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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특이한 스타트업 업체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카바조라는 이름만 들어도 자동차와 관련된 업체란 느낌이 들지만 아이템은 독특하기만 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초 차량을 구매하려는 고객과 정비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카바조의 유태량(34) 대표를 만났다.
카바조는 고객이 차량을 구매하기 전 정비사와 차량에 동행해 차의 하자여부를 면밀히 점검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아이디어 얻어…시행착오에도 뚝심있게 진행해”
“돌이켜보면 어렸을 때부터 장사에 관심이 많았어요. 구매 대행이 생소하던 시절엔 해외에서 물건을 구입해 친구들에게 팔기도 했죠. 평소 옷에 관심이 많아 대학 때는 2~3년 동안 옷을 만들어 팔기도 했어요.”
“대학교 3학년 때는 관심분야였던 의류 디자인과 관련된 스타트업 업체의 창업멤버로 참여해 활동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학업과 일을 병행하기 어려워 갖고 있던 지분을 넘기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죠.”
다시 학교로 돌아온 그는 취업준비를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지금의 카바조 사업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
“6개월 정도 취업준비를 하던 시절이었어요. 불어불문학을 전공했지만 의류관련 직종이 주 관심 분야라 이와 관련된 준비를 하고 있었죠. 그러던 중 먼저 취업한 동기들이 영업직에 많다보니 종종 차를 구매하곤 했어요. 차는 저도 관심이 많았던 분야이기에 차를 사러갈 때 동기들이 같이 가자고 요청하곤 했죠.”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친구들에게 차량을 검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도와주다보니 친구가 고맙다고 밥을 사주더라고요. 정비자격증도 없고 차만 좋아하는 수준이지만 전문성을 확보해 잘만 만들면 충분히 사업을 진행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후 유 대표는 의류관련 직장의 취업준비를 포기하고 차량 정비에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5년 4월 정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자격증 취득 후 그해 10월 혼자 카바조를 설립했죠. 회사를 설립하긴 했지만 처음엔 주문 플랫폼도 없었어요. 간단한 수준의 서비스 설명을 해주고 고객이 예약을 하면 구글 닥스로 연결돼 서비스 신청을 받을 수 있었죠.”
그는 “광고도 하지 않고 다소 어설프게 시작했지만 서비스 론칭 1주일 만에 첫 예약이 접수됐어요. 그래서 사업의 니즈는 확실히 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땐 투자에 대해서도 몰랐고 사업이 잘 될지 말지도 몰라서 1년 간 혼자 운영하며 버텼어요.”
유 대표는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론칭하다보니 서비스를 구축하는데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글로벌 조사를 해봐도 저희 같은 서비스를 하는 곳이 없었어요. 선두업체가 있다면 후발주자로 비즈니스 모델을 카피하며 따라가면 되지만 그럴 수가 없었죠. 또한 사업 초기 혼자 운영하다보니 사업에 속도를 내기도 힘들었어요.”
“그러다보니 자금적인 어려움으로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사업을 하기도 했죠. 예약이 들어오지 않으면 사업을 접기라도 할텐데 예약은 계속 들어오니 사업을 접을 수도 없었고 정비사분들의 생계도 달려 있는 만큼 이 악물고 버텼어요.”
중고차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이 고객의 피해 만드는 주 원인
유 대표는 사업 초기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삼았다. 일반적으로 젊은 여성들은 차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카바조의 서비스가 가장 필요한 계층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여성들의 예약이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중고차 매매단지에 가보니 여성분들은 대부분 남성분들과 함께 오시더군요. 아버지나 친한 선배, 남자친구 등과 동행하는 것을 보고 제가 잘못 판단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그분들도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결국엔 딜러의 말을 듣게 돼요. 오히려 남자분들은 차를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막상 본인이 사러가면 하자보다는 중고차 피해를 당할까봐 걱정하는 경향이 많죠. 그래서 지금 카바조의 주요 고객은 30~40대 남성들이 대부분이에요.”
유 대표는 중고차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은 늘 판매자들을 필터링 하는데 집중해왔다.
“판매자들이 차량의 하자나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판매자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전 차량구매 시 고객이 차량전문가와 동행하면 이 같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차량을 가장 객관적인 입장에서 고객의 눈으로 봐줄 사람은 정비사밖에 없는 셈이죠.”
그가 중고차 시장에서 사업을 진행하며 가장 중요하게 느낌 점은 신뢰였다.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차량을 정확하게 검수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정비사들의 자격검증과 경력이 가장 중요하죠.”
카바조와 함께 일하는 정비사들은 모두 5년 이상의 경력과 국가공인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또한 딜러조합 조회를 통해 딜러 경력이 있거나 딜러와의 유착이 발견되면 활동할 수 없다.
유태량 대표는 “전문성은 기본 중에 기본이라 생각해요. 차량 가액을 평가하는 진단평가사라는 직업이 있기에 궁금해서 제가 직접 취득을 해봤어요. 근데 진단평가사는 현장에 대한 경험이나 전문성은 없어요. 차를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없는 셈이죠. 그래서 오직 정비사 자격증만 인정하고 있어요.”
고객·정비사·직원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시장 만들고파
2015년 시작된 카바조가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성향과 성격에 맞았기 때문이다.
“카바조가 고객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늘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고 모두가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살죠. 저와 함께하는 직원들이나 정비사분들, 그리고 저희 서비스를 통해 사전에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고객들 모두가 말이죠.”
유 대표가 행복을 핵심 가치로 생각하게 된 이유는 정비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듣게 됐기 때문이다.
“정비사분들은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직업인인데 세간의 인식이나 처우가 상당히 열악해요. 오전 7시에 출근해 밤 11시에 다돼 퇴근하면서도 터무니없이 적은 급여를 받거나, 최저임금도 못 받는 경우가 많아요. 사업주가 급여를 적게 주기 위해 일부로 격일제로 출근시키는 경우도 있죠.”
“격일제로 출근하는 분들의 경우 카바조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어요. 주 5일 근무하는 분들은 월 300만~400만원 정도를 가져가죠. 저는 이게 절대로 많이 가져가는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실력만큼 가져가는 것이고 기술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니까요.”
유 대표는 정비사들의 삶의 질 향상이 결국 서비스의 질적향상을 가져오고 이것이 고객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삶이 만족스러우면 그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 등 서비스 마인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저희는 고객 후기와 관련해 별도로 보상이나 이벤트를 하지 않아요. 하지만 100글자 이상의 진성 댓글이 매월 50개 이상 달리고 있죠. 고객들이 남긴 후기를 읽으며 정비사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통해 저나 직원들도 만족을 느껴고 있죠.”
유 대표는 향후 목표는 카바조를 알리는 일이다. 사업을 시작한지 4년이 넘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카바조를 모른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카바조의 동행서비스를 알리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그 이후에는 정비소를 운영하는 정비사들과 연계해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에요. 장기적으론 글로벌로의 진출도 고려하고 있어요. 동남아의 경우 이미 우리나라 중고차들이 많이 수출되고 있지만 현지에서 직접 차를 보고 사는 것이 아닌만큼 피해사례가 많거든요. 전 카바조의 서비스가 충분히 그 대안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장수홍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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