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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생활하는 청소년은 만 18세가 되면 보호시설을 떠나야 한다. 독립해야 한다는 뜻에서 ‘자립준비청년’으로 불리지만 부모나 후견인이 없는 경우가 많아 안정적인 주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은 자립준비청년의 주거 실태를 조사한 뒤 “LH 공공임대주택 내 자립준비청년 거주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토지주택연구원은 지난 11일 공개한 ‘자립준비청년 통합지원을 위한 LH 역할 확대 방안’ 보고서에서 “청년 공공복지 확대 필요성이 커지면서 특히 취약계층 청년에 대한 정책 고도화가 요구되고 있다”며 “LH가 자립준비청년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기존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고 통합적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자립준비청년은 2019년부터 해마다 2000명 안팎이었다. 토지주택연구원이 실태조사한 결과 자립준비청년 취업률은 52.4%였고 월 평균 소득은 165만 원 수준이었다. 자립수당으로 주거비를 마련하는 비율은 52.5%였고 근로소득을 모아서 임대료로 사용하는 비중은 65.5%였다. 삶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서 5.6점에 불과했고 자살을 고려한 경험이 있다는 비율도 46.5%로 높았다.
자립준비청년의 거주 형태는 보증금이 있는 월세가 19.9%, 친척집 거주가 6.9%, 일반 전세가 5.5%였다. 공공임대주택 거주 비율은 54.3%로 가장 높았다. 보증금 마련 방법으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주거지원이 35%로 가장 많았다. 근로소득이나 저축은 13.8%를 차지했다. 월세 마련은 근로소득·저축(44%), 주거급여(13%)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립준비청년의 69.5%는 1인 가구였으며 가장 필요로 하는 주거지원으로는 월세(주거비) 지원(40.2%), 전세자금 대출(15.3%), 공공임대 입주지원(8.6%) 등이 꼽혔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여름철 냉방을 하지 못한 비율이 16%, 겨울철 난방을 하지 못한 비율이 14.4%로 나타났다. 임대차 계약 갱신 시 보증금이 부족했던 경우는 13.4%였고 임대료 2개월 이상 연체는 10.4%였다. 공과금과 관리비를 3개월 이상 연체한 비율은 10.0%였다. 자립준비청년이 거주하는 주택의 주요 취약 요인은 위생 문제(악취·벌레 등 23.2%)와 구조물·방수·난방 문제(21.7%)였다.
LH는 2018년부터 자립준비청년에게 전세임대주택과 매입임대주택을 제공했다. 2020년부터는 국민·행복주택 등 건설임대주택도 제공했다. LH가 2019~2024년 아동보호시설을 떠난 자립준비청년에게 제공한 임대주택은 8031호였다. 1년간 1300명에게 주거시설을 공급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LH와 더불어 서울도시공사와 경기주택공사, 부산도시공사 등도 자립준비청년에게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있다.
LH는 자립준비청년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공급할 수 있는 특화 기준을 마련했다. 보호 종료 5년 이내 아동과 보호 연장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건설·매입임대는 시세의 40~80% 수준으로 공급된다. 임대 기간은 최소 6년에서 최대 30년까지 가능하다. 전세임대는 보증금 100만~200만 원과 임대료 1~2% 수준으로 최대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2025년 기준으로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는 최대 1억2000만 원과 광역시(세종시 포함)에는 9500만~1억5000만 원의 전세 지원금이 제공된다. LH는 지난 5월부터 1·2차 청약을 접수받았다. 현재 전세임대는 마감됐으며 매입·건설임대는 전국 단위로 수시 모집중이다. 2026~2027년에는 청약에 참여한 자립준비청년들의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도시공사는 다가구와 도시형생활주택(원룸형)을 시세의 30% 수준으로 자립준비청년에게 우선 공급했다. 2024년 공급 규모는 50호로 주택 면적은 25~48㎡다. 경기주택공사는 GH 공공임대주택 사업으로 8억3000만 원을 투입해 118호를 계획하고 올해 22호를 공급했다. 부산도시공사는 부산시와 함께 금정구 남산동에 ‘1인 가구 안전복합타운’을 조성해 자립준비청년에게 맞춤형 임대주택을 제공했다. 해당 주택은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기법을 적용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LH의 자립준비청년 전세임대 지원금은 임대보증금 개인부담금 100만 원이며 월 임대료 지원금은 별도다. 월 임대료는 22세 이하 무이자로 적용되고 전세임대주택 거주 5년 이내에는 임대료의 50%가 감면된다. 5년 이후에는 보증금 지원 규모에 따라 연 1.0~2.0%의 금리가 적용된다. 2024년 기준 공급 규모는 1070호이며 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아파트·주거용 오피스텔 등 전용면적 85㎡ 이하의 전세 또는 보증부월세 주택이 대상이다.
토지주택연구원은 자립준비청년 대상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며 공공 차원에서 최소한의 주거 기반이 보장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대 30년의 임대기간은 주거 안정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립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토지주택연구원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심층조사(FGI)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세임대 부문에서는 임대주택 지원 한도 확대, 보증금 반환 절차 안내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또한 임시 쉼터 거주 청년이 LH 주택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제도의 포용성과 형평성 확보가 요구됐다. 매입임대의 경우 전담기관 연결 부족으로 초기 자립 과정에서 청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건설임대는 일부 청년이 소득 기준으로 지원에서 제외돼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었다. 금융·생활비 관리와 주거청약 등 실생활 중심의 교육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토지주택연구원은 심층조사를 바탕으로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통합지원 방안의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전략을 도출했다. 그 결과 LH의 공공임대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증가하는 자립준비청년의 주거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제시됐다. 더불어 사회적으로 소외된 청년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사업을 통해 오프라인 접근성을 높이고 공평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지주택연구원은 “공공임대주택이 자립준비청년의 주거 안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LH의 공급역량과 다양한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해 주거 외 분야까지 포괄하는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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