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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을 임명한 최상목 대통령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야 모두로부터 난타 당했다. 여당은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놨고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야당은 야당대로 선별 임명은 위헌이라고 비난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하례회 뒤 기자들과 만나 헌법재판관 2명 임명에 대해 “책임과 평가가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행정부가 어려운 만큼 여당으로서 국정 안정에 최우선을 둘 것인데 어제 헌법재판관 임명은 유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우리 헌법은 중요 사안에 대해 국무회의 심의권을 보장한다”며 “국무회의에서 충분히 논의한 다음 결정했으면 헌법 원칙에 부합할 텐데 그런 과정을 생략하고 본인 의사를 발표한 건 독단적 결정이 아니었나”고 비판했다.
최 대행은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정계선·조한창 후보자를 임명하고 마은혁 후보자 임명은 보류했다. 같은 달 9일 우원식 국회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정계선·마은혁,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한창을 후보자로 선출하는 안건을 제안했다.
이들 세 명은 26일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선출됐다. 이에 최 대행은 정계선·조한창 후보자는 여야가 합의한 반면 마은혁 후보자는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정치권에 의하면 일부 국무위원과 국무회의 참석자들은 최 대행의 정계선·조한창 후보자 임명 발표를 두고 사전에 합의되지 않았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들은 “왜 아무 상의 없이 이런 결정을 내리나” “대통령 탄핵 소추를 한 국회가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게 공정하나”라는 취지로 항의했다고 한다.
한 국무위원은 “여야가 정말로 헌법재판관 임명을 합의했나”며 따졌다고 한다. 최 대행은 권한대행으로서 월권한 측면을 인정하면서 사퇴를 각오 중이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및 성태윤 정책실장·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수석비서관 전원은 1일 최 대행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최 대행에게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말 것을 건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 대행이 어제 권한 범위를 넘어선 헌법재판관 임명을 추진했다”며 “민감한 정치적 가치 판단을 권한대행의 대행이 너무 일방적으로 내림으로써 정치적 갈등을 오히려 심화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정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최 대행에게 날을 세웠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재판관은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대통령 몫이 3인·대법원장 몫이 3인·국회 몫이 3인”이라며 “국회 몫 3인을 선별해서 임명하는 것 자체가 삼권분립에 대한 몰이해이고 위헌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또 “(여야 간에) 무슨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겠나”며 마은혁 후보자 임명을 요구했다. 마 후보자 임명을 반대 중인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지금으로선 (민주당과 협의할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최 대행은 31일 국무회의에서 내란·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최 대행은 두 특검법에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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