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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츠시는 도요타·혼다·스즈키 자동차, 세계 최대 악기제조사이자 엔진 및 음향 전문 기업인 야마하, 가와이악기제작소 창업자들을 배출한 곳이다. 인구 77만5000명 남짓의 이 도시엔 그 밖에도 장인정신 충만한 세계적 강소기업들이 있다.
야마하 피아노의 발상지라는 인연으로 하마마츠에서 1991년 이래 3년마다 국제피아노콩쿠르가 열린다. 그동안 6명의 한국인 입상자 가운데 2009년 역대 최연소(15세)로 우승한 조성진이 있다. 그가 이후 차이콥스키·쇼팽 콩쿠르 각각 3위·1위에 빛나면서 하마마츠 콩쿠르의 위상도 더 높아졌다.
1887년 유럽산 리드오르간 수리를 시작한 야마하 도라쿠스(1851~1916)는 풍금제조소·악기제조소를 거쳐 1900년 피아노 제작에 성공했다. 차차 거의 모든 악기를 만들어 냈고, 그중 피아노는 지난 반세기 넘게 판매·매출 전 세계 1위, 특히 최고급 모델은 스타인웨이·뵈젠도르퍼와 함께 세계 3대 명품이다. 전설적 영국 록밴드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1975년 자신만의 악기를 찾겠다며 약 6개월간 조사해 구입한 게 야마하 그랜드피아노(G-2베이비)로 작년 경매에서 174만2000파운드(약 30억 원)에 팔렸다.
보다 아름다운 피아노 음을 추구하던 야마하는 1930년 세계 최초 음원연구소를 설립했다. 전자악기의 시대가 오자 전자악기뿐 아니라 그 성능을 제대로 구현할 앰프·믹서 등을 만들게 됐으며 이렇게 만든 음악을 하이파이로 즐기기 위해 스피커·이어폰 등을 내놓는다. 디지털화 흐름에 맞춰 반도체 제작 및 사운드 카드·미디 장치·디지털 앰프 등이 만들어졌고 디지털 보컬(보컬로이드)도 개발된다.
야마하는 피아노 제조의 기반인 목공 기술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항공기 프로펠러 제작에 동원됐다. 그런데 여기서 배운 엔진 기술이 오토바이·보트·골프카트·제설기까지 만드는 야마하발동기와 선박 제조로 이어진다. 항공기 프로펠러가 금속으로 바뀌면서 금속 처리술을 배울 수 있어 그 노하우를 관악기 제작에 살렸다. 초보자부터 세계적 관현악단 주자들에게 애용되는 모델 등 제품 폭이 넓다.
정교한 악기 소리를 위한 반무향실(半無響室) 덕분에 야마하 골프채도 나왔다. 악기제조팀이 드라이버 헤드에 레이저를 쏘고 음향 측정 장비로 타구음을 분석한다고 한다. 야마하 ‘엘렉톤’은 오르간 제작 경험과 음원 기술의 결정체다. 큰 풍금처럼 생긴 엘렉톤이 오케스트라를 대체한다. 뮤지컬 공연 시 지휘자 한 명이 엘렉톤만으로 오케스트라 반주를 하며 무대를 이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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