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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은 국내 보험산업의 변화와 함께 궤적을 걸어온 회사다. 1988년 SK생명으로 출범한 뒤, 2005년 미래에셋그룹에 편입되면서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사명 변경은 단순한 간판 교체가 아니라 자산운용 기반의 보험사로 도약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이후 미래에셋생명은 생명보험업계 전통의 보장성 보험에 투자와 연금상품을 접목해 차별화된 길을 걸어왔다. 고객 자산의 성장을 함께 이끄는 ‘투자형 보험사’라는 정체성이 자리잡은 것도 이 시기다.
변액보험 시장 독주
변액보험은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해 그 성과에 따라 수익과 보장이 달라지는 상품이다. 자산운용 역량이 곧 실적과 직결되므로 진입장벽이 높지만, 성공 시 장기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미리애셋생명은 그룹 차원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운용 노하우를 활용해 시장에서 일찌감치 입지를 넓혔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선도해 왔다. 2014년 업계 최초로 ‘변액보험 MVP 보고서’를 도입해 고객이 운용성과와 상품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으며, 최근에는 ‘2.0’ 개편을 통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디지털 보고서로 업그레이드 했다. 고객 친화적 정보제공 방식의 하나다.
업계 점유율 최상위도 놓치지 않았다.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은 2025년 1분기 기준, 초회보험료가 전년 동기 대비 140% 이상 증가하며 업계 점유율 27%를 차지했다. 업계 1위를 넘어 ‘독주체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안정적 수익을 위해 펀드를 다변화한 전략이 주효했다. 주식형, 채권형, 글로벌 분산형 등 다양한 옵션을 마련해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춤형 선택지를 제공한 결과, 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산운용 구조도 탄탄하다. 2024년 1분기 공시 기준 총자산수익률(ROA)은 0.5% 수준으로 양호한 수익성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운용 규모가 크다는 의미를 넘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아울러 지난해 6월 국내 신용평가기관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모두 ‘AA-(안정적)’ 등급을 부여받아, 안정적인 자본 구조 역시 입증됐다.
디지털 혁신과 서비스 다변화
보험업의 본질이 보장과 금융이라면,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업의 본업에 새로운 기술을 더해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최근 도입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은 고객 상담, 보험 유지율 관리, 손해율 예측 등 운영 전반에서 활용되고 있다.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해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고,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반도 다졌다.
상품 측면에서는 ‘M-케어 건강보험’, 치매 간병 특약, 암 치료 특화보험 등 보장성 라인업을 강화했다. 여기에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보험 가입을 넘어 건강관리까지 아우르는 ‘토털 케어 시스템’을 지향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보험금 지급 시점 이전으로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무대에서의 실험
국내 보험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미래에셋생명이 눈을 돌린 곳은 동남아시아다. 미래에셋생명은 2018년 베트남 법인 인수를 계기로 본격 진출한 이후 ‘흑자전환하는데 10년’이라는 업계의 공식을 깨고, 5년만인 2023년에 신계약 건수는 두 배 이상,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00% 넘게 달성했다. 특히 지급여력비율이 1000%를 넘는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현지 시장의 성장 잠재력, 금융소비자들의 젊은 연령 구조, 디지털 친화적 금융 환경이 맞물리면 장기적으로 그룹 전체의 글로벌 전략과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베트남 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등 인구와 소비여력이 큰 시장에서도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현지화된 상품 개발, 디지털 채널 확대, 계열사와의 협업 등을 통해 동남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보험 네트워크로 확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도전 과제와 향후 전략
하지만 긍정적인 지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며 수익성 악화 우려를 낳았다. 변액보험 중심 전략은 시장 상승기에는 강점이지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 투자자들의 배당 확대 및 자사주 소각 요구도 경영진이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사 이상의 보험사’를 지향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단순히 위험을 보장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자산 성장을 함께 도모하고, 건강한 삶을 관리하는 파트너로서 진화하는 모습이다. 향후 과제는 이 같은 비전과 실질적인 성과를 어떻게 균형 있게 이어갈지에 달려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1988년 SK생명으로 시작해 2005년 미래에셋생명으로 사명을 바꾼 뒤 20년 가까이,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업계의 판도를 새롭게 그려왔다.
변액보험 시장에서의 독보적 점유율, 디지털 혁신, 글로벌 시장 확장이라는 세 축은 미래에셋생명의 ‘성장 견인차’로 작용할 것이다. 동시에 ‘실적 둔화와 규제 리스크라는 현실적 과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미래에셋생명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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