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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대법 판례 뒤집은 ‘투표소 CCTV 설치’ 1심 재판
大法 “평온 침해가 관건”… 1심 재판부 “평온 침해 없어도 유죄”
공공기관서 충전했다고 긴급체포… 마녀사냥 휩쓸려 부당한 구속
“검찰 공소장에 허위 사실 기재”… 전과 없는 데도 있다고 기술
허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07 18:21:44
 
▲ 4.10 총선을 앞두고 사전투표소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 혐의(건조물 침입 등)로 기소된 유튜버 한모(49) 씨(유튜브명 ‘하면 되겠지’)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다. 인천=최영호 기자
   
“대법원의 판례를 깰 정도로 긴박한 내부 사정이 있었던 것 아닐까요?” 
 
유튜버 한모(49) 씨(유튜브명 ‘하면 되겠지’)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날 법정 앞에 모인 시민들은 이같이 술렁였다. 
 
지난달 30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한씨는 시종 침착하고 담담한 모습으로 재판에 임했다. 올해 4월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4.10 총선)를 앞두고 전국 사전투표소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 그는 경찰에 긴급 체포되면서 가족과 생이별해야 했고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을 영어의 몸으로 재판을 기다리며 버텨야 했다. 
 
명문대를 졸업한 한씨는 대기업 과장을 지낸 수재로, 2020년 4.15 총선 이후 사비를 들여 부정선거 규명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중에 사전선거 부풀리기가 꼽힌다. 
 
부정선거가 자행됐다고 믿는 쪽에선 사전투표를 통한 조작 가능성에 방점을 찍는다. 실제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4월5일에 투표 참여자보다 단말기상 집계가 더 많은 부풀리기 의혹 사례가 속출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행정안전부는 이튿날이자 사전투표 둘째 날인 6일 오전 ‘집계 부풀리기는 허위 주장’이라고 즉시 입장을 냈지만 시민감시단은 이 말을 신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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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다툼의 종국적인 판단을 결정짓는 주체는 국가였다. 그동안은 정부가 사실관계가 맞다, 그르다며 확인해 주는 최종 결정권자였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부가 거짓을 일삼는 경우엔 진실과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혹은 문재인정부 들어 급증했고 2020년 4.15 총선에서 과학적 불가사의 현상이 잇따르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 
 
결과적으로,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수사를 통해 잘잘못을 가려주길 간청해 온 부정선거 시민감시단은 ‘투표수 부풀리기가 없었다’는 행안부의 발표조차 부정선거 수사에 착수하지 않는 윤석열정부 한 축의 일방적 주장과 다름없다고 여길 정도였다. 
 
박주현 변호사는 6일 유튜브 방송에서 “사실 부정선거 재판은 부정선거 수사와 같이 가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 많은 고소·고발 사건이 있었고 통계학자들의 합리적·과학적 의혹 제기가 있었는데도 여태껏 전산 조작 의혹의 핵(核)으로 간주되는 선관위 서버를 압수수색 하거나 포렌식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시민감시단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여론이 팽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국군기무사령부 전산부장과 국방대 교수를 지낸 장재언(69·육사 34기) 미 오리건대 전산학 박사도 “4.10 총선 ‘전산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선관위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과 포렌식 없이 전산 공무원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경기 과천경찰서 이모 경감과 결재라인 경찰 공무원들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부정선거를 의심하는 국민은 비단 선거감시단에 속한 소수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주간조선 창간 특집 여론조사에서 ‘과거 선거에서 외부 세력의 해킹으로 투개표가 조작된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조작 가능성을 의심한다는 답이 38.2%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4명이 ‘부정선거가 실제 자행됐을 가능성’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처럼 여론이 들끓는데도 정부가 복지부동으로 선관위에 대한 강제수사를 외면하는 가운데 유튜버 한씨가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그는 과학적·합리적 추론을 바탕으로 전산 조작의 배후가 있다면 외형상 신문·방송 등에 실시간 공개되는 사전투표율에 손을 댈 수밖에 없고 사전 정지 작업으로 실제 투표자 수보다 늘리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측한 것으로 보인다. 배후가 존재한다면 부풀려진 숫자만큼 한 쪽에 전산 집계상 허위의 표를 더해 승률을 조작할 수 있다는 합리적 연산 과정으로 풀이된다. 
 
한 투표소에서 부풀려진 숫자만큼 특정 후보의 표가 더해지면 쉽게 눈치챌 수 있고 이를 국민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전국적 규모로 전산 조작이 자행될 것이라는 추측인 것이다. 
 
이 때문에는 한씨는 직접 사비를 들여가며 전국 사전투표소에 CCTV를 설치한 뒤 직접 세어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익제보자’라는 긍정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투표자와 선거당국이 발표한 투표자 수의 심각한 불일치 현상을 직접 채증하려 한 '의인'이라는 평가도 궤를 같이한다. 
 
