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황 속 호황을 누리던 중·저가 생활용품전문점 ‘다이소’가 경쟁업체들의 등장으로 고속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저렴한 가격에 디자인의 강점을 내세운 중국의 생활용품 SPA 브랜드 ‘미니소’가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있는 미니소(왼쪽)와 다이소 매장 ⓒ스카이데일리
국내 대표적인 중·저가 생활용품전문점 ‘다이소’에 빨간불이 켜졌다. 독점과 다름 없었던 중·저가 생활용품시장에 국내업체들뿐만 아니라 외국 기업까지 뛰어들면서 경쟁강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 1호점을 시작으로 문을 연 다이소는 현재 전국적으로 약 115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생활용품 기업이다.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수록 다이소는 호황을 누렸다.
지난 2009년에는 중국시장까지 진출해 약 100여개의 현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이소는 △2014년 8900억원 △2015년 1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다이소의 아성에 도전하는 업체들이 다수 생겨났다. ‘미니소’,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이랜드 버터’ 등이 국내 중·저가 생활용품시장에 진출해 치열한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다툼을 벌이고 있다.
미니소는 일본의 디자인과 중국의 자본이 만난 생활용품전문점으로 ‘중국의 다이소’라 불린다. 지난해 8월 서울 신촌에 1호점을 열고 국내 진출한 미니소는 일본, 중국, 필리핀, 홍콩 등 24개 국가에서 15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연매출 2조원대의 글로벌 기업이다.
미니소는 저렴한 가격에 디자인과 품질이 강점인 중국의 생활용품 SPA(제조·판매 일괄형) 브랜드다. 미니소는 다이소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언급되고 있는 업체다.
도깨비 쇼핑몰 ‘미니소’…“자연스럽고 품질 좋고 세계 패션유행에 따른다”
미니소 측에서 제시하는 핵심 이념은 ‘양질, 창의, 저가’다. 단순히 가격 경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쓸만한 물건을 만들겠다는 것이 미니소의 콘셉트다. 미니소에서 1000원대 제품이 있기는 하지만 주력 매출군의 가격대는 평균 3000~4000원이다.
실제 미니소 홈페이지에서는 자사 브랜드에 대해 “상품 가격은 대부분 10~29위안(한화 1681~4876원)으로 18세~35세 연령층의 중산층, 화이트칼라 등 주요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심플하고 자연스럽고 품질이 좋고 세계 패션유행에 따른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니소는 소비자들에게 세련된 디자인과 좋은 품질의 제품력을 어필하는 동시에 tvN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간접광고(PPL·Produce PLacement)를 진행해 브랜드 인지도를 상승시켰다.
기자가 직접 미니소 매장에 방문해 만난 다수의 소비자들은 미니소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미니소의 주력 상품군은 평균 3000~4000원대의 가성비 높은 제품이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됐던 tvN 드라마 ‘도깨비’에 미니소 제품이 간접광고로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사진은 미니소 매장 내 전경 ⓒ스카이데일리
미니소 신촌점에서 만난 허민영(가명·27·여) 씨는 “처음 미니소를 접했을 때 다이소랑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미니소 제품들이 평균 3000~4000원의 가격대로 다이소 제품보다 비싼 편이지만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고 디자인과 품질 등을 따져봤을 때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이소 프라이팬을 구매했을 때 얼마 쓰지 못하고 버린 적이 있는데 미니소 프라이팬은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며 “미니소 제품이 전반적으로 다이소 제품보다 내구성이 뛰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미니소 포도몰점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나온 정수민(18·여) 씨는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미니소를 알게 됐다. 그는 드라마에 나온 도깨비 인형을 미니소에서 판매하고 있어 매장을 방문한 경우다.
그는 “인형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들도 디자인이 깔끔하고 세련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게 됐다”며 그는 “다이소 제품들은 미니소에 비해 밋밋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가격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어 또래들은 미니소 제품을 더 선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니소 측은 최근의 인기몰이를 바탕으로 연내 점포수 100개, 2020년까지 720개로 늘리고, 매출액은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니소는 지난해 8월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12개 매장을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다.
중·저가 생활용품전문점 부동의 1위 다이소…“가볍게 쓰고 버린다”
반면 중·저가 생활용품전문점 브랜드 부동의 1위인 다이소는 저가 제품 공급을 우선시하다보니 항상 저품질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다양한 경쟁업체들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저품질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 저가 생활용품 시장의 절대 강자 다이소가 경쟁업체들의 등장으로 독주에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다이소 제품이 타사 제품 대비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다이소 매장 내부 전경 ⓒ스카이데일리
다이소 신촌명물거리점에서 만난 김수진(22·여) 씨는 “혼자 자취생활을 하면서 생필품들을 비싼 값을 주고 구매하기 부담스러워 저렴한 다이소를 종종 이용한다”며 “가격이 저렴한 만큼 구매하면서도 내구성 등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지점에서 만난 박세진(27·남) 씨는 “다이소 제품들은 오래 쓰겠다는 생각보다는 임시로 쓴다는 생각으로 구매한다”며 “휴대폰 충전 케이블이 필요해 다이소에서 구매했는데 한 달도 안 돼 고장나 결국 다른 브랜드 제품을 다시 구매했다”고 언급했다.
다이소 신촌3호점에서 만난 박선민(44·여) 씨는 “평소 다이소에서 제품을 자주 구매하는 편이지만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듯이 품질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주로 이용주기가 짧은 소모품들 위주로 제품을 구매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 김성수(가명) 씨는 “아직까지는 다이소가 매장 수, 제품 수, 가격 측면에서 경쟁 우위에 있지만 미니소 등이 디자인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다이소의 독주에 비상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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