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닥터나우 방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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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8 00:02:30

혁신은 우리 사회를 더욱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중요한 동력이다. 특히 의료 서비스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접근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다.

‘닥터나우’와 같은 비대면 진료 서비스는 기존 의료 시스템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보완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성장했다. 그러나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비대면 진료의 규제엔 구멍이 있었고 닥터나우는 법을 피해 가는 방식의 우회적 편법을 이용해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비대면 진료를 받고도 열린 약국을 알 수 없어 약을 받지 못하는 부분, 혹은 처방 약이나 대체약이 없어 약을 받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정공법이 아닌 편법을 동원해 어떻게든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닥터나우는 환자의 조제 불편을 해소해 비대면 진료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걸 핑계로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플랫폼과 도매상·제약회사·약국을 꽁꽁 묶으려는 속내가 숨어 있다. 실제로 닥터나우가 설립한 비진약품의 셀트리온 패키지를 구입한 약국에 조제 확실을 붙여 주고 비대면 처방을 몰아 주는 일종의 담합을 보여주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김윤 더불어민주당의 의원은 닥터나우 방지법을 발의했다. 비대면 진료 현장이 플랫폼사의 사익을 추구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닥터나우는 반발에 나섰다. 국민 누구나 비대면 진료를 받고 처방 약을 수령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이자 진료부터 약 수령까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모든 과정에서 환자가 완성된 의료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뿐이라는 것이다. 환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닥터나우의 주장이다.

특히 닥터나우는 지속적인 보완과 우려 점에 대한 수용 의지를 표했으나 개선과 보완의 기회 없이 닥터나우 방지법이 발의돼 유감스럽다고 전하기도 했다. 불공정거래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정책 당국의 판단이 있었음에도 우려를 해소하고자 적극 소통했으나 개선과 보완의 기회가 전무했다는 것이 닥터나우의 주장이다.

닥터나우의 주장이 사실일까. 닥터나우는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비대면 진료 관련 제도와 세부안 등에 따라 보완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도가 만들어질 때마다 우회하는 방식으로 법 테두리 교묘히 넘나들며 기만하듯 편법을 써 온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비대면 진료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 공정한 논의와 개선의 기회를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규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닥터나우와 같은 플랫폼은 단순히 사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공익 또한 지향해야 한다.

정부와 정책 입안자는 혁신을 규제라는 이름으로 억제하기보다 제도적 틀을 마련해 플랫폼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닥터나우와 같은 기업 또한 지속적인 개선과 자율 규제를 통해 국민과 의료계의 신뢰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