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 우려 슈퍼청문회, 오후부터 여야 공방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폴리로그 > 경제정책

文대통령 높은 지지율에 보이콧 부담 한국당…줄타기한 국민의당

서예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14 19:45:01

▲ 국회의사당 ⓒ스카이데일리

현역 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14일, 자유한국당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이유로 국회 일정 보이콧까지 검토해 파행이 예고됐으나, 오후부터 3개 부처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결국 참여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대여 투쟁을 나서기에는 ‘발목 잡기’라는 비판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또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력히 반대하면서도 자유한국당에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여당과의 협력과 견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의원총회를 열고 대여 투쟁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의총은 2시간 30분 동안 계속돼 김부겸 행정자치부·김영춘 해양수산부·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오전 청문회 일정은 진행되지 못했다.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공개발언에서 “민심은 호랑이와 같다. 언제 호랑이처럼 다시 달려들어 물을지 모른다”이라며 “민심에 만취돼 오만방자하게 청문회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면 이번 정부는 오래가지 못해 민심에 다시 물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비공개 의총에서 청문회 보이콧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 의원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김 위원장 임명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성토하지만, 제1야당으로서 과거 야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신중론’을 펼친 의원들은 “청문회를 보이콧하기보다는 청문회장에 들어가 부당함을 알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알려졌다.

이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며 강력한 대여 투쟁 전선을 구축하기에는 ‘발목 잡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 권한대행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계속 청문회를 해나가기로 했다”며 “3명의 청문회 후보자에 대해 강도 높은 청문회가 이뤄지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텅 빈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자리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국민의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지만 보수 야당과는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해 청문회 보이콧을 검토하던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강원도 국회고성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국민의당은 국민의당의 길을 간다”고 선언한 뒤 한국당을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 임명 강행에 대해 “한국당은 비판에 앞서 과거 9년 동안의 자신들 행태에 대해 먼저 국민에게 사죄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김상조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재벌 개혁, 경제민주화 등을 명분으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는 협조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는 “문재인정부도 부적격 인사 임명을 강행하는 행태를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배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부겸·김영춘·도종환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이날 오후 일제히 진행됐다. 김부겸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중앙정부 권한을 지자체에 과감히 이양하고 지방자치 자율성을 늘리는 한편, 재정 격차를 해소해 지방자치를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춘 후보자도 모두발언에서 “해운·항만·물류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회복해 우리나라의 무역활동을 탄탄하게 지탱하고, 수산업은 고부가가치 식품산업 및 수출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도종환 후보자는 “문화를 이념으로 재단하고 정권 유지를 위한 도구로 만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것이 지난 정부가 우리 사회에 남긴 큰 상처라고 생각하며 이를 치유하고 문화가 가진 본연의 힘을 회복해야 할 시점에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예진 기자 uccskku@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