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업 54% “경쟁국보다 규제 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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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첨단전략산업 규제체감도 조사’… 바이오 업종 규제 체감 높아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25 12:00:00

첨단 산업의 패권 경쟁이 날로 심화하는 가운데 국내 첨단산업기업 절반 이상이 우리나라 첨단산업 규제 수준이 경쟁국보다 과도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25일 바이오·배터리·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 기업 433개사를 대상으로 ‘첨단전략산업 규제체감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 첨단산업 규제 수준이 경쟁국보다 과도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기업은 53.7%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23.7%·과도하지 않다는 응답은 22.6%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보면 경쟁국보다 규제가 강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2차전지 업종이 58.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바이오 56.4%·반도체54.9%·디스플레이 45.5% 등 순으로 집계됐다.

규제를 이행하는 데 따른 부담 여부에 대해서는 첨단산업 기업 72.9%가 부담이 된다고 응답했다. 규제 이행이 수월하다는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바이오 분야 기업이 83.6%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규제 이행을 어렵게 하는 이유로 ‘규제가 너무 많아서’(32.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준수해야 할 규제 기준이 높아서(23.1%) △자료제출 부담이 과도해서(21.8%) △교육 등 의무사항이 과도해서(11.1%) 등 순으로 응답했다.

향후 규제 환경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다. 전년 대비 규제환경이 개선됐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 42.7%는 아니라고 답했다. ‘보통’ 응답은 42.7%였고, 개선됐다는 응답에는 14.6%에 불과했다. 향후 개선 여부와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응답이 46.5%, 긍정적인 응답이 17.2%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향후 첨단산업 규제개선에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분야로 기술(29.6%)·인력(17.8%)·금융(14.7%)·환경(12.6%) 등의 순으로 답했다. 가장 많은 기업이 중점 규제개선 분야로 꼽은 R&D·인증·검사 등과 관련된 이른바 ‘기술규제’의 경우 바이오 기업에서 가장 개선 요구가 높았다. 바이오 기업의 43.6%는 R&D·인증·검사 등 기술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두 번째로 규제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꼽힌 ‘인력규제’의 경우, 첨단전략산업 특성상 숙련된 전문인력 확보가 필수적임에도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때문에 현실적 제약이 많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금융규제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할 규제개선 분야로 지목됐다. R&D 단계에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재원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첨단전략산업 기업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앞으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규제 개선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첨단전략산업은 국가 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분야인 만큼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첨단전략산업기금법’ ‘반도체특별법’ ‘조세특례제한법’ 등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지원 법안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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