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8º
습도 50%
강릉 29º
습도 50%
청주 29º
습도 60%
여수 25º
습도 95%
)
10월31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실크로드의 시작점이 경주까지 연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비단길이라고도 하는 실크로드는 기원전 8∼9세기 무렵부터 근대까지 중국 대륙과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지중해를 잇던 동서 교역망을 일컫는다. 이제까지는 실크로드의 동쪽 끝을 중국으로 보는 것이 통설이었다.
그러나 최근 동북아 학자들은 경주 고분 출토 유물에 고대 로마의 유리 공예품 등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들어 실크로드의 시작점이 경주여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는 신라시대 왕이나 귀족들이 당시 서양 국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외래 문물을 접했던 증거이기 때문이다.
일본 미술사학자 요시미즈 츠네오는 저서 ‘로마문화의 왕국, 신라’를 통해 로마제 유리 제품과 황금 보검이 경주에서 출토된 사례를 근거로 고대 로마와 신라의 교류가 활발했다고 주장한다.
학계에서는 로마에서 경주까지 육로로 6∼8개월이면 교역품 수송이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슬림 역사학자 마수디가 서기 10세기 무렵에 남긴 저서에는 “이라크인과 다른 외국인들이 신라를 조국으로 삼아 정착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비슷한 시기 페르시아의 이븐 루스타는 저서 ‘진귀품 목록’에서 “금이 풍부한 신라라는 나라가 있으며 그곳에 정착한 무슬림들은 그곳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신라 원성왕(재위 785∼798년) 무덤인 괘릉(掛陵) 묘역에는 눈이 움푹 들어가고 코가 크며 잘 다듬은 턱수염에 이슬람식 예배 모자를 쓴 무인 석상이 서 있다.
영락없는 서아시아 무슬림의 모습이다. 무슬림들이 이미 서기 8세기에 경주 등지에서 집단 거주했을 것으로 추정할 만한 근거가 된다.
중국 항저우 등에서 모여 살던 무슬림 상인들 상당수는 가까운 신라에 터를 잡고 살며 당나라와 활발한 무역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렇듯 이미 1000여 년 전부터 실크로드라는 세계 교류의 시발점이자 종착지 역할을 해 온 경주에서 APEC 행사가 열리는 것은 적잖은 의미가 있다.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 경주가 그 옛날 아랍과 중앙아시아, 중국과 이어지며 경제·문화 등 각종 교류의 시발 및 종착지 역할을 해 오던 것을 이번 행사를 통해 21세기에 재현하는 것이다.
러시아·중국·북한이 전에 없이 밀착해 미국 등 서방과 대치하는 양상이 노골화되고 있다. 불안한 정세 속에서 열리는 경주 APEC. 학계와 재계는 경주 APEC이 국제 질서에 새바람을 몰고 오길 기대하고 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