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현실성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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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pe 3 배출량 공시 기술적 한계·그린워싱 리스크 등 지적
2028년 회계연도부터 거래소 공시 적용·가이드라인 마련 등 요구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8 11:03:08

경영계가 올해 4월30일 발표된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지고 기업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8일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공개 초안’에 대한 경영계 의견을 제출했다.

경총은 파리협정 이후 국제적 공감대가 보편적으로 형성된 기후 분야부터 공시를 추진하되 기후 분야 외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는 기업이 주제별로 선택해 공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주요 쟁점 사항 중 하나인 공급망 내 온실가스 배출량(Scope 3) 공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총은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는 기술적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산업계 전체가 과도한 비용 부담과 그린워싱 리스크에 무방비로 노출된다고 진단했다.

경총은 과도한 비용 부담도 문제도 지적했다. 경총은 재계 순위 20~30대 그룹 회사에서 Scope 3 배출량 공시를 위한 내부 준비에만 연간 최소 3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검·인증 비용과 원재료별 전과정 평가(LCA) 데이터 수집 비용이 제외된 것으로 대상 한 식품 회사는 원재료 품목 수에 따라 80억~600억 원의 LCA 데이터 측정 비용이 별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총은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한 추가 공시 사항에 대해서는 ‘지속가능성’ 개념이 과도하게 확장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철회를 요구했다. 정부 정책마다 나름대로 배경과 고유 목적이 달라 정부가 요구하는 정보라고 해서 모두 ‘지속가능성’ 범주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투자자에게 어떤 유용성을 주는지도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공시 의무화 일정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이고 기업규모에 따른 역량 차이가 크기 때문에 2028 회계연도부터 ‘거래소 공시’를 적용(2029년 공시)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공시 의무화에 앞서 정부와 관계기관이 세부 기준·공시기준 활용 가이드 등을 제시하고 실질적 지배력이 미치지 않는 종속회사나 외국 기업의 귀책으로 발생하는 공시 공백에 대해 폭넓은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회계기준원의 공시기준 공개 초안 발표 이후 경총은 ESG 경영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수차례 소집해 공시 준비 상황과 여건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왔다”며 “국제 동향도 살펴야겠지만 국내 현실에 부합하는 한국형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마련을 위해 정부가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