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경제 위기 땜질 처방으로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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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한상 차장대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4 00:02:30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며 경기 부양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무색해졌다. 금리인하의 목표는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고 내수 회복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장엔 이미 금리인하가 선반영되어 실질적 경기 개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특히 3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금리인하가 기대한 만큼의 경제적 상승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게 분명해졌다.

이번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비켜간 것은 정부의 대출 정책이 시장에 혼란을 야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정부는 저금리 정책대출 상품을 확대하며 무주택자나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장려했다.

정부의 대출 지원 확대와 함께 부동산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져 많은 이가 주택 구매에 나섰고 그 결과 수도권에서 대출이 급증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시점이 늦춰지면서 대출 총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금리인하의 효과를 상쇄하며 오히려 서민들이 이자 부담을 더 느끼는 상황을 초래했다.

금융당국은 급히 대출 억제 방침을 내세웠으나 이는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간 차이를 더 벌리는 결과를 낳았다. 은행들은 예금 금리는 낮추고 대출 금리는 높이는 방식으로 예대마진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했다.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졌고 주요 금융지주들의 순이익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게 되었다.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약 16조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시중은행뿐 아니라 지방은행‧인터넷은행‧2금융권까지 대출 증가세를 보이며 서민 금융 상황은 악화일로다.

미국 통화 정책의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10~20%의 보편 관세와 대중국 관세 부과 등으로 인건비 상승과 물가 불안이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인상 카드를 검토할 수 있으며 이는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에도 영향을 준다. 한국은행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금리를 추가 인하하려 해도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커지면 외국 자본의 유출과 환율 상승 우려가 커질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한국 경제에 유효한 회생책이 되기 위해서는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를 줄이고 대출금리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존 대출자들에게 금리인하나 중도 상환 수수료 면제 등의 상생 방안을 제시해 서민과 자영업자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현 상황이 금융권의 돈 잔치로 끝나는 것을 방지하고 서민 금융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기준금리 인하는 단기적 경기 부양책에 그칠 수 있기에 경제적 여건에 맞는 대출 정책 조정과 경기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상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땜질은 근본 치료가 아니다”는 말처럼 단순한 금리 조정으로는 우리 경제의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경제가 흔들리는 지금 정부와 금융권은 국민의 경제적 안전망을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해 긴 안목을 가지고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임한상 차장대우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