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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에너지 드링크 시장에서 외국계 브랜드가 밀리고 있다. 피로 회복을 의약외품으로 해결하는 한국 특유의 소비문화와 약국 유통망을 중심으로 한 제약사 브랜드가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28일 식품·제약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광동제약 등도 저칼로리·무카페인 등 건강 기능성을 내세운 신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점차 ‘제약사 중심 음료 시장’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에너지 드링크의 원조로 불리는 레드불은 2011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편의점에서는 몬스터에 밀려 고전 중이다. 같은 미국계 브랜드임에도 세계 1위 에너지 드링크인 레드불은 한국에서만큼은 후순위에 머물고 있다.
몬스터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지만 한국에서는 종종 국산 브랜드로 오해받는다. 유통을 맡고있는 LG생활건강의 상호가 제품 포장 뒷면에 명시돼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국내 기업 제품으로 착각하기 쉬운 구조다.
실제로 기자가 편의점에서 소비자 1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7명이 몬스터를 국내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었다.
몬스터는 현재 시장 점유율 약 50%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롯데칠성의 ‘핫식스’가 약 40%로 2위다. 대용량·강한 탄산 높은 카페인 함량을 무기로 MZ세대 중심의 편의점 음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반면 약국에서는 ‘자극’보다 ‘회복’이 중심이다. 제약사들은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자극보다는몸을 회복시키는 기능에 초점을 맞춘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아제약의 ‘박카스D’는 타우린 2000mg과 카페인 30mg 등 안정적인 성분 조합으로 의약외품 중 약국 1위를 지속 유지하고 있다. 약국뿐 아니라 편의점 등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돼 접근성도 높다.
박카스는 안정적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국내 소비자층을 폭넓게 확보 중이다. 국내 2600억 원대 해외 800억 원대 매출 구조로 다채널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광동제약의 ‘파워샷’은 천연 과라나 유래 카페인과 비타민 B군을 함유해 기능성 드링크로 분류된다. 비타500은 광동제약의 식음료 핵심 제품으로 전체 매출 비중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2023년 기준 1000억 원 초중반 매출을 기록하며 회사 내 중요한 현금 흐름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의 ‘스파클링 프리미엄 레시피’는 탄산 저칼로리 음료로 출시 3개월 만에 140만 캔이 팔리며 급부상 중이다.
고카페인 자극형 음료는 1020대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이며 편의점·대형마트 등에서 유통된다. 반면 제약사 음료는 3040대 직장인이나 수험생 등 기능성과 안정감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약국과 자사몰 위주로 유통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는 단순히 에너지를 보충하는 자극보다 피로 회복이나 건강 기능 같은 느껴지는 효과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외국계 브랜드들이 이런 국내 소비 성향과 유통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도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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