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인 15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반려동물 관련 학과의 인기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전국 12개 전문대학 반려동물(보건 분야) 관련학과의 신입생 충원율은 100%를 기록했다. 대학 전체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 속에서 2년 연속 신입생 충원율 100%를 기록한 학교도 7곳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최근 동물병원 간호 업무를 담당하는 보건인력에게 국가자격증을 주는 ‘동물보건사’ 제도가 신설되고 펫코노미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반려동물학과의 전망과 비전도 낙관적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학과 재학생·취업생 만족도 높아…관련 대학들 인프라 정비·정부는 적극 지원
반려동물학과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높은 취업률과도 연관이 있다. 반려동물학과의 경우 취업률 100%에 가깝다. 이에 반려동물 관련 분야에 전문성을 쌓으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관련 학과 졸업 후 반려견 유치원 선생님, 애견미용사, 애견훈련사, 반려동물행동전문가, 동물매개심리상담사 등 다양한 직업으로 진출할 수 있다. 현재 반려동물학과 재학 중인 김수정 씨(21)는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려동물학과 진학을 적극 권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반려동물학과의 장점은 애견미용실 등 교육시설과, 국내외 동물원, 생태관, 애견미용 관련업체 현장 교육 등 실무중심현장학습과 높은 취업률이다”며 “졸업 후에는 반려견 유치원 선생님을 하고 싶다. 반려견 유치원 선생님은 인기 있는 직업이지만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취업이 매우 잘 되는 편이다”고 말했다.
펫코노미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성장하면서 반려동물 관련 직업은 앞으로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직업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반려동물학과를 졸업한 애견미용사 박민희 씨(23)는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반려동물을 좋아해서 늘 함께 하고 싶어 애견미용사를 택했다”면서 “일하면서 힘들 때도 있지만 좋아하는 반려동물과 함께해 매순간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박 씨는 “애견미용사는 반려견의 미용과 청결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일을 담당한다”며 “반려동물의 털을 깎거나 귀청소, 발톱관리, 항문낭짜기 등 다양한 케어 코스가 있고 아이들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살려주는 맞춤형 커트실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견미용사로서 어려움도 없지는 않다고 밝혔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반려견을 혼자 컨트롤해야 하는 업무다보니 늘 긴장이 몸에 배어있다”며 “오랜 시간 미용을 하다보면 목과 손목에 무리도 가고 허리도 아프기 때문에 튼튼한 체력이 필수적인 직업이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애견미용사는 몸이 힘든 만큼 돈은 많이 벌 수 있지만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일을 해야 더욱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미용은 하루에 최대 5마리로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박 씨는 반려동물을 좋아하고 체력과 배움에 대한 꾸준한 열정이 있다면 평생 직업으로 상당히 만족감을 주는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웅종 연암대학교 동물보호계열 교수는 반려동물학과의 취업률은 전국 대학마다 상당히 높은 편이며 연암대의 경우에는 취업률이 90%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학과를 졸업하면 예전에는 훈련사, 애견유치원 선생님, 행동교정사, 수의 간호사 등을 많이 했지만 요즘에는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는 추세여서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쇼핑몰과 호텔·리조트나 테마파크들이 많이 생기다 보니 이와 관련된 업종으로도 많이 진출하며 행동교정사, 동물종합관리사, 펫시터도 인기다”며 “최근 대기업에서도 반려동물 산업에 뛰어들다 보니 반려동물 산업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 학과를 졸업하면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봉 2400만~2600만원 정도는 기본적으로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처음 시작할 때보다도 연차가 쌓일수록 연봉은 그 이상의 수준을 받고 있어 다른 업종보다도 인기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대학들도 인프라 정비에 나섰다. 국내외 유명 전문가와 현직 수의사를 교수로 초빙하고 외국 유명 반려동물학교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실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한국펫고를 시작으로 경기 고양고, 대전 유성생명과학고 등 최근에는 고등학교에서도 관련 학과를 설치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동물에 관해 배울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
