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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사람들]-서울금연지원센터
“합법적 마약 담배 끊는 특급노하우 전파하죠”
전 국민의 금연 도우미 자처…청소년·여성 등 맞춤형 프로그램 진행
정유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7-15 04: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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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금연지원센터는 가톨릭대학교가 운영하고 보건복지부와 국가금연지원센터 등이 지원하는 금연사업전문기관이다. 이들은 금연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캠프를 열어 금연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구혜진 학교밖청소년 파트장, 이예지 대학생 파트장, 전민지 찾아가는 금연지원서비스 팀장 이강숙 서울금연지원센터 센터장, 왕희령 전문치료형캠프 팀장 ⓒ스카이데일리
 
“시민들이 금연을 통해 건강해지는 게 저희의 목표이고 꿈이에요. 마음 속 ‘금연 SOS’를 외치고 있는 분들, 조금만 기다리세요. 저희가 곧 찾아 갈게요”
 
지난 2015년 설립된 ‘서울금연지원센터’는 보건복지부와 국가금연지원센터가 지원하고 가톨릭대학교에서 운영하는 금연사업전문기관이다. 지난 2015년 담뱃값 인상으로 세수가 증가하자 정부는 그 돈으로 전국 권역별로 흡연자들의 금연을 도울 수 있는 금연지원센터를 설립했다.
 
금연지원센터에서는 일반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금연 클리닉’보다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회적 인식과 개인적 이유로 금연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학교 밖 청소년,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금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중증·고도 흡연자, 청소년, 대학생, 여성 등 각각의 맞춤형 프로그램 ‘효과 톡톡’
 
서울금연지원센터는 캠프형 프로그램 2개, 발굴형 프로그램 3개 등 총 5개의 고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캠프형으로는 ‘전문치료형 4박5일 금연캠프’(이하 전문형 캠프)와 1박2일로 진행되는 ‘일반지원형 1박2일 금연캠프’(이하 일반형 캠프) 등이 있다. 발굴형은 금연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직접 발굴하는 ‘찾아가는 금연지원 서비스’가 있다. 이는 여성, 학교 밖 청소년, 대학생 파트 등으로 나뉜다.
 
전문형 캠프는 중증·고도 흡연자를 대상으로 4박5일 동안 서울성모병원에서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4박5일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중증·고도 흡연자는 20년 이상의 흡연경력이 있거나 흡연 경력 질병(폐암, 폐질환, 심혈관질환 등)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지속적으로 금연에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4박5일 캠프 팀장을 맡고 있는 왕희령(39·여) 전문치료형캠프 팀장는 심리학적, 환경적, 교육적 측면을 아우르며 중증·고도 흡연자들의 금연시도를 책임지고 있다.
 
“입원하시는 분들은 연령대가 높아요. 일단 입원하시면 건강검진을 무료로 해드리고 이상소견이 있으면 해당 진료과와 연계해 치료 받을 수 있도록 해요. 대부분 상담해보면 금연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심리적 갈등, 동기 강화, 금연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적 스트레스 때문에 금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 부분을 어떻게 잘 관리 할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죠”
 
“금단현상으로 폭식해 살이 찌거나 하는 등의 건강상 이유가 있을 수 있어 운동 프로그램, 역량 교육도 병행하고 있어요. 신청은 다양한 경로로 가능한데 라디오 방송, TV방송, 인터넷 신청, 지인 소개 등이 대표적이죠”
 
신청을 받아 운영되는 캠프도 있지만 상담사들이 직접 발로 뛰어 흡연자를 만나는 금연교육 사각지대 발굴 서비스도 있다. 사회에 자신이 담배를 핀다는 사실을 드러내기가 어렵거나 아예 받을 생각이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유도하고 금연을 독려하는 방식이다. 교내 흡연 예방 프로그램를 받지 못하는 학교 밖 청소년, 대학생, 여성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구혜진(27·여) 파트장은 대안학교나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보호관찰소를 매주 방문해 아이들의 금연을 유도하고 있다. 주로 정규 학교 학생이 아닌 학교 밖 청소년들, 즉 자퇴를 했거나 유예한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서울금연지원센터에서 ‘우리 금연했어요’를 자체 개발해 진행하고 있어요. 금연을 연애에 비유해 각각의 단계에 맞는 금연방법을 제시하고 있어요. 학생들 반응은 좋아요.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대상에 맞게 함께 작성해가는 유인물 개발, 체험학습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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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박5일 전문치료형 캠프 참여 대상자는 중증·고도 흡연자들로 20년 이상 흡연 경력이 있거나 흡연과 관련된 질병을 앓고 있는 이들이다. 30명 정도가 함께 먹고 자며 심리상담, 운동 교육, 스트레스 관리법 등 다양한 교육을 받게 된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캠프형 참가자들이 운동을 하는 모습, 영양교육을 받는 모습, 대학교에 ‘찾아가는 금연지원센터’ 부스 설치된 모습, 이동차량 [사진=서울금연지원센터]
 
이예지(30·여) 파트장은 대학생 상담을 맡고 있다. 서울 시내 48개의 대학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후 금연치료 의향이 있는 학교를 방문해 각종 금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기도 한다.
 
