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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개헌의 늪에 빠져선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 등 좌파 정당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보다 더 집요하게 노리는 것이 바로 헌법개정이다. 민주당에선 이미 2018년 2월 개정안을 만들어 헌법개정을 추진하다가 무산된 바 있다. 이들은 이제 2024년 4월 총선을 통해 입법부를 장악하자 이 호기를 이용해 국민의힘의 이탈자를 유도하면 헌법을 개정할 수 있다는 희망에 들떠 있다.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의 고민은 어떻게 국민의힘을 헌법개정 협상에 나서도록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스스로 협상에 나서 준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고, 일부라도 동조자가 생기면 가능하다고 보는 듯하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사이가 소원해진 틈을 이용해 헌법개정 협상에 나서도록 유인하고 있다.
얼떨결에 국민의 손으로 창출한 문재인 종북 정권
민주당 등 좌파를 중심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 투쟁이 일어난 것은 2016년 10월24일 JTBC의 최순실 보도 이후였다. 그 사건이 일어나기 한 달 전인 9월에 만든 전국노동자정치협회라는 단체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 제안한 문건을 입수했다. 그 문건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전국 투쟁체 건설에 논의를 집중해야 한다. ‘대선이 끝나면 박근혜가 제 발로 물러나는데 퇴진 투쟁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의회주의적 인식(자유민주주의적 인식)의 산물이다. (중간에 퇴진시켜야 하는 이유는) 박근혜가 안정적으로 임기를 마치고 권력 연장을 도모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좌파의 전반적인 주장이고 분위기였다. 그런 가운데 10월 말부터 집중적으로 공세를 취해 결국 박근혜 대통령을 퇴진시키고 얼떨결에 치른 대선에서 문재인 종북 정권을 창출한 것이다.
이번에 쓸 방법은 헌법개정 통한 조기 퇴진
마찬가지로 윤석열 대통령 또한 3년 뒤면 안정적으로 퇴임하게 된다. 그런데 그럴 경우 우파 정권이 재집권할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반드시 중간에 퇴진시켜야 한다는 게 좌파의 입장인 것이다. 대통령을 임기 도중에 퇴진시키는 방법 중 헌법재판소를 통한 탄핵 방법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 때 써먹은 방법이어서 국민의 저항을 유발할 우려가 크고, 헌법재판소 3분의 2 통과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좌파에선 다른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헌법개정이다. 이것은 대통령을 합법적으로 퇴진시키고 체제까지 단숨에 바꿀 수 있는 일거양득의 방법인 것이다. 또한 잘만 하면 국민의힘의 헌법개정 여망을 활용할 수 있는 묘수이기도 한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의 헌법개정 주장
이미 국민의힘 내에서도 헌법개정 필요성에 대한 주장들이 있었다. 과거부터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4년 중임제 개헌 논의에 대한 공감대도 있었고, 내각책임제를 주장하는 자들도 있었다. 더욱이 제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를 찾아가 스스로 5·18을 헌법전문에 수록하겠다고 공언했고, 국민의힘에서도 이를 공론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국민의힘은 아둔하다 싶을 정도로 순진하다. 국민의힘에서는 헌법개정을 한다 해도 대통령 중임제 등 일부 조항을 바꾸는 것 정도려니 생각하겠지만 일단 협상에 들어가면 더불어민주당·진보당·조국혁신당 등 종북좌파 세력의 페이스에 말려들 것이다. 결국 국민의힘으로서는 결코 감당하지 못할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좌파는 이미 오래전부터 1987년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헌법을 바꿔야 한다는 견고한 입장을 꾸준히 밝혀 왔다. 백낙청 교수가 쓴 ‘2013년 체제 만들기’에도 그런 주장이 실려 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1987년 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혹시라도 이번에 헌법개정이 되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대한민국 헌법이 인민민주주의 체제의 헌법으로 바뀌고 말 것이다.
좌파의 연대·연합 전술에 주목하자
국민의힘은 여타 우파 정당들과 연대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좌파 정당들은 무수히 많은 좌파 조직·정당을 연대·연합하는 전략으로 하나의 커다란 그물망을 만들어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정당은 달라도 원팀이 된 것이다. 적(敵)은 ‘윤석열 정권’ 하나였고, 총선 프레임도 ‘윤석열 정권 심판’이었다.
이러한 연대·연합 전술은 어떤 효과를 거두었을까. 공천 과정에서 무자비하게 배제당해 튕겨 나간 민주당 탈당 세력이 야권 그룹에서 이탈하지 못하게 묶어 두는 효과를 거두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선 무모하리만치 대놓고 이재명 세력 일색으로 공천을 진행했다. 그러자 친문 세력 등 비명계가 불만을 품고 반발해 탈당 러시가 일어났다. 하지만 탈당한 세력은 멀리 가지 못했다. 국민의힘 쪽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중간에서 이들을 흡수하는 조국혁신당, 이낙연의 새로운미래 등 좌파 정당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좌파의 연대·연합 전선은 다양한 진지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윤석열 정권을 공격함으로써 타격의 효과성을 높이는 역할도 했다.
우파 정당은 연합해야 한다
한편 우파 진영은 어땠는가. 우파 정당 간 연대·연합을 하지 않고 각개전투를 했다. 그래서 서로 간 총질로 손상을 입었고, 연대·연합 전술을 펴지 않는 바람에 유권자들이 틈새로 빠져나가는 현상도 발생했다.
앞으로 우파는 정당 간에 어떤 형태로든 연대·연합 전술을 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파 정당 간 신뢰가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는 동지라는 동질감을 공유해야 한다. 자기 정당에 대한 과도한 자부심·편협한 생각들을 내려놓는 연습부터 해야 할 것 같다. 사심이 연대·연합을 파괴할 수 있다.
우파 정당, 우파 시민단체들과 연합전선 절실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렵에 있었던 일이다. 우파 정당 핵심 간부와의 식사 자리에서 “대통령 탄핵 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우파 세력과 연대해야 한다. 정당과 우파 단체는 동반자이고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고 충언을 했다가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라고 역공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국회의원들 머릿 속에는 시민단체가 정당의 동반자라는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좌파 정당은 좌파 단체 등과 연합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또다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위한 공세를 취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또다시 자당 대통령이 중도에 퇴진당하는 수모를 겪지 않으려면 우파 단체들과 긴밀히 연대해야 한다.
지금은 전시 상황, 의병도 민병대도 필요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평시가 아니고 내전이 일어난 전시 상황이다. 전쟁이 일어났는데 정규군이 부족하면 의병·민병대와 연대해서 행동을 전개해야 한다. 정보나 무기도 주고 작전회의도 하는 등 의병·민병대의 전투력도 강화시켜야 한다. 6·25전쟁 때 국군은 학도병·켈로(KLO)부대(6·25전쟁 당시 미 극동군 사령부가 북한 지역 출신으로 조직한 첩보 부대·일명 ‘서북청년단’) 등을 훈련시키고 합동작전에 활용하지 않았는가.
그동안 좌파 정부·좌파 정당은 좌파 시민단체 등과 긴밀히 연대하며 반정부 촛불시위 등 합동작전을 전개해 왔다. 2024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촛불 광장세력에게 국회의원 비례대표 공천까지 주며 윤석열 퇴진 투쟁의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제 우파도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다. 총집결해 전투에 임해야 한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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