이처럼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인기를 끌면서 정부도 적극 지원하는 실정이다.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동물보건사 양성과 자격 부여를 위해 수의사법 시행령과 시행 규칙을 개정·공포했다. 반려동물이 늘어나면서 질병 예방, 치료 등 진료 서비스 전문 인력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동물복지 증진을 위해 내년부터 반려동물 보유세와 동물복지 기금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지방자치단체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울산시는 ‘반려동물 친화도시’를 선포하고 반려동물 문화센터 ‘애니언 파크(Anianpark)’를 지난해 개관했고 강원도에선 반려동물 놀이터와 병원 등으로 구성된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동물보건사·동물매개심리상담사·애견미용사 등 반려동물 전문 직업 多…“반려동물학과 전망 밝아”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최근 반려동물 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대학의 반려동물학과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따라 대학의 많은 학과들이 입시 미달이 되는 와중에도 대부분 반려동물학과들이 충원율이 100%에 달하고 있어 반려동물학과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전국 12개 전문대학 반려동물(보건 분야) 학과의 신입생 충원율은 100%로 나타났다. 해당 학교는 △경인여대 펫토탈케어과 △부산여대 반려동물과 △부산경상대 반려동물보건과 △연암대 동물보호계열△연성대 반려동물과 △우송정보대 애완동물학부 △서정대 애완동물과 △신구대 애완동물전공△수성대 애완동물관리과 △장안대 바이오동물보호과 △대전과학기술대 애완동물과 △혜전대 애완동물관리과 등이다. 2년 연속 신입생 충원율 100%를 기록한 학교는 △서정대 △신구대 △장안대 △수성대 △대전과학기술대 △연암대 △혜전대 등 7곳이다.
반려동물학과의 입학 경쟁률도 높다. 경주대와 통합을 앞둔 서라벌대 반려동물과는 충원율 50%를 기록했지만 경쟁률은 4.7대1을 기록했다. 연성대 반려동물과가 신설 첫해에 지원자 1560명이 몰려 경쟁률이 37.7대1이었다. 230명으로 모집인원이 가장 많은 서정대 애완동물과는 1140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7대1을 기록했고 연암대 동물보호계열엔 153명을 모집하는데 1163명이 몰렸다.
김 교수는 “대학의 반려동물 관련 학과들의 형태는 교육부의 인가와 감독을 받는 4년제 대학교, 2년제 전문대학교가 있다”며 “최근 수도권에선 고용노동부 등에서 전문직업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직업훈련기관으로 전문학교 안에서 반려동물학과를 운영 중에 있다”고 말했다.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학사 학위를, 2년제 전문대학을 졸업하면 전문학사 학위를 받는데 전문학교는 학점은행에서 정한 표준교육 과정의 소정 학점 이상을 취득하고 인정을 받으면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최근 반려동물학과의 가장 큰 변화로 동물보건사 국가자격 도입을 꼽았다. 그는 동물보건사는 동물병원 간호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 직업으로 향후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동물보건사란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를 도와 동물의 간호 또는 진료 보조업무를 수행하는 직종이다. 내년 2월 ‘제1회 동물보건사 자격시험’이 시행될 예정으로 농식품부는 내달까지 동물보건사 양성 과정이나 학과를 운영하는 교육기관을 평가해 인증도 실시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반려동물학과는 동물보건사 이외에 반려동물 관련 전문 직업인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동물행동상담사, 동물매개심리상담사, 애견미용사, 훈련사와 같은 반려동물 전문 직업을 선택할 수 있고 반려견유치원, 반려동물행동교정센터, 동물매개심리상담센터 등 다양한 창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려동물학과 졸업생들은 급성장하고 있는 반려동물 산업의 전문 인력으로서 반려동물 사료회사, 반려동물 용품 개발 회사, 반려동물 신약 개발을 위한 동물약품 연구소, 반려동물 건강 및 행태 연구소 등에서도 취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산업 성장의 트렌드 속에서 반려동물학과의 전망과 비전도 낙관적으로 예측되면서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배출하는 대학 측의 발빠른 대응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김 교수는 “우후죽순으로 관련학과가 신설되는 추세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인만큼 다른 학교와 차별화된 내실 있는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각 대학에서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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