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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불법체류자 문제 갈등, 법정 넘어 여론전 확산
보스버그 판사, 추방 정지 명령 무시에 법정모독 가능성 경고
백악관, 불법이민자 범죄 피해 유족 불러 정책 정당성 홍보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17 16:22:39
▲ 미국 워싱턴DC 지방법원의 연방 판사 제임스 보스버그.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임명됐으며 도널드 트럼프와 상반된 이념 지향의 소유자다. 보스버그 판사는 지난달 불법입국자 대량 추방 당시 자신의 '중지 명령' 불이행을 문제삼아 16일(현지시간) 정부를 향해 "법정모독 소지가 상당하다"고 경고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책임자 기소를 위해 별도 검사를 세울 가능성도 시사했다. AP·연합뉴스
▲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불법체류자 대규모 추방 논란을 둘러싼 여론전과 사법부·행정부 갈등이 가열되고 있다. 제임스 보스버그 판사의 경고가 나오던 날 백악관에선 브리핑 때 엘살바도르 출신 불법체류자에게 2023년 잔인하게 폭행·살해 당한 여성의 어머니를 불러 울분을 토하게 했다.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불법체류자 대규모 추방을 둘러싼 사법부·행정부 갈등이 심화되면서 여론전 역시 치열해지고 있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워싱턴 DC 연방지법의 제임스 보스버그(62) 판사는 16일(현지시간)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외국인을 엘살바도르 소재 수용 시설로 이송하는 절차의 중단 명령을 일부러 무시”한 것을 들어 “법정 모독으로 볼 상당한 근거가 있다”면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냈다. 이에 백악관은 불법입국자에 의한 범죄 피해자를 기자실로 초청해 피해사례를 부각하며 현 이민정책의 정당성을 홍보했다. 
 
이민·체류를 개인선택이나 인권 차원의 문제로만 보기엔 사회적 비용과 선주민들의 불편 정도가 한계를 넘어선 가운데 이를 국가주권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저항도 거세지만 대체로 학계·언론계·법조계 엘리트 중심이다. 이날 보스버그 판사는 명령서를 통해 행정부 차원에서 다음 주까지 위반 사항 수정 노력을 보이거나 법원명령을 이행하지 않기로 한 배경 정보를 제공하라며 연방 법무부가 이번 사안 관련해 당국자들을 법정모욕 혐의로 기소하지 않을 경우 별도의 검사를 임명할 수 있다고 짚었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이 엑스(X·옛 트위터) 글에서 보스버그 판사의 결정에 “즉시 항고” 의사를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리스트와 범죄자 불법이민자들이 더 이상 미국인과 미국인 공동체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100% 헌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문제 관련해 트럼프는 지난달 21일 트루스소셜 글로 “어떤 지방법원 판사도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맡을 수 없다. 범죄와 혼돈만 초래할 뿐”이라며 보스버그 판사를 겨냥한 바 있다.
 
그 1주일 전 ‘적성국국민법’(AEA) 적용의 베네수엘라 국적자 101명을 포함한 261명이 엘살바도르 수감 시설로 보내질 때 보스버그 판사는 저지하려 했다. 이들을 태운 엘살바도르행 항공기가 이미 이륙했더라도 회항시킬 것을 명했으나 이행되지 않았다. 트럼프는 민주당 소속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보스버그 판사를 비판하기 시작했고 “무명 판사이자 유명세를 추구하는 배우”라며 “대통령 권력을 뺏으려 최선을 다한다”는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급기야 트럼프의 ‘보스버그 판사 탄핵’ 언급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나서서 “부적절하다”고 말렸다. 안보 분야 고위 참모들의 채팅방에 언론인이 실수로 초대된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 관련해 민간 감시단체가 제기한 소송이 보스버그 판사에 배당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트럼프는 보스버그 판사가 자기와 엮인 사건을 네 번째 맡았다면서 “통계적으로 불가능한 일”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며 “공화당원 특히 ‘트럼프 공화당원’이 그가 맡은 재판에선 승소할 길이 없다”고 트루스소셜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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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백악관은 이날 예정에 없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의 언론 브리핑을 열었고 불법입국자 범죄 문제가 부각됐다. 이때 세 차례 추방됐다 돌아온 엘살바도르 출신 불법 입국자에 의해 2023년 잔인하게 강간·살해당한 레이첼 모린의 모친이 참석해 상세히 피해의 고통을 진술했다. 이 자리에서 레빗 대변인은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민주·메릴랜드)이 ‘실수 추방’으로 주장되는 엘살바도르 출신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29)를 만나고자 이날 현지 방문한 사실에 대해선 “끔찍한 일이며, 슬프다”고 논평했다. 
 
모린 사건과 무관한 가르시아가 동일 국적의 외국인이기도 해서 같은 문맥에서 입에 오르내린다. 인권침해 소지가 다분하나 사상 최고조의 미국 내 반(反)이민 정서는 이를 압도한다. 반트럼프 진영에선 그의 강경책이 국가를 헌정질서 위기로 몰아넣는다며 비난하지만 국경 및 이민 정책의 개선 필요성엔 국민적 공감대가 높다. 지난 대선국면에서도 확인된 셈이다. 가르시아 건으로 엘살바도르를 찾는 공화당 의원들조차 현 정부의 정책 방향성 자체엔 지지를 보낸다.
 
AP·AFP 통신은 밴 홀런 의원의 엘살바도르 기자회견 소식을 전했다. 가르시아 석방 요구가 거부당했으며 면담과 전화 통화마저 허락되지 않았다고 한다. 밴 홀런 의원은 펠릭스 울로아 엘살바도르 부통령을 만나 가르시아에게 추방 사유가 없다는 점을 알렸으나 소용없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가르시아 감금 비용을 엘살바도르 정부에 주고 있다는 게 답변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14일 엘살바도르의 자칭 “세상에서 가장 쿨한 독재자”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을 만나 추방된 불법체류자 수용에 감사를 표한 바 있다.
 
가르시아는 지난달 대량 추방 당한 이민자의 한 사람으로 엘살바도르 ‘테러범수용센터’에 수감된 상태다. 법원이 행정 오류를 지적했고 대법원도 이를 인정해 그의 미국 귀환을 지원하도록 정부에 지시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따르지 않았으며 엘살바도르 정부 또한 보조를 맞추고 있다. 14일 부켈레와 트럼프의 백악관 정상회담 때 배석한 본디 장관은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2019년 두 군데 법원에서 해당 이민자를 갱단 멤버이자 불법체류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법리적으로 그의 미국 송환 여부는 ‘엘살바도르 정부 선택 여부’가 됐으나 부켈레는 “테러리스트를 미국에 보낼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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