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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가 다음달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지지하는 청정경쟁법안(CCA)이 의회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될 경우 국내 산업계는 향후 10년간 총 2조7000억 원의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은 28일 ‘미국 청정경쟁법의 국내 파급효과 및 정책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CCA 도입에 따른 비용 규모를 추정하고, 탄소세 부담 경감을 위한 정책 시사점을 제시했다. CCA는 철강·시멘트 등 원자재에 온실가스 1t당 55달러의 탄소세를 부과하는 법으로, 2025년부터 적용된다. 2027년 이후에는 완제품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
문제는 CCA는 미국 양당에서 지지하는 법으로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청정경쟁법이 시행되면 미국과 원산지간의 탄소집약도 격차에 탄소가격을 곱한 규모의 탄소세가 부과되며, 탄소가격은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인상된다.
예컨대 한국 기업이 미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경우 미국의 수입 업자는 CCA에 의거해 탄소세를 납부하게 된다. 이 때 수입업자는 국내 기업에 이 비용을 전가하게 되는 식이다.
한경협은 한국의 탄소집약도 개선 속도가 주요국과 비교해 저조한 수준임을 고려하면 청정경쟁법의 부정적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CA가 도입될 경우 2025년부터 2034년까지 총 2조7000억 원의 탄소세 비용이 유발될 것으로 나타났다. 적용 범위에 따라 원자재와 완제품에 대해 각각 1조8000억 원·90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본 것이다.
업종별로는 석유 및 석탄제품(1조1000억 원)과 화학제조업(6000억 원)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5년간(2016∼2020년) 한국의 탄소집약도 개선 속도(2.4%)는 미국(4.9%)·일본(2.7%) 등에 크게 밑돌았다.
특히 청정경쟁법의 탄소세 산식에 활용되는 국가 단위 탄소집약도는 2020년 기준으로 한국(0.14)이 미국(0.11)에 비해 1.2배 뒤처졌고, 탄소집약도 개선 속도는 2.5%p 하회했다.
한경협은 청정경쟁법 도입 시 기업들의 비용 경감을 위해 발전부문의 무탄소 에너지 전환을 통한 탄소집약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발전 부문의 무탄소 에너지 전환은 주요 탈탄소화 전략인 전기화의 선결 조건이다.
또한 데이터 신뢰성 확보 및 국제협의체에서의 주도적 정부 역할 수행·대미(對美) 협상력 확보 등을 탄소세 비용 경감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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