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전국 곳곳에서 최강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어느덧 ‘동지’도 지나 크리스마스가 성큼 다가왔다. 겨울은 우리보다 약한 존재인 반려동물의 건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계절이다. 사람과 달리 기본 털옷을 장착하고 태어났지만 반려동물도 오들오들 추위를 타기 때문이다.
겨울철 조심해야 할 질병…동상·저체온증·계절성 우울증 등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반려견의 체온은 대개 37.7∼39.2°C로 사람보다 높다. 품종과 체형, 털의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생활하기에 알맞은 온도는 15∼26°C다. 추운 곳에 오래 있을 경우 귀나 꼬리, 발가락이 동상에 걸릴 수 있으며 저체온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털이 짧은 품종은 추위에 약하므로 보온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동상에 걸리면 주변 부위가 창백하게 변하며 만지면 아파한다. 마른 수건으로 동상 부위를 감싼 다음 수건 등으로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단 이때 온도가 너무 높으면 조직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발병 부위가 어둡게 변했다면 바로 동물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저체온증은 정상 체온 이하로 떨어진 경우를 말한다. 가볍게 나타날 경우 피부가 창백하거나 떨림, 무기력함, 졸리는 증상을 보이지만 체온이 많이 떨어지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바로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계절성 우울증(SAD·Seasonal Affective Disorder)은 겨울이 되면 우울감을 느끼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SAD가 찾아오는 이유에 대해 조금만 검색해봐도 일조량 감소, 운동 부족 등이 원인이 되는 걸 곧 알 수 있다. 반려견도 우리와 같은 동물이다. 반려인이 움츠러들고 우울감에 빠지면 반려견 역시 SAD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스카이데일리는 계절성 우울증에 대해서 이야기한 반려인을 만났다. 반려인은 반려견 여름이(3세·수컷)가 계절성 우울증으로 인해 밥도 잘 안먹고 하루 종일 무기력한 채 누워만 있었던 사연을 들려줬다. 걱정이 돼 동물병원에서 건강검진도 받았지만 건강에는 아무이상이 없었다고 전했다.
“원인이 뭔지 몰라 답답했어요. 수의사 선생님과 차근차근 상담을 한 결과, 계절성 우울증이 원인이었음을 알게 됐죠. 최근 날씨도 너무 추워서 산책을 안 시켰는데 우울증을 불러일으킬 줄은 몰랐어요. 수의사 선생님은 겨울에는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감성 호르몬인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어 우울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했어요.”
“그 이후로는 햇빛이 비치는 따뜻한 시간대에 30분이상 하루 2회 산책을 시켜요. 수의사 선생님이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좋게 해주는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하셨거든요. 또한 실내에서는 터그놀이나 노즈워크 등의 놀이를 통해 심심하지 않도록 즐겁게 놀아주려고 해요.”
최근호 수의사는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산책이라고 강조했다.
“날이 춥다고 반려견과 집안에만 있는 것은 금물이에요. 추운 날씨에도 반려견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산책을 해주는 것이 좋아요. 다만 너무 잦은 산책은 피하고 한번 산책 시 30분 정도가 좋아요. 산책 후엔 반려견의 털이 젖어 있으면 감기에 걸릴 수 있으므로 반드시 말려줘야 해요.”
김성일 우리동물문화연구소장 역시 반려동물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선 겨울철에도 산책은 필수라고 전했다.
“반려견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를 받아요. 반려견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바로 운동이에요. 산책을 하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되죠. 그렇기 때문에 반려인이 반려견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추운 겨울날에 집에 있을 것만이 아니라 반려견의 행복을 위해 야외 운동, 산책을 해주는 것이 좋아요.”
겨울철 산책 시 따뜻한 옷은 필수·염화칼슘 주의
집 밖에서 생활하는 반려견은 덮개나 방풍 비닐을 외부에 덮어 보온이 되게 하고 내부에는 깔개를 깔아줘 휴식처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휴식처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고 체온 유지로 에너지 소모가 큰 만큼 사료량은 늘려주는 것이 좋다.
겨울철 반려견 산책 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제설하는 도로에 뿌려진 염화칼슘과 부동액이다. 혹시라도 염화칼슘과 부동액을 삼킬시 위장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반려견의 발바닥이 다치지 않도록 장화를 신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외출 후에는 마른 수건으로 털을 닦아줘야 한다. 특히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의 뭉친 눈과 물기도 모두 닦아내야 발을 핥아도 염화칼슘이나 부동액이 함께 묻어나지 않는다.
최근호 수의사는 반려견의 털 길이와 품종 등에 따라서 추위를 타는 정도는 다르지만 반려견도 추위를 타기 때문에 겨울철 산책 시 옷을 입혀주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반려견이 사람보다 추위를 덜 타는 것은 사실이지만 -9.4°C이하의 온도는 대부분의 반려견들에게 위험해요. 지나치게 추위를 많이 타는 반려견이나 미용으로 털이 짧은 경우, 또 더운 지방에 살던 품종의 경우는 겨울 산책 시 옷을 입히는 것이 좋아요. 특히 털이 짧은 단모종이나 노령견의 경우 옷을 꼭 입혀야 해요. 또한 장시간 추운 곳에 있으면 동상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요. 피부 연조직이 얼게 되면 혈액 공급이 어려워지고 심한 경우 괴사에 이를 수도 있어요.”
“겨울철 눈이 오면 눈을 녹이기 위해 길에 염화칼슘을 뿌리는데 염화칼슘은 반려견의 발에 자극을 주고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어요. 더욱 위험한 일은 반려견이 염화칼슘을 먹는 것인데 눈을 먹다가 염화칼슘을 먹을 수도 있고 발에 묻은 염화칼슘을 보호자가 잘 씻겨주지 않은 상태에서 발을 핥다가 염화칼슘을 섭취할 수도 있어요. 염화칼슘을 먹으면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이상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 항시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간단한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키면 반려견과 건강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며 “사용하지 않는 반려동물의 옷이나 이불을 유기동물 보호센터에 기부한다면 다른 동물들이 따뜻한 겨울을 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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