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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달간 공공장소 폭발물·테러 위협과 같은 허위 신고가 잇따르며 경찰 대응이 비상 체제로 전환됐다. 하루 평균 14건에 달하는 거짓 신고가 접수되면서 공권력 낭비와 치안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APEC 정상회의를 두 달 앞두고 안전 확보를 위한 경호 준비도 강화되고 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7일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전국에서 접수된 거짓 신고는 1만7755건에 달했다. 2022년 4235건, 2023년 5155건, 2024년에는 5432건으로 증가했고, 올해도 7월 말까지 이미 2933건이 발생했다. 단순 계산으로 하루 평균 14건꼴이다.
최근 학교, 공공기관, 기업 시설 등에 폭발물 협박 팩스와 온라인 테러 예고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에만 일본 변호사를 사칭해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협박 팩스가 7건 접수됐고 언론 보도된 허위 테러 신고는 13건을 넘었다. 지난 26일에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KT 모든 지사를 폭파하겠다”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실제 상황에 준하는 대응이 이어지며 시민 불안과 경찰력 소모도 커졌다. 27일에는 서울 성동구와 종로구 중학교 3곳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협박 팩스가 접수돼 학생들이 긴급 대피했다. “이번에는 진짜 폭파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으나 특이사항은 없었다. 경찰은 위협 수위가 낮다고 보고 특공대 대신 인근 지구대 인력을 보내 순찰을 강화했다.
경찰은 이러한 허위 신고를 단순 장난으로 보지 않고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일본 변호사 사칭 건을 제외하면 대부분 피의자를 검거했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 중이고 공중협박죄를 적용해 집중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원의 처벌 수위는 낮다는 비판이 여전하다. 지난달 서울남부지법은 사제폭탄 테러를 협박한 남성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지만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행법상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폭발물 위협은 형법상 공중협박죄로 5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이다.
이에 따라 처벌 강화와 함께 해외처럼 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미국에서는 허위 폭탄 위협으로 고속도로가 폐쇄된 사건에서 가해자가 경찰력 투입 비용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2023년 제주공항 폭발물 협박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가 경찰관 수당 등 약 3200만 원을 청구했지만 제도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허위 테러 신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을 시사하면서 경호·방호 체계 강화를 불가피하다는 중론이 형성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부처 간 회의와 지자체 훈련을 병행하며 허위 협박에 엄정 대응하고 국제 행사의 안전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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