갔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이런 보도를 근거로 격렬하게 비난을 이어갔다. 의혹을 보도하는 것에는 의혹이 사실로 의심할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아니면 말고’가 의혹 보도의 근거라면, 보도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야 할 법적 근거라도 충분해야 재발 방지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전원 구조’란 대형 오보를 한 MBC에 대한 후속조치는 사과 말고는 없었다. 오보의 주인공들(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원)은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 세월호 오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JTBC 손석희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는 팽목항으로 내려가 생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재난보도의 기본을 무시한 2건의 대형 오보를 했지만, 그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구조를 기다리는 가족들과 국민의 안타까운 마음을 ‘정부에 대한 분노’로 돌리는 ‘가짜뉴스’였다.
 
#장면3. JTBC 손석희는 2014년 4월18일 팽목항에서 '다이빙벨' 이종인의 "20시간 연속 잠수 가능"이라는 거짓말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면서 첫 번째 오보를 냈다. 이상호 기자는 GO발뉴스(2012) 대표기자로 팽목항에 등장한다. 그는 ‘다이빙벨(종 모양의 잠수장치)을 썼으면 아이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는 보도로 팽목항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지만, 이 역시 ‘가짜뉴스’였다.
 
구조본부는 보도를 받아들여 다이빙벨을 투입했지만,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자신이 했던 주장과 달리 ‘유속이 너무 빠르다’며 철수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유속 때문에 다이빙벨을 쓸 수 없는 환경이란 점을 누차 강조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유족들의 희망에 더 큰 실망을 안겨준 가짜뉴스였다. 그 후에도 이상호 기자는 ‘다이빙벨’이라는 영화를 제작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하려 했지만, 일부 유족들의 반대로 불발됐다.
 
# 장면4.  JTBC 손석희의 오보는 정확히 10일 후인 4월28일에도 이어졌다. "(시신 수습과 구조를 담당하던 민간업체)언딘 측에서 시신 수습을 지연시킨 사실이 드러났다"며 "첫 번째 시신이 발견된 날, 언딘 관계자가 민간 잠수사들에게 ‘시신을 인양하지 말아 달라, (시신 수습은) 언딘이 한 것으로 해달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음날인 29일 오전 11시10분, 진도군청 앞에서 언딘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반박 기자회견을 했다. 그날 저녁 손석희는 JTBC '뉴스9'를 통해 당시 8명의 민간 잠수사 중 한 사람인 강대영 잠수사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면서 언딘에 맞대응했다. JTBC 손석희는 29일 9시 뉴스(현장 스튜디오)에 강대영 잠수사를 출연시켜 기존 보도(28일) 내용을 확인시킨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매체 뉴데일리가 만난 강 잠수사는 다른 말을 했다. 생방송 인터뷰를 마치고 나온 그를 만나 ‘정확히 언딘 관계자가 당신에게 뭐라고 했느냐?’라는 질문에 “언딘 관계자에게 직접 들은 건 없다”며 “제가 아는 다른 잠수사가 들었다고 주장해서 그 말을 대신 방송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에서는 자신이 직접 들은 것처럼 밝혔지만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들은 얘기라고 말을 바꾼 것이다.
 
JTBC는 언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민간 잠수사 8명과 모두 통화했고 사실 확인도 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인터뷰를 했던 강대영 잠수사와는 단 한 번도 통화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수색 당시 일거리를 찾는 잠수사였고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사람이다, 현장에 있었고 통화도 한 당사자가 8명이나 있는데, 왜 3자를 당사자인 것처럼 인터뷰했는지 지금도 묻고 싶다. 당시 뉴데일리 편집국장으로 취재를 직접 지휘했기에 기억이 생생하다.
 
# 장면5. 2014년 11월 중앙일보와 JTBC의 모기업인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세무조사를 받게 된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있었다. ‘권력의 언론사 길들이기 세무조사’란 비판은 피하지 못했지만 ‘언론은 치외법권 아니다’란 반론도 있어서 그럭저럭 넘어갔다. 홍석현 회장은 2017년 한 유튜브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손석희 사장을 바꾸라는 직접적인 외압을 두번 받았다”고 폭로했다. 자신들이 만든 가짜뉴스에 대한 반성은 없고 권력의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는 주장만 했다.
 
재난보도의 기본은 검증이 안 된 내용에 대한 보도는 자제하고 크로스 체킹하는 것은 필수다. 세월호 참사의 수습 과정에서 벌어진 손석희의 가짜뉴스는 JTBC 뉴스9의 시청률을 올리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국민에게는 정부에 대한 불신과 오해를 촉발한 도화선이 됐다.
 
이런 기자가 ‘가장 존경받는 언론인’으로 추앙받고 그 여세를 몰아 출처 불명의 테블릿PC로 대통령 파면의 주역이 되는 기가 막힌 현실을 바로잡지 않으면 제2의 손석희, 제3의 손석희가 등장할 것이다. 대통령이 지적한 ‘가짜를 만드는 세력’은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이지 모든 언론을 싸잡아 말하는 것은 아니라 본다.
 
미국에서도 가짜뉴스로 몸살을 앓는다.
 
대표적인 것이 ‘트럼프의 러시아 호텔 섹스 파티 스캔들’이다. 이 사건도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진실이 밝혀졌는데, CNN,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 저널이 앞장서 보도했고 인터넷 언론들이 뒤이어 보도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 보도의 소스가 힐러리 클린턴 집안과 오랜 정치적 인연이 있는 ‘찰스 돌런(71)’이란 사람이란 점, 전직 영국 정보기관(MI6) 스파이 출신 ‘크리스토퍼 스틸’이 미국 민주당 지도부의 의뢰를 받아 문서를 작성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선거공작을 위한 가짜뉴스’로 판명이 났지만 이를 보도한 주요 매체들은 기사를 철회하지 않았고 뉴욕타임스는 주요 언론의 초대형 보도 참사를 분석·보도했다. <계속>
 
#배신의 계절     # 가짜뉴스     # 손석희     # MBC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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