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령문’ 드러낸 9차 尹변론기일 “헌재 기각에 검증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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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尹 9차 변론기일서 ‘청주 간첩단 사건’ 판결 ‘北지령’
尹측 ‘北해커 김수키’ 검증하자 요청했으나 “헌재 기각”
대북송금 유죄 판결 근거로 간첩죄 고소해도 ‘각하’ 판결 사법부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9 12:58:18

▲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9차 변론기일은 양측 변호인단의 서면 증거·주장이 정리됐다.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의 명분은 ‘종중·종북·주사파 세력’에 대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 대한 심각한 주권 침탈 행위에 있음에 주목했다.

윤 대통령 측은 명백한 간첩 혐의가 있더라도 간첩죄로 고소 시에 사법부가 이를 각하하는 등 사회 곳곳에 암약하는 주권침탈 세력에 대한 법적 제재가 무력화된 실태 지적을 통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18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9차 변론이 18일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김계리 변호사는 국가안보 하이브리드전 서증 진술에 관련 민주노총 경기 중부지부 사무처장 국가보안법 위반 관련 판결문을 제안했다. 해당 판결문은 지난해 9월30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14년 형이 선고된 청주 간첩단 사건 판결문이다.

김 변호사는 여기에 담긴 ‘북한 지령문’ 전문을 읽어 내려가며 “윤석열에게 공격의 화살을 집중하여 국민의힘 것들을 궁지에 몰아넣으라는 지령을 내렸다”라고 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가 감당한 갈등이 모두 간첩에 의한 지령문에 담겨 있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북한 문화교류국은 이들(민주노총)에게 전국 지사를 만들게 하고 북한 지령을 받아 항쟁을 통한 남조선 혁명의 완수, 북한 주체사상에 따른 김정은의 유일한 영도 체계 수립을 목적으로 대한민국 전복을 위한 실행 방안을 모의하고, 국가 기밀의 수집 및 지령을 수수하고, 민주노총 장악을 통한 노동계 영향력을, 확대를 기도하고, 물리적 폭력적 수단을 동원한 반보수 반미 투쟁 조정 및 친북 여론전을 전개해 왔다”라고 밝혔다.

2019년 1월24일 북한에서 민주노총에 내린 지령은 다음과 같다. △기아차 화성공장과 광주 공장을 장악하라 △주요 통치 기관들과 화성 지역의 군 관련 실태를 장악하고 청와대를 비롯한 주요 통치 기관들에 대한 송전선망 체계 자료를 입수하라 △화성 평택 지역의 해군 제2함대 사령부·평택 화력 LNG 저장탱크 시설·평택 부두 배치도와 같은 자료를 수집하라 △청와대· 검찰·통일부 등 기관에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도록 인맥 관계를 두터이 하라는 것이다.

이 같은 지령문의 야권 결탁 의혹을 제기한 김 변호사는 “노무현·문재인 지지 세력이 집권 여당과 정부의 강경 대응·집단적 대응을 하는 경우, 이들과 연대하여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해산 관련 범국민적인 단체가 조직되면 적극 합세하여 박근혜 퇴진을 위한 촛불 투쟁 때와 같은 반보수 투쟁 역량을 확보하라는 지령도 내려졌다”라며 “현재 민중당이 차지하고 있는 울산 동구 지역구를 무조건 사수하는 데 조직적으로 지원하라는 지령을 내리기도 하였다”라고 했다.

시민단체도 예외가 없었다. 김 변호사는 “여성 노조 단체들을 내세워 자한당은 여성들을 아이를 낳는 도구로 여기는 여성 천시당·태생적 색광당·천하 저질 당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시켜 보수 패거리에 대한 혐오증·혐오감을 증대시키라는 지령을 내렸다”라고 했다. 그는 “공수처 설치와 선거법 개정을 반대하는 보수 패당(패거리)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폭발시키라, 검찰 개혁안의 국회 통과가 실현될 때까지 자유한국당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라는 지령을 내리기도 하였다”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북한 해킹 조직 김수키가 10년 동안 사이버 공격을 한 것을 검증하기 위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에 대한 인증등본 송부·촉탁 신청 및 외교부에 관련 문서 제출 명령 등을 신청하였으나 헌재에서는 모두 기각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19일 ‘이화영 대북 송금 사건 판결문’ 또한 반국가 단체인 북한에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의 자금이 흘러들어 갔고, 조선노동당에 지급되었다는 취지의 증거로 제출됐다. 다만 이 사건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간첩죄 고소 후 각하되었으며, 각하 이유가 “북한 김정은에게 건네주어 현재로서는 그 내용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재조명됐다.

우리 국가보안법은 ‘국가 전복을 목적으로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수행하는 경우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등을 규정해 놨음에도 법조계에서는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미온적 대처 덕분에 국가 안보를 심대하게 위협하는 간첩 사건들이 빗발쳐도 제대로 적극적 조처를 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법부와 헌법재판소 및 입법부 담당자들이 간첩활동을 묵인 혹은 방조할 경우 직무유기·직권남용·헌법 위바 및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한 국보법 위반자들에 대해 묵인 했을 경우 법적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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