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경상수지 93억 달러 흑자… 수출 증가세는 둔화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금융일반

수출 1% 증가에도 수입 4% 감소하며 상품수지 97.5억 달러 흑자
11월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서비스수지 20.9억 달러로 적자 확대
트럼프 리스크는 부담… “멕시코·캐나다 진출 기업 악영향 불가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8 14:09:13

▲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1월 경상수지(수출+수입)는 93억 달러(약 13조5300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작년 12월3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수출 증가세가 다소 꺾였음에도 원자재 등 수입이 4% 이상 감소하면서다. 특히 석유제품·승용차 등 비 정보기술(IT) 수출이 부진했다. 여행 등 서비스수지도 적자 폭이 커졌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달 중순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보편관세를 시행할 경우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4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작년 11월 경상수지는 93억 달러(약 13조5300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작년 4월 외국인 배당 증가 등으로 2억9000만 달러 적자를 낸 뒤 5월(89억2000만 달러)·6월(125억6000만 달러)·7월(89억7000만 달러)·8월(65억2000만 달러)·9월(109억4000만 달러)·10월(97억8000만 달러) 등 7개월 연속 흑자 흐름이다.

흑자 규모도 커졌다. 작년 10월(97억8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약 5억 달러 감소했지만 1년 전인 2023년 11월(38억9000만 달러) 대비로는 55억 달러 가까이 증가했다. 1~11월 누적 경상수지는 835억4000만 달러 흑자로 2023년 같은 기간(280억7000만 달러)보다 554억70000만 달러 컸다. 12월 집계가 남은 상황에서 한은의 연간 전망치(9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상품수지가 흑자를 주도했다. 11월 상품수지는 97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작년 4월부터 2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흑자 규모도 10월(81억2000만 달러)보다 16억 달러 이상 커졌다.

수출(571억 달러)은 1년 전보다 1.2% 증가했다. 14개월 연속 증가세다. 다만 증가율은 10월(4.0%) 및 2023년 11월(6.7%) 대비 내려갔다. 품목별로 보면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29.8%)·정보통신기기(8.5%)·철강제품(0.8%)은 수출이 증가했지만 석유제품(-18.6%)·승용차(-14.1%)·기계류 및 정밀기기(-12.5%) 품목은 뒷걸음질했다. 지역별로는 중남미(20.2%)·중동(17.6%)·동남아(9.1%)를 상대로 수출 호조를 보였고 미국(-5.2%)·일본(-2.4%)·중국(-0.7%)에서는 부진했다.

수입(473억5000만 달러)은 4.4% 감소하며 흑자에 힘을 보탰다. 통관 기준으로 석유제품(-19.4%)·화학공업제품(-17.2%)·원유(-16.8%)·석탄(-12.5%) 등 원자재 수입이 10.2% 감소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승용차(-30.9%)·가전제품(-12%)·곡물(-10.2%) 등 소비재 수입도 6.3% 줄었다. 반대로 반도체 제조장비(77.4%)·반도체(24.5%) 등 자본재 수입은 11.3% 증가했다.

11월 서비스수지는 20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10월(-17억3000만 달러)과 비교해 적자 폭이 한 달 만에 커졌다. 이 가운데 여행수지 적자 폭은 –7억6000만 달러로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한은은 “중국 국경절 연휴 효과 소멸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9억4000만 달러로 10월(34억5000만 달러)보다 감소했다. 분기 배당 지급 등의 영향으로 배당소득 수지(6억 달러)가 한 달 새 18억9000만 달러 빠져나간 것이 컸다. 이전소득수지도 3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한 달 전(-5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연간 전망치 달성 예상되나 트럼프 리스크는 우려

한은은 12월 경상수지도 흑자 폭을 확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전망치인 900억 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란 입장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한은에서 열린 11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에서 12월 국제수지 전망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퉁관 기준 무역 수치를 봐도 11월보다 12월 흑자 폭이 늘어나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상당 폭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기초로 판단하면 조사국의 전망치인 9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행수지는 12월의 경우 연말 요인이 있고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적자 폭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정국 불안이라는 부분이 입국 또는 출국을 위축시킬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연말과 겨울방학 영향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경상수지 위험 요인으로는 캐나다·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생산 감소에 따른 본원소득수지 감소·중간재를 수출하는 국내기업의 수출 감소 등을 들었다.

송재창 부장은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멕시코·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얘기했는데 현재 거기에 진출한 기업들의 생산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에 따라 해당 기업으로부터 들어오는 배당 등 본원소득수지가 감소할 수 있다”며 “멕시코와 캐나다로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내기업들의 수출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관세를 어떻게 부과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 송 부장은 “대중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면서도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옛날에는 보완 관계였지만 현재는 경쟁 관계로 전화되는 모습도 있어 우리가 반사효과를 받을 수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고 글로벌 무역 갈등이 격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무역정책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 같다”며 “실제 정책의 시기와 강도·주변국 대응·정책 변화를 면밀하게 지켜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시대의 금기를 깨는 정론지 스카이데일리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초대, 할인 혜택 등을 드립니다.

매월 5만 원 이상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 신문과
스카이데일리가 발행하는 최신 단행본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