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9일 경주 방문 확정적… 한미·미중 연쇄 회담 후 APEC 본행사 불참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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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시진핑과 잇단 정상회담 조율
짧지만 밀도 높은 ‘경주 외교전’ 전망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10-12 14:11:30

▲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본행사 불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본행사 전 29일 1박 2일 정도로 매우 짧은 방한 일정이 유력하다는 외교가 관측이 지배적으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장혜원기자 ©스카이데일리 (자료사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한국을 방문해 경주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잇달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방한은 31일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일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체류 기간은 1박 2일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외교가 관측이다.

12일 복수 외교 소식통 전언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부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27~29일 일본을 방문한 뒤 29일 오전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이후 경주에 머무르며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을 잇달아 진행하고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 소식통은 언론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길어야 1박2일 정도가 될 것”이라며 “그가 한국에서 2박 이상 머문 전례가 없기 때문에, 이번에도 짧고 압축적인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1월 국빈 자격으로 방한했을 때도 서울에서 1박2일만 머문 바 있다.

이번 방한의 핵심 무대는 경주다. 경주는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이자, 한·미,미·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릴 장소로 유력하게 꼽힌다. 당초 중국 측이 서울 신라호텔을 숙소로 예약했다가 이를 취소하고, 경주 코오롱호텔을 대표단 숙소로 지정한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시진핑 주석은 2박 3일 일정으로 경주에 머물며 이재명 대통령과 한중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같은 시기, 같은 도시에서 머무르며 한반도 정세·통상·안보 현안을 조율하는 외교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언론에 “미국 측과 1박 체류 일정을 조율 중이며, 한·미 간 실질 논의가 가능한 최소한의 체류 시간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측이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지만 사실상 일정은 윤곽이 잡힌 상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을 마친 뒤 29일 오전 경주로 이동해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같은 날 오후 시진핑 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후 경제인 오찬, 조선소 방문 등의 부대 일정을 소화한 뒤 30일 오전 출국하는 일정이 검토되고 있다.

APEC 본행사 불참 가능성 커져… ‘경주 외교’ 집중

트럼프 대통령이 29일부터 경주에 머무를 경우, 31일 개막하는 APEC 본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018년 파푸아뉴기니 회의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당시에도 트럼프 대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했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본행사 불참이 한·미 간 통상 협상과 연관된 전략적 선택일 가능성에 주목한다. 또다른 외교 소식통은 언론에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세부안 조율이 지연되면서, 미국이 이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짧은 일정은 한국에 대한 협상 압박으로도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5500억 달러, 한국은 3500억 달러를 선불로 낸다”고 언급하며 노골적으로 부담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국익 훼손은 없다”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외교 무대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APEC 본행사에도 참석할 수 있도록 막판까지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일정상 현실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다자외교보다 양자회담을 선호하기 때문에, APEC 본회의 참석보다 양자 정상회담 성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 주석의 이번 방한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외교부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왕이 외교부장과 조현 외교장관이 지난 7일 통화하며 한·중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조율을 마쳤다는 후문이다.

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중 경제협력 복원, 미·중 경쟁 속 균형 조정, 북핵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외교부는 시 주석의 방한을 국빈급에 준하는 수준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펑리위안 여사와 김혜경 여사의 불국사 방문 등 상징적 친교 일정도 논의되고 있다.

시 주석은 30일 경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을 가진 뒤, 31일부터 열리는 APEC 본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본행사 전 귀국할 것으로 보여, ‘한·중·미 정상회담 분리 개최’라는 이례적 외교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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