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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정부 인사 검증 시스템을 개선해 합리적 방안이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 보좌관 갑질 의혹으로 당 안팎에서는 물론, 여론의 질타를 받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자진 사퇴했다.
그간 대통령실은 현역의원 감싸기라는 비판 속에서도 강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기 위한 수순을 밟아 왔다. 20일 이 대통령은 논문 표절 의혹으로 연구 윤리성에 비판을 받던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면서도, 강 후보자에 대한 지명은 유지했다. 게다가 이틀 뒤인 22일에는 단 사흘의 기한만을 설정해 국회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송부 요청까지 했던 터다. 사실상 이르면 25일 강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로도 강 후보자가 문재인정부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폭로가 뒤따르는 등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스스로 물러나기에 이르렀다.
강선우 후보의 경우 최초의 현역의원 낙마 사례로서 당정 일체 기조가 흔들릴 수 있고, 향후 인선 과정에서 인재풀이 좁아질 가능성은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급하게 출범한 정부의 물리적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인사 검증 시스템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앞서 강준욱 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난 지 이틀 만에 사퇴했다.
최근에는 최동석 신임 인사혁신처장이 과거 “문재인(전 대통령)이 오늘날 우리 국민이 겪는 모든 고통의 근원”이라고 언급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부동산 차명 보유와 차명 대출 논란이 불거진 오광수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의 사퇴는 이 정부 첫 고위직 낙마 사례다.
물론 인사 낙마는 역대 정부에서 빈번히 일어났다는 점에서 의외의 일은 아니다. 다만 공직에 오른 인사가 개인 문제로 잇달아 낙마하면서 ‘인사 참사’ 문제로 확대되어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점은 문제다. 무엇보다 민심에 민감한 부동산 투기와 막말, 공감 능력 결여 등 개인의 일탈 문제는 정부의 도덕성이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차제에 인사 검증 절차를 꼼꼼히, 그리고 엄밀히 진행하고 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찾기 위해 좀 더 살펴볼 부분이 있을 것이다.
어수선한 내각을 빨리 안정시키고 개혁 과제와 공약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발판을 마련하는 게 현 정부에 주어진 시급한 과제다. 인사 관련 잡음이 계속 이어지면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저하되고, 대통령의 리더십에 상처를 낼 수 있다. 더구나 최근 벌어진 일부 논란은 국민의 마음을 멀어지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민주 진영 내부의 갈등으로 이어질 불씨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는 현 정부 인사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서 대통령실 차원의 제도 보완이 요청되는 대목이다.
공직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첨부되는 서류의 범위를 확대하고 대국민 공개 필요성, 반복되는 인사 검증 실패의 근본 원인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 그리고 국민추천제를 통해 접수된 인사 등용 시스템의 실질적 작동 여부 등에 관한 의견을 수렴해 이재명정부의 투명하고 합리적인 인사 검증 시스템 확립에 나서야 할 것이다.
지도력 발휘의 첫 출발은 사람 쓰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다. 마땅히 전문성과 도덕성, 비전을 갖춘 인물을 골라 쓰고 선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인재풀을 넓혀야 한다. 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정보망 내 인재 중 여당에 반대한 사람이라는 이유, 선거 기간에 반대편에 서 있었던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할 경우 인재풀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국가를 위해 헌신할 능력과 덕성을 갖춘 현자(賢者)를 널리 구해 발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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