“대학생들은 비흡연자라도 보통 이성친구와의 문제, 가정사, 취업 등의 이유로 흡연을 시작하거나 재흡연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개인 상담도 있지만 특히 집단상담을 통해 주변 친구들이 금연하기까지 겪었던 고충이나 문제를 공유하다보면 금연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죠”
 
전민지(31·여) 찾아가는 금연지원서비스 팀장은 주로 감정노동 직군에서 일하는 여성 흡연자들을 방문한다. 서비스업이나 판매업 직종에 속한 여성들 중 흡연률이 높은 사업장을 방문해 상담을 진행한다.
 
“여성 흡연자는 말 그대로 취약계층이에요. 자진해서 보건소에 찾아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비밀상담 원칙을 준수하고 있어요. 노력 끝에 금연에 성공했다고 해도 감정노동 직군에서 일하다보면 재흡연 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에 스트레스 관리법 등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어요”
 
다양한 계기로 금연프로그램 참여…성패의 결정적 요인은 ‘동기부여’
 
금연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다. 오랜 시간 흡연과 금연을 반복하다 실패한 사람들부터 가족들에게 등 떠밀려 온 흡연자, 협심증·심근경색 등의 진단을 받고 온 경우 등 제각각이다.
 
4박5일간의 전문형 캠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왕희령 팀장은 금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라고 강조했다. 비자발적으로 금연 캠프에 참가한 사람의 경우 대부분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다. 이 때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면 금연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중증·고도 흡연자의 경우 담배를 끊으려 할 때 금단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요. 중간에 퇴소를 원하시는 분들도 많죠. 하지만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끼리 4박5일간 함께 지내면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요. 다른 사람에게서 금연 동기를 찾는 것 같아요”
 
여성 흡연자는 상담시 남성보다 냉소적인 경우가 많다. 남성들은 ‘이번에 금연 한 번 해볼까’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지만 여성들은 그마저도 쉽게 말하지 못한다. 여성흡연자에게는 ‘공감대 형성’이 특히 중요하다. 전민지 팀장은 금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마음을 여는 상담자들을 볼 때 뿌듯한 감정을 느끼곤 한다.
 
“매주 상담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마음을 여는 데 그럴 때 정말 뿌듯하죠. 그런 분들은 금연에 성공하면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해줘요. 물론 감정 노동이 워낙 벅차다 보니 재흡연하시는 경우도 있죠. 그럴 때는 안타깝기도 해죠. 하지만 다시 상담을 통해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학교 밖 청소년들은 다른 방문자들보다 처한 환경이 열악해 금연 성공시 더욱 뭉클함을 준다. 상담사들은 아이들과 1:1로 부딪히다보면 금연 외적으로 보람을 느낄만한 부분도 많다고 한다. 구혜진 파트장은 상담 이후 가족이 없는 아이들과 꾸준히 연락하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5년에 청소년 1호 금연 성공자가 등장했어요. 지난해 수능을 쳤는데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대학은 못갔지만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돼가는 것 같아 뿌듯함을 많이 느끼죠. 최근 한 친구는 학교에서 금연 상장을 받고 찾아와서는 자신은 자랑할 가족이 없으니 선생님 가지라면서 준 적도 있죠. 눈물이 핑 돌았어요.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제 모습에 자부심도 느끼게 돼요”
 
정확한 의학적 사실 전달시 동기 부여…부처간 협력 미비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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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건강이 우리의 꿈이다(your health, our dream)‘는 서울금연지원센터가 추구하는 슬로건이다. 흡연자들의 건강을 위해서 상담사들은 밤낮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전달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강숙 서울금연지원센터 센터장, 왕희령 전문치료형캠프 팀장, 이예지 대학생 파트장, 구혜진 학교밖청소년 파트장, 전민지 찾아가는 금연지원서비스 팀장 ⓒ스카이데일리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순간을 왕희령 팀장은 세 가지로 구분했다. 막연하게 해롭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심각성을 깨달을 때, 남성분들의 경우 충분한 지지와 공감을 느낄 때, 금연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유대감을 형성할 때 등이다.
 
서울금연지원센터 상담사들은 스스로 금연을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경우 자신감을 잃을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금연을 못하는 이유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인들이 많기는 이유에서다. 바로 이 때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금연 후의 긍정적 효과는 무궁무진하다.
 
“대학생의 경우 흡연을 새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35세 이전에 금연을 하면 흡연으로 인해 생기는 여러 위험 요인을 피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흡연자 분들은 하루라도 빨리 끊는 것이 좋아요. 청년들이 금연을 해야 우리나라 미래의 건강도 밝다고 생각해요”
 
서울금연교육센터를 이끄는 이강숙 센터장은 금연을 위해선 각 부처별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여건상 협조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편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금연교육센터의 슬로건은 ‘당신의 건강이 우리의 꿈이다(your health, our dream)’에요. 시민들이 건강해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죠. 이를 위해선 부처간 협력이 가장 중요해요. 예를 들어 학교 밖 청소년은 여성가족부, 대학생은 교육부, 캠프는 복건복지부 소관이죠. 부처에서 협조를 통해 해당 기관에 권고만 해줘도 우리가 그들의 금연을 도울 수 있죠. 하지만 협력 부분이 원활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아쉬운 점이 많아요”
 
“금연은 국민의 미래에요.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일본 다음이고 미국보다도 길어요. 그런데 질병 없는 건강 수명은 일본 보다 훨씬 짧죠. 국가의 의료비 감소를 위해서도 담배는 절대 피워선 안돼요. 부처간 협력을 통해 원활하게 사각지대에 있는 흡연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 할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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