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경제악화 금융위기 해결에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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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효과 미비한 경제 대책

임한상 차장대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6-16 00:02:30

한국경제가 ‘물가·환율·파업’이라는 3중고로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그나마 협상 타결로 화물연대 총파업이 끝나 15일부터 물류수송이 정상화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고물가 충격이 너무 강해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불안감은 점점 증폭되고 있다. 한국경제의 짙은 먹구름이 우리 앞에 바짝 드리운 느낌이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식용유·돼지고기 등 식품원료 7종에 대해 연말까지 할당 관세 0%를 적용하고, 승용차를 구입할 때 붙는 개별소비세 30% 인하 조치를 올해 말까지 연장한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들이 ‘눈 가리고 아웅’식 미봉책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수입 돼지고기의 경우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미 무관세로 들여오는 물량이 90%에 달해 물가 안정에 미칠 효과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조치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출고 대기 기간이 반년 이상 소요되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정책 카드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개소세 인하 혜택은 계약일이 아닌 출고일 기준이라 소비자들에게 별로 실익이 없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이러한 정책들이 그저 보여주기식 면피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시장도 비상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1300원 돌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정부는 고물가 대책에서 보여 준 것처럼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는 인상이 짙다. 지난달 12일 원·달러 환율이 1288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를 찍자 사흘 뒤 재정·통화 수장이 처음으로 공식 만남을 갖는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결국 특별한 대책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당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시장 안정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는 두루뭉실한 대책을 내놓는 데 그쳤다.

정책적 현실감을 보여 주지 못했기 때문인지 결과는 참혹했다. 이달 13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15.1원 급등하며 1284원까지 치솟았다. 코스피도 2504.58를 찍으며 2020년 11월13일 2493.97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더 우려되는 것은 우리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음에도 정부가 여전히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현재 상황의 심각성에 비해 환율 방어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미국은 한국을 환율 조작국의 전 단계인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이로 인해 정부는 달러를 순매도하는 등 적극적인 환율 방어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른바 미국 눈치보기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아울러 시커멓게 속이 타들어 가는 국민과는 달리 정부는 미국·유럽 지역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와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 각종 대외 충격 때문이라고 한가롭게 남탓을 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원화 가치가 지금처럼 급속도로 떨어질 경우 국내 외국인 투자자금 역시 빠르게 유출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여론의 불만을 의식한 듯 13일 개최한 ‘긴급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를 통해 “필요시 즉시 시장 안정 조치를 가동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늘 그래왔듯 원론적인 내용뿐이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난달 한미 양국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통화스와프에 준하는 협력 방안을 논의한 만큼 외환시장 안정화에 서둘러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9~30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 정부의 문제인식 수준이라면 윤석열정부는 ‘NATO 정부’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는 웃픈 얘기가 벌써부터 들린다.

NATO 정부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보여 줬듯 행동은 없고 오직 말만 있다(No Action Talk Only)라는 말로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는 NATO를 풍자한 용어다. 국제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이 느껴지는 조어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정부가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 이런 비아냥을 듣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시장 안정을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문제 해결 신호를 보내거나, 현실감 있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민심 속으로 다가가고 민심을 우선 고려하는 정책을 기대한다.

임한상 차장대우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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