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연대기금법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연대기금법을 마련하기 위해 재정을 투입하고 민간과 개인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결국 국민과 기업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나랏빚 갚기도 빠듯한 국민 실정 외면한 사회연대기금법 논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서민들의 경제적 피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일찌감치 실질적인 도움 보단 정부·여당 인기부양책이란 평가를 받아 온 재난지원금은 좀처럼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모습이다.
흉흉해진 민심에 민주당은 또 다른 대책 방안을 마련했다. 영업손실보상제·협력이익공유제·사회연대기금법 등 일명 ‘상생3법’ 입법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이익공유제의 일환인 ‘사회연대기금법’은 실행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오는 25일까지 발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사회연대기금법 제정안은 국무조정실 산하에 사회연대기금을 조성해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해 관계·중앙 행정기관 수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장 등과 협의해 운용·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필요한 재원은 세계잉여금(세수 초과액과 쓰고 남은 예산을 합한 순잉여금) 및 다른 기금으로부터 출연, 민간부문의 자발적 기부나 출연, 미청구 자산 관리로 생기는 수익 등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조성된 기금은 저소득층 생계지원, 저신용자의 신용회복 지원, 실직자의 취업 및 생계지원, 비정규직근로자의 처우 개선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가 재정을 활용하기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및 출연하는 법인과 개인의 세제혜택 등을 뒷받침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할 계획이다.
같은 당 소병훈 의원이 발의한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도 사회연대기금법과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소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서민금융진흥원을 바탕으로 금융회사의 출연금, 기업의 기부금, 휴면예금 등의 민간재원과 정부재원을 바탕으로 신용보증 및 자금대출 시행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당초 민주당은 사회연대기금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제정법인 탓에 공청회를 열어야 하는 등 물리적 시간이 많이 소요돼 처리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사회연대기금법이 입법되기 위해서는 부처 혹은 특정 기관이 기금 운영을 담당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점도 법안처리 시기를 늦추는 요인이다.
특히 주무부처의 역할을 기대했던 기획재정부(기재부)가 재원 마련 등을 두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법 제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재부는 세계잉여금 및 타 기금으로 재원을 마련한다는 민주당의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대정부 질문에서 “사회연대기금의 취지에는 적극 공감하나 강제화된다면 의미가 퇴색될 것이다”며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기금을 형성·운영하고 그 과정에서 정부가 인센티브를 조성해 측면 지원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회연대기금 재원 마련을 위해 세계잉여금을 사용한다는 것 역시 논란거리다. 현행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세계잉여금을 우선적으로 교부금 정산, 공적자금 상환, 국가채무 상환, 국가 배상 등에 사용토록 하고 있다. 그리고 남는 돈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쓸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사회연대기금이 아닌 재난지원금 지급, 슈퍼 예산안 편성 등으로 불어난 국가채무를 상환하는데 세계잉여금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채무는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연말까지 95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적자국채를 10조 원 규모로 발행한다면 국가채무는 966조원으로 늘어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7.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말로만 자발적 지불, 결국 기업 목 비틀어 곳간에 쌀 뺏을 것”
여당은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사회연대기금을 만들겠다는 방침이지만 여론 안팎에선 회의적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여당이 입법을 시작한 순간부터 자발적 참여와는 거리가 멀어졌을 뿐 아니라 종국엔 기업 목을 비틀어 곳간에 쌀을 내도록 할 것이라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실제로 이 대표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이 전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언급하며 “선언이 신선한 충격을 줬는데 이익공유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배달의민족-전국가맹점주협의회 상생협약식에도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익공유의 자발적 실천이다”고 평가했다. 이에 플랫폼 기업은 물론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여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대표가 은행권 금리 인하를 종용하고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코로나 수혜 업종으로 금융권을 지목하며 이자 멈춤 등에 대한 의견을 꺼낸 만큼 금융업계 역시 사회연대기금 출연에 압박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 원장은 “사회적연대기금을 만들기 위한 적합한 돈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며 “기업에게 돈을 거두자니 기업 옥죄기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이고 각종 기금 출연의 경우 기금 고유의 목적이 있기에 출연하면 논란이 클 것이다. 기금 역시 상당부분 사용했기에 바닥이 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식으로 입법이 될지는 두고봐야 겠지만 결국 기업의 팔을 비틀어 사회연대기금을 만들려 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오 원장은 세계잉여금 활용에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올해 말 국가채무가 1000조원에 육박한다는데 세계잉여금을 통해 갚을 생각을 해야지 그것으로 기금 조성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선거를 앞둔 전형적인 매표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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