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정신질환 교직원 근본적인 해결책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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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희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24 00:02:30

학생의 안전이 보장돼야 할 학교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그것도 마땅히 보호의 책무를 다해야 할 교사에 의해서.

사실 이번 대전에서 발생한 참사 말고도 우리는 뉴스를 통해 어리고 약한 대상이 유린당하는 경우를 종종 봐 왔다. 예컨대 어린이집이나 보호시설에 맡겨진 아이가 보육교사에 의해 신체적·정신적 학대를 당하는 것을 시설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나 당사자 또는 목격자의 증언으로 뒤늦게 알게 되면서 함께 분통해 한 적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기자는 그때마다 생각했다. ‘저런 사람은 저런 직업을 가지면 안 돼. 자기통제 불가능한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 영향을 미칠 게 뻔한 일을 하게 두면 안 되지.’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타고나기를 사이코패스 혹은 소시오패스여서, 아니면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 때문에? 애당초 사회 구조를 뜯어고쳐야 했을 문제였나.

삶이 힘겨울수록 사람이 수단이 되고 그 값어치 역시 가볍게 매겨지는 슬프고 아픈 현실을 점점 더 자주 접하게 되는 것 같다.

어떤 직업군이든 그 자격을 논하는 상대도 완벽할 수 없는 사람인지라 누구도 쉽게 다뤄서는 안 되지만 이번을 계기로 우리 스스로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논의해야 할 의제(agenda)라는 생각이 든다.

특정 장소, 특정인에게 일어난 일로 여기기엔 손볼 것이 많아 보인다.

최근 서울시의회에선 교원의 정신건강 관리 체계의 허술함과 함께 교권 추락 등 교육 현장의 총체적 위기에 관한 지적이 나왔다.

홍국표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은 “이번 사건을 개인의 우울증이나 일탈로만 볼 경우 본질적 문제를 놓칠 수 있다”며 교육 현장 전반의 제도 개선을 거론했다.

그는 “최근 5년간 한 번도 열리지 않은 질환교원심의위원회와 이상행동에 대한 뒤늦은 대처 등 교원의 정신건강 관리 체계가 매우 허술하다”면서 동시에 “사소한 문제마저 교사의 책임으로 돌리는 환경과 교권 보호보다 민원이 우선시되는 분위기 속에서 교사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교직원의 정신질환 진단이 2020년 4819명에서 2023년 9468명으로 3년 새 두 배가량 증가했으며, 초등학교 교직원의 경우 100명당 37.2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서도 경력 5년 미만 교사의 59.1%가 이탈 의향을 보였고, 여교사의 58.5%가 정년까지 재직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해결 방안으로 교원의 질병 휴·복직에 대한 심사 제도의 전면적인 개선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학교장의 문제 교원 보고 부담을 경감할 방안을 마련하고, 질환교원심의위원회 운영 시스템을 간소화하며, 직권 휴·면직 근거를 규칙이 아닌 조례 등 명확한 법적 근거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교권 보호를 위해 과도한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방안과 교육지원청별 심리상담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교원 심리 지원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비단 학교만의 일이 아니다. 요양·보호시설이나 기관의 이용자와 종사자 간 또는 그 이상의 어느 사회나 약자와 강자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문제가 생기면 조속한 조치에 이어 재발 방지 대책을 꾸리고 행하는 것 또한 당연지사.

그렇다고 모두를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보는 시각이야말로 위험할 수 있다.

우선 건강한 자아를 가지고 상대에게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신념과 함께 성찰의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서로 존중과 신뢰로 책임을 부여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수희 js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