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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벚꽃 산책 명소,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 옆 갤러리단정이 새봄을 맞아 류승옥(B.1971) 초대전 ‘준비운동1: Are You Ready?’를 개최한다.
모나미 볼펜을 이용한 자유로운 예술 세계로 독자적 미술 세계를 탐구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운동’을 구체적인 소통의 방식으로 제안한다.
현대사회의 불확실성을 밝고 명랑하게 해석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모두의 관심사인 ‘운동’이라는 주제로 세상과 소통한다.
이탈리아에서 유학하면서 유럽의 자유로운 미술 세계를 경험했던 류승옥 작가는 일찍부터 동시대를 살아가는 존재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야 하는지에 관해 관심을 가졌다.
그 대상은 불확실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물 간의 관계일 뿐 아니라 식물·사물·일상 도구로까지 그 범주가 다양하게 확장됐다.
독특한 점은 그 과정에서 표현된 이미지가 비구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의 풍경’ 혹은 내 모습과 다르지 않아 친숙하고 반갑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작품들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명랑하고 상냥해 보인다. 오렌지주스를 마시고 배낭여행을 떠나며 홀로 휴가를 보내는 작품 속 인물은 가까운 과거의 우리 모습이다. 이 작품에는 맛있게 먹고 재미있게 여행하고 휴식하고 싶은 현대인의 소박한 꿈이 담겨있다.
무거운 현실마저 단순화하고 가볍게 은유하는 작가의 생각은 간단한 체조 이미지에 투영되기도 한다. 무조건 앞으로 달리고 높이뛰기만을 강요받으며 스스로를 착취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애환을 가벼운 준비 운동과 동작으로 표현했다.
산책길 팔 벌려 뛰기나 높이 오르기 같은 반복을 통해 작가는 우리 모두가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
작가의 그림에는 스치듯 짧은 순간의 멈춤과 숨소리가 들릴 듯 좁은 공간을 살아가는 인물이 자주 등장한다. 최소화되고 절제된 시공간을 살아가는 인물들이지만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보인다. 어떤 대화를 나눌지 구체적인 내용은 관람객 스스로의 몫. 순수한 마음으로 오늘을 사는 현대인을 응원하는 작품 속 화자의 질문은 하나다.
“준비되었나요?”
이미지 너머 따듯한 메시지를 함축한 이 물음에 모든 관람객이 밝게 “네!’ 하고 신나게 화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생활은 너무 웃기고 너무 웃길 수 없다. 때때로 지나치게 눈물이 난다. 그러나 지나치게 웃음이 나는 일은 줄어든다. 극심하게 내려가는 감정을 미소로 끌어올리기는 어려운가? 왜? 있다. 대단히 안 웃기는 이야기로부터 함께 점점 더 공감하는 시간이 늘어간다. 너무 웃길 수 없는 생활을 웃기 위해 진심을 다해 유머를 가지려고 한다. 명확한 의미의 미소는 모르겠지만 준비운동을 한다. 팔 벌려 뛰기 15번! 어? 미소가 올라오고 뒤꿈치가 따뜻해진다.“ - 작가노트에서
전시는 9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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