실제로 그는 과거 하루 만에 무려 1147명이나 실제 투표자와 선거당국이 발표한 투표자 수에 차이가 있다고 폭로해 자유우파 시민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한씨는 강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22년 9월의 일이었다. 그러나 2024년 느닷없이 긴급체포되고 구속됐으며 적어도 주류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한씨의 행동에 대한 혹평이 있음에도 ‘의인이다’ ‘정부가 못 한 일을 대신했다’ ‘공익제보자다’라는 긍정적 평가도 규모가 만만치 않다. 
 
올해 3월 한씨가 전격 구속되자 언론들이 들썩였고 여론은 부화뇌동했다. 한결같이 총선 사전투표소에 몰래 침입해 불법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단정하고 40대 유튜버 한씨의 체포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한 시민감시단 소속 A씨는 “그 보도만 보면 마치 비밀선거의 원칙을 현저하게 침해한 대단한 범죄를 적발한 것처럼 느꼈다”고 본지에 밝혔다. 
 
한씨가 설치한 CCTV는 투표용지(직인을 찍은 후 투표지)를 촬영할 수 없는 각도와 위치에 자리했다. 실제 검찰이 재판에서 증거물로 제시한 한씨의 영상에서 투표지는커녕 투표소 입구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화질임이 밝혀졌다. 
 
부정선거 감시에 매진해 온 B씨는 “언론들의 보도 행태를 보면 범인을 잡았다는 일회성 보도의 뉘앙스가 짙었다”며 “정작 한씨가 한 말에 귀를 기울이고 선거의 무결성을 의심하는 주류 언론 보도는 이후에 단 한 번도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탄식했다. 
 
한씨는 긴급 체포돼 계구를 찬 상태로 취재진 앞에 서면서 “선관위가 사전 투표율을 조작하는 걸 감시하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정선거 규명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시민들은 한씨 사건을 두고 ‘달을 가리켰는데 손가락만 보는 격’이라며 한씨에 대한 구명 여론에 힘을 보태왔다. 
 
검사를 지낸 권오용 변호사는 “대법관과 법원의 부장판사들이 실무를 하진 않지만 선관위 위원장이자 우두머리로서 선관위의 책임을 지고 있다”고 구조적인 한계를 지적했고 “선관위가 법원과 밀접할 수 있었고 법원은 관련된 판례를 계속 남기며 부정선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는데 이런 체계가 무너져야 한다. 결국 국회에서 법 개정을 해야 하는 데 그러려면 좀 더 여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법원이 선관위 의혹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하거나 면죄부를 주는 실태를 개탄했다. 
 
한씨의 국민참여재판은 비상식적인 배심원 구성으로도 뒷말을 낳았다. 이번 재판에는 여성 7명·남성 1명이 배심원으로 선정됐고 검찰 측이 남성을 예비 배심원으로 제외하면서 결국 여성 7명으로 배심원단이 꾸려졌다. 재판을 참관한 방청객들은 “모두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여성들로 보였다”고 본지에 말했다. 
 
애초 배심원 평의도 한시간 만에 나올 것으로 예고됐었지만 4시간 가까운 새벽 0시10분에 판결이 내려져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는 평이다. 일각에선 “인공지능(AI)과 첨단기술에 대한 습득이 빠른 젊은 층이 배심원으로 선정된 것으로 들었다” “이들 배심원이 변호인단의 설득력 있는 변론과 증거들을 보고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게 아닌가”라는 추정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평결로 한씨를 유죄로 판단했다. 
 
본지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배심원은 건조물 침입에 대해 인정 5명·불인정 2명으로 갈렸을 뿐 △전기 절도 혐의와 관련한 불법영득의사(인정 7명)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않은 대화 녹취(인정 7명) △정당행위(불인정 7명)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한 평결에선 일방적인 일련의 판단들이 내려졌다. 
 
한편 재판에서는 검찰 공소장에 한씨가 전과가 있는 것처럼 잘못 기재된 데다 △최근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건조물 침입죄에 해당되지 않은 점 △공공기관서 충전했다고 긴급체포한 경찰 과잉 수사의 문제점 △녹취된 소리가 식별 가능한 중요 대화라기보다는 소음에 가까운 음향이었던 점 △따라서 미필적 고의를 이처럼 폭넓게 적용한다면 배달 오토바이 카메라의 녹음도 미필적 고의로 처벌할 수밖에 없어 사회 통념에 반하는 점 △심지어 경찰이 안내할 정도로 누구나 어떠한 제지 없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곳에 CCTV가 설치된 점 등을 변호인단이 합리적으로 변론한 것으로 시민감시단은 판단했지만 배심원이 일방적 평결을 내린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의혹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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