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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 폐지로 면직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14일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정부에서는 비상식적인 것이 뉴 노멀(New Normal·새 기준)이 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 대상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는 “자동으로 면직되고 난 하루 뒤에 저를 수갑까지 채워 압송했다”며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대통령 한 사람에게 밉보이면 이렇게 되는 건가 싶었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경찰 수사가 정치적 의도를 띠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왕복 4시간이 걸리는 대전 유성경찰서 조사를 네 차례 받았고, 휴대전화 압수·포렌식에도 모두 응했다”며 “그런데 영등포경찰서는 가짜 출석요구서를 보내놓고 ‘이진숙 여섯 차례 출석 거부’라는 자막을 텔레비전에 내보냈다”고 비판했다.
이 전 위원장은 2일 공직선거법·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수사 과정에서 출석 불응을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체포적부심 인용으로 이틀 뒤(약 50시간) 석방됐다. 그는 “면직되고 정확히 하루 만에 수갑을 채워 압송했다”며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면 국민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내년 8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았으나, 이달 1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과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공포되면서 자동 면직됐다. 새로 출범한 방미통위는 아직 위원장 인선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새 조직은 위원장과 부위원장, 상임위원 1명을 포함해 7인 체제로 운영되며, 대통령이 위원장과 위원 1명을 지명하고 국회 교섭단체가 5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 전 위원장은 방미통위 전환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지적하며 “헌법상 독립기관이 정부조직법 개편으로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직무 정지 상태였던 지난해 보수 성향 유튜브에 출연해 정치적 발언을 한 혐의(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 위반)로 수사받고 있다. 경찰은 이달 27일 세 번째 소환조사를 예정하고 있다.
그는 “방송 공정성을 지키려는 발언조차 정치활동으로 매도됐다”며 “공직자의 기본 권리와 양심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장 여론조사에선 김부겸과 오차범위 내 접전
한편, 15일 내년 6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리얼미터·영남일보 공동 여론조사(10월 12~13일)에서 이 전 위원장은 차기 대구시장 후보 지지도 21.2%를 기록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15.6%)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뒤이어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8.2%), 추경호 의원(7.6%), 유영하 변호사(6.1%) 등이 뒤를 이었다.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57.6%, 민주당 24.5%였으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는 긍정 31.8%, 부정 62.5%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선 “추석 직전 이 전 위원장의 긴급체포가 ‘정권에 맞서는 보수 투사’ 이미지를 강화하며 대구 내 보수층 결집을 자극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4%포인트, 응답률은 6